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건설은 수년간 실질적 무차입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1분기 말에도 100% 미만 부채비율을 기록하는 등 업계 최고 수준 재무건전성을 유지 중이다. PF 신용보강 규모도 1000억원 미만이라 전반적인 재무 리스크가 낮은 수준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DL건설의 올해 1분기 말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81.4%다. 지난해 말 74.9%에 비해서 6.5%포인트 증가했다. 2021년 말 최저점 74.3%를 찍은 뒤 조금씩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안정적 수준이다.
부채총계가 자본총계보다 큰 폭으로 오르면서 부채비율이 상승했다. 지난해 말 DL건설의 부채총계와 자본총계는 각각 7481억원, 9987억원이다. 올해 1분기 말에는 8160억원, 1조30억원으로 9.1%, 0.4%씩 늘었다.
부채비율은 상승세지만 실제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건설업계 최고수준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2022년 시공능력평가 기준 DL건설(12위)과 순위가 비슷한 다른 중견건설사와 비교하면 부채비율이 낮은 축에 속한다. 지난해 말 별도기준 금호건설(15위)은 203.1%, 코오롱글로벌(16위)은 359.3%를 각각 기록했다.
2014년 이후로 실질적 무차입 기조도 이어오고 있다. 보유 현금이 차입금을 상회한다는 의미다. DL건설의 올해 1분기 말 현금성자산은 5650억원으로 나타난 반면 총 차입금은 2247억원에 그쳤다. 총 차입금의 두 배 이상 현금을 쥐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부터 건설사들을 옥죄고 있는 PF 우발채무 관련 리스크도 낮은 편이다. 지난해까지 정비사업을 제외하고는 PF 신용보강 등을 제공하지 않았다. 올해 3월에는 물류센터 관련 PF 890억원에 대한 채무인수 약정을 맺었다. 다만 규모가 크지 않아 유동성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현금흐름도 안정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DL건설은 합병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2021년 2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다만 지난해에는 일부 프로젝트 착공이 지연된 탓에 연 매출 1조9000억원대로 소폭 떨어지기도 했다. 올해는 연초부터 진행 현장이 늘어나면서 1분기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침체된 건설경기 영향으로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지만 재무구조상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 등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DL건설의 진행사업장 분양률은 78.6%를 기록했다. 도급공사 위주로 구성돼 있어 공사비를 대부분 회수할 수 있는 정도다.
이처럼 튼튼한 재무구조에 힘입어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이달 DL건설의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국신용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DL건설은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우수한 수익성을 시현하고 공사미수금을 원활히 회수했다"면서 "영업창출현금의 축적을 통해 차입금을 상환해 나가는 현금흐름 선순환 기조를 이어왔다"고 평가했다.
DL건설의 전신은 삼호다. DL그룹(구 대림그룹)에 1986년 편입됐다. 2009년 워크아웃 절차에 진입했지만 2016년 이를 종결했다. 2020년 계열사 고려개발과 합병하고 사명을 대림건설로 변경했다. 2021년에는 현재 사명으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