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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건설사 재무점검

대우산업개발, 경영 혼란 속 부채비율 급등 ‘노란불’

부채비율 반년만에 100%p 넘게 급등…새 경영진 '정상화' 과제

성상우 기자  2023-05-22 07:30:00
지난해 하반기부터 1년 가까이 경영 공백 상태를 겪어 온 대우산업개발은 재무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타격을 입었다. 200% 초반대를 유지해오던 부채비율이 어느새 360%를 넘어섰다. 실적 부진으로 인한 총자본 감소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업계를 덮친 기록적인 불황 여파도 있지만 경영 혼란 사태에 사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영향도 있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우산업개발의 올 1분기 말 기준 연결 부채비율은 363.4%다. 지난해 말 356.6%까지 상승한 데 이어 3개월 만에 약 7%포인트가 추가로 올랐다.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악화된 케이스는 아니다. 대우산업개발은 지난해 3분기 말까지 200%대 초중반의 부채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왔다. 200%대의 부채비율이 안전한 수치는 아니지만 7~8년 전 한때 500%대까지 올라간 적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수치다. 지난해 1분기 말에는 208% 수준까지 낮추면서 부채비율 100%대 진입을 노려본 적도 있다.

6~7년간 지켜온 마지노선이 지난해 하반기 한순간에 무너졌다. 3분기 말 244% 수준이던 부채비율이 4분기 말 356%까지 100%포인트 넘게 치솟았다. 올해 1분기 들어선 7%포인트가 더 올라 360%선마저 뚫렸다.

반년 만에 부채비율 100%포인트를 올린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실적 부진이다. 올 1분기 말 시점에서 보면 지난해 3분기 말 대비 부채총계가 80억원 가량 늘기도 했지만 자본 감소폭이 더 컸다. 이 기간 자본 총계는 900억원대에서 600억원대로 30% 가량 줄었다.

자본 계정 내 세부 항목을 보면 자본금과 기타불입자본 금액은 수년째 일정하게 유지 중이다. 결국 이익잉여금 항목의 액수 변화가 자본총계 규모 및 부채비율의 등락을 결정한 셈이다. 이 기간 이익잉여금은 380억원에서 107억원으로 270억원 가량 줄었다. 지난해 기록한 290억원 규모의 연간 순손실이 자본계정의 이익잉여금을 깎아먹었기 때문이다.

연간 적자는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 받은 성적표다. 지난해 업황이 안좋았던 탓도 있지만 경영 공백 및 혼란사태로 제대로 된 사업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 영향이 더 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적 악화폭 및 부채비율 상승폭이 크게 나타난 시기(2022년 3~4분기)가 대우산업개발에서 문제를 일으킨 한재준 전 대표의 퇴직 및 법정 공방이 시작된 시기(2022년 8월 이후)와 정확히 맞물린다.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초까지 대우산업개발은 사실상 최고경영자가 없는 상태에서 회사가 운영됐다. 단순한 경영 공백 사태가 아니라 법인 인감 사용이 제한되고 법인 계좌의 지급이 막히는 등 정상적인 비용 결제 및 영업 실무에 차질을 빚는 수준의 혼란사태가 이어졌다. 이 기간 사업 진행이 완전히 중단된 부문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정상화 시도는 지난 3월 들어 이뤄졌다. 새 대표이사를 비롯해 이사진 및 경영진이 새로 꾸려졌다. 리더십 공백 사태로 돌아가던 건설 사업부문을 도맡아 챙길 전문가도 외부에서 영입해왔다.

대우산업개발은 2015년 당시 부채비율이 60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갔던 트라우마가 있다. 올해 부채비율이 300%를 넘어서게 되면 경영 위기설이 다시 흘러나올 수 있다. 1분기 말 기준 남아있는 100억원 가량의 이익잉여금마저 소진된다면 자본잠식이 된다. 혼란사태를 수습하고 부채비율 등 재무여건을 다시 예년 수준으로 돌려놓는 것이 김형섭 신임 대표와 이윤재 신임 사장의 올해 최대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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