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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점검

ESG모범생 LX세미콘, 아쉬운 주주환원책

핵심지표준수사항 60%만 달성…장기배당정책 못내놔

김혜란 기자  2023-06-05 10:06:25
LX세미콘이 사상 처음으로 제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핵심지표' 준수율 60%만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LX세미콘은 이사회 내에 'ESG경영위원회'를 세우는 등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조하고 있고, 실제로 지난해 한국ESG기준원(KCGS) ESG 평가에선 전체 등급 A를 받았다.

그러나 KCGS 평가에서 환경과 사회 점수가 각각 A와 A+인 반면 지배구조만 B+로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 이번 첫 지배구조보고서에서도 핵심지표준수사항에서도 보완점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주환원책 미비, 이유는

LX세미콘이 제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지배구조핵심지표 가운데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 항목에 대해 지키지 못했다.

LX세미콘은 결산배당을 실시하고 있으며 차등배당·분기배당, 중간배당은 실시하지 않고 있다. 배당성향(배당금총액/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을 보면 3개년간 30% 전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배당성향이 31.7%였고, 2021년과 2020년에도 각각 29.8%, 30.4%로 높은 수준으로 유지됐다. 그러나 장기적 배당정책이나 주주들이 배당성향을 가늠할 수 있는 청사진은 미리 제시하지는 않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LX세미콘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명문화된 주주환원 정책을 공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주주가치 제고를 기본 원칙으로 미래의 전략적 투자, 재무구조(캐시플로우 등), 경영환경 등을 고려해 배당을 결정하고 있다"며 "최근 3개년간 당기순이익 대비 약 30%를 주주에게 환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LX세미콘 관계자는 "배당성향 30% 수준의 배당주임을 주주들은 알고 있다"며 "단지 명문화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LX세미콘과 함께 LX그룹의 큰 축인 LX하우시스의 경우 KCGS의 ESG등급에서 지배구조 등급이 A다. 하지만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현황은 LX세미콘보다 다소 떨어진다. 총 15개 항목 중 7개가 미준수다.

특히 LX세미콘과 마찬가지로 배당정책과 배당실시 계획을 미리 주주에게 통지하지 않고 있다. LX홀딩스 보고서에 역시 '별도의 배당정책이나 배당실시 계획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기재했다.

반면 그룹 분리 전 계열사였던 LG전자의 경우 중장기 배당정책을 내놓고 있다. LG전자는 2021년~2023년 연결재무제표기준 당기순이익의 2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계획을 지난해 1월 공시했다.

◇이사회·감사기구

이사회 관련해선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집중투표제 채택' 등이 미준수로 기재됐다. LX세미콘의 이사회 의장은 손보익 대표이사가 맡고 있는데 경영 효율성에 보다 방점을 둔 지배구조인 것으로 해석된다.

또 LX세미콘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속하고 있으나 승계정책을 명문화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관행대로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보고서를 통해 "명문화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규정 및 위원회)은 없으나, 인사부서에서 최고경영자(대표이사) 승계를 위한 구체적인 내부 프로세스를 구축 및 운영하고 있다"고만 설명했다.

감사기구 관련해선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의 설치 여부',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이상 경영진 참석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가 미준수였다. 감사조직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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