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건설산업이 다각화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건설업 위기를 방어하고 있는 모양새다. 분양 및 유통사업 실적이 뒷받침된 덕분에 건축부문에서 발생한 수익성 하락을 그나마 버텼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계룡건설산업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667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251억원보다 6.8%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2556억원으로 전년 동기 3349억원보다 23.7% 감소했다.
외형 성장은 이뤘지만 수익성 타격은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지속돼 온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이다. 계룡건설산업의 올해 1분기 원가율은 91.4%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89.4% 대비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적지 않게 줄었지만 업계 동급 건설사들과 비교했을 땐 선방한 편이다.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하락폭을 보면 HL디앤아이한라(31위) 37.7%, 금호건설(15위) 65.8%, 동부건설(23위)은 81.9%를 기록했다. 계룡건설산업의 2022년 기준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19위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놓은 점이 수익성의 추가 하락을 방어한 것으로 보인다. 계룡건설산업은 올해 1분기 해외 사업부문을 제외하고 건축계약공사, 토목계약공사, 분양, 유통 등 모든 사업부문에서 매출이 올랐다.
원가율이 보다 높은 편인 건축계약공사 매출(3289억원) 상승폭은 1.4%에 그쳤다. 반면 원가 상승 타격이 비교적 적은 토목계약공사 매출(1425억원)은 13.7%가량 올랐다. 사업부문의 매출 점유율은 각각 49.3%, 21.3%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수익성이 높은 분양 매출이 올랐다. 올해 1분기에만 1346억원을 벌어들였다. 토목 계약공사 매출을 넘어선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 증가하기도 했다.
자체사업에서 성과를 거둔 점이 양호한 수익창출로 이어진 셈이다. 계룡건설산업의 자체사업 수주잔고는 4776억원, 종속회사인 케이알산업의 자체사업 수주잔고는 3683억원 남아 있는 상태다.
유통부문도 계룡건설산업이 갖고 있는 든든한 사업 포트폴리오다. 고속도로 휴게소를 위주로 종합쇼핑몰 운영에도 나섰다. 계룡건설산업의 종속회사 중 케이알산업, 계룡산업, 케이알유통 등이 유통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유통 사업부문에서 올해 1분기 64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452억원보다 200억원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계룡건설산업은 사업 다각화 기조를 이어나간다는 목표다. 지난해 정관 변경을 통해 태양광 발전·전력중개, 폐기물·부산물 연료화 사업을 신규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올해 초에는 데이터센터의 구축·판매·운영·임대 및 벤처사업의 발굴·운영·투자·육성 등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