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상반기 출자사업의 경쟁구도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소형, 중형, 대형 등 세 지원분야 가운데 20여곳의 지원사가 몰린 중형 분야에서 역대급 혼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반면 대형 분야는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대형 하우스의 불참으로 경쟁 강도가 예상보다 낮아졌다는 평가다.
1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전날 상반기 출자사업 제안서 접수를 마감했다. 이번 출자사업은 매칭 분야가 하반기로 밀리면서 소형(5곳), 중형(3곳), 대형(2곳) 등 세 분야에서 총 10곳의 위탁운용사를 선정한다.
지원 분야 중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각 사당 800억원 가량을 출자 받을 수 있는 중형 분야다. 중형 분야에는 20여곳의 하우스가 지원해 경쟁률이 7대1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본격적인 포스트 코로나 이후 처음 실시되는 정책자금 출자사업에 중견급 이상 하우스들이 대거 몰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형 분야에 단독 지원한 하우스는 스틱인베스트먼트, 케이스톤파트너스, LB프라이빗에쿼티, 코스톤아시아, 웰투시인베스트먼트,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 제네시스프라이빗에쿼티, 린드먼아시아 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대신프라이빗에쿼티-미래에셋벤처투자, 한국투자파트너스-IBK캐피탈,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BNK투자증권, KB증권-SBI인베스트먼트 등이 공동운용사(CO-GP) 형태로 중형 분야에 도전장을 냈다.
중형 분야에서 공동운용사 형태를 선택한 곳들은 모두 주요 금융그룹 계열사를 구성원으로 두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모그룹 지원을 업고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출자확약서(LOC)를 확보해 출자사업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블라인드펀드를 조성 중인 대형 하우스가 대거 몰릴 것으로 예측됐던 대형 분야는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어펄마캐피탈, 맥쿼리자산운용, UCK파트너스,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이 대형 분야에 지원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형 분야에는 개별 하우스당 1600억원 가량이 출자될 예정이다.
당초 대형 분야에 지원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IMM인베스트먼트와 IMM크레딧앤솔루션은 최종 불참을 선택했다. 이에 대형 분야 경쟁 강도가 예상보다 낮아졌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IMM인베스트먼트와 IMM크레딧앤솔루션은 펀드의 일정비율 이상을 혁신산업, 중소·벤처기업 등에 투자해야 하는 이번 출자사업이 현재 조성 중인 블라인드펀드 성격과 상충하는 측면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개별로 400억원 가량을 출자 받을 수 있는 소형 분야의 경우에는 SKS프라이빗에쿼티-리오인베스트먼트, LX인베스트먼트-IBK기업은행 등이 참여해 복수의 벤처캐피탈(VC)과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중견급 이상의 하우스로 평가받는 SKS프라이빗에쿼티가 소형 분야를 지원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중형 분야를 피한 만큼 이번 출자사업 접수 과정에서 가장 명민한 선택을 한 하우스라는 평가도 나온다.
산업은행은 서류심사와 프레젠테이션(PT) 심사 등을 신속히 진행해 내달 중 최종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