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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크로스, 광고 시장 불황에도 웃은 배경은

경기침체에 주춤한 나스미디어와 대비, 퍼포먼스·검색광고 선제 대비해 이익 개선

이장준 기자  2023-05-25 16:01:18
대표 미디어렙사 나스미디어와 인크로스의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에는 업계 1위 나스미디어가 인크로스와 격차를 벌렸는데 올 들어서는 반대 양상이 나타났다.

나스미디어는 경기침체 영향으로 광고 시장이 쪼그라들며 이익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반면 인크로스는 불황에 강한 퍼포먼스광고와 검색광고에 선제적으로 힘을 실어 대응한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나스미디어 영업익 65% '뚝'…넷플릭스 광고 효과는 아직 기대 이하

나스미디어는 1분기 연결 기준 321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직전 분기 413억원과 비교하면 22.2% 감소했으나 이는 계절적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광고업이 통상 '상저하고'의 계절적 특성이 있어 1분기에는 모든 미디어렙사 공통으로 매출을 많이 내기 어려운 구조다.

다만 1년 전 326억원과 비교해도 영업수익은 1.4% 줄었다. 경기 침체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브랜드 캠페인 위주 광고주 마케팅비 예산을 축소한 것이다.

실제 디지털광고 사업 매출은 1년 전보다 16% 감소한 202억원을 기록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뉴미디어와 비교해 방송 광고의 매체력이 떨어진 영향도 반영됐다. 그나마 디지털 옥외(N.Square) 신규 광고주 영입이 지속되면서 하락 폭을 일부 방어했다.

아울러 퍼포먼스 마케팅 중심으로 플랫폼 매출이 성장한 것도 한몫했다. KT그룹 관계자는 "경기 침체에 따라 주요 광고주의 국내 마케팅 예산 효율화가 플랫폼 매출로 이어졌다"며 "CPS, CPA, CPI 등 다양한 광고 상품을 보유해 광고주의 선호도도 높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익 규모는 크게 줄었다. 1분기 나스미디어의 영업이익은 24억원에 그쳤다. 1년 전 같은 기간 69억원의 이익을 낸 것과 비교하면 64.7% 줄어든 수준이다.

넷플릭스 광고 상품 도입 효과도 아직 미미했다. 넷플릭스는 내부에 별도로 광고영업을 전담하는 팀이 없어 글로벌 광고기술 및 영업 파트너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를 선정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국가별 파트너를 정해 광고영업을 맡기고 이를 관리한다. 한국에서는 나스미디어를 파트너로 삼았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아직 계정 공유형 요금제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넷플릭스는 1분기 일부 남미 국가 시작으로 23일 자로 미국 계정 공유를 금지했다. 남미 국가 테스트 결과 단기적으로는 가입자 수가 줄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광고형 요금제 가입자가 늘었다.

한국에서도 순차적으로 계정 공유를 금지할 예정이다. 여기서 광고 요금제로 유입이 이뤄져야 성과가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광고 요금제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화질도 720p에서 1080p로, 동시 접속할 수 있는 사람 수도 1명에서 2명으로 개선되며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나스미디어는 1분기를 저점으로 보고 점진적인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KT그룹 관계자는 "게임, 커머스 등 주요 광고주의 디지털 광고 물량을 확보하고 퍼포먼스 위주 플랫폼 사업을 통해 실적을 개선하는 전략을 펼 것"이라며 "K딜(K-deal)을 이달 리뉴얼하고 다음달 앱을 론칭해 거래액과 매출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인크로스, 불황형 광고 위주 성장…SKT 'T우주'와 시너지 내는 'T딜'

SK스퀘어 산하 인크로스는 나스미디어와 달리 실적을 개선했다. 1분기 연결 기준 103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1년 전 93억원과 비교해 10.2% 증가한 수치다. 1년 새 영업이익도 18억원에서 22억원으로 불어났다.

사실 디지털 광고 취급고 자체는 1년 전보다 쪼그라들었다. 842억원에서 797억원으로 1년 새 5.4% 감소했다. 다만 기존에 거의 없었던 검색광고가 새로 편입되며 하락 폭을 크게 줄였다. 1분기 검색광고 취급고는 67억원을 기록했다.

인크로스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에 검색광고 사업을 세팅해서 3~4분기에는 실적이 미미했는데 1분기부터 의미 있는 수준으로 늘었다"며 "전반적인 취급고와 탑라인 성장에 어느 정도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업황이 안 좋으면 광고주는 브랜딩 광고나 매스미디어를 대상으로 하는 전통적인 광고를 줄이곤 한다. 그럼에도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순 없기에 소액이라도 퍼포먼스광고나 검색광고를 하려는 수요가 있다. 불황에 걸맞은 광고 형태인 셈이다.

특히 키워드를 검색하면 링크를 띄우는 검색광고의 경우 유저가 구매 의도를 갖고 접근하기 때문에 업황이 어려워도 꾸준히 광고 집행이 이뤄지고 있다. 인크로스는 경기 악화를 선제적으로 대비한 게 이번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2분기에도 업황이 계속 어려울 것으로 보고 이같은 전략은 이어간다.


문자를 활용한 폐쇄형 커머스 T딜 역시 꾸준히 이용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1분기 기준 T딜 총판매금액(GMV)은 527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 284억원과 비교해 85.8%나 증가한 수준이다. 분기에 판매된 유니크 딜 건수 역시 1만5838건에 달했다.

SK ICT 패밀리인 SK텔레콤과 시너지도 키우고 있다. 지난 3월 말부터 SK텔레콤의 구독 서비스 'T우주'와 협업해 매달 T우주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식으로 손발을 맞추고 있다.

인크로스 관계자는 "5월 가정의 달 특수도 있고 6월 휴가철을 앞두고 여행이나 숙박 등 상품을 많이 늘리려 한다"며 "대형 가전 브랜드와 협업해 좋은 상품을 소싱해 기획전을 열고 있는데 반응도 좋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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