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가 올해 605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실시한다. 배당 307억원, 자사주 매입 299억원이다. 매입한 자사주의 50%를 소각키로 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3개년(2023~2025년) 주주환원정책도 공표했다.
지난 1~2년 사이 컴투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7배까지 떨어지면서 주주들의 불만이 커진 탓이다. 주주환원의 기준이 되는 영업현금흐름(OCF)이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라 올해 반등 여부가 관건이다. 다행히 1분기에는 SM엔터테인먼트 주식투자 성과로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다.
◇하향선 타는 주가, PBR도 코스닥 게임사 중 하위권
컴투스는 2013년 10월 컴투스홀딩스(당시 게임빌) 산하로 들어간 이후 주가가 19만원대까지 오를 정도로 피크를 찍었다. 히트작에 따라 주가가 오르내리는 게임사 특성상 등락을 거듭했지만 지난 9년 평균적으로는 13만~14만원대를 지켰다.
그러나 최근 1년간은 10만원 미만대에서 등락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5~9월 사이에는 7만~8만원대에 있었으나 작년 4분기부터 급락하더니 여전히 6만원대를 깨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영업적자를 낸 탓이다. 컴투스의 PBR은 11일 종가기준 0.69배로 컴투스홀딩스(0.97배), 네오위즈(2.02배), 펄어비스(3.82배), 위메이드(4.32배) 등 비슷한 선상의 코스닥 게임사들보다 낮다.
이에 소액주주들은 조직적으로 반발했다. '주주행동모임'을 꾸려 4%대 지분을 기반으로 사측에 공개서한을 보냈다. 컴투스가 보유한 자사주 소각과 SM엔터테인먼트 주식 처분이익(약 657억원)을 활용한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요구했다.
컴투스 측도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이주환 컴투스 대표 이름으로 홈페이지 게시글(컴투스 주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올려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검토하고 있고 개인주주와의 소통 자리도 별도로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선 주총 이후 배당기준일을 정하도록 정관도 바꿨다. 이달 11일 '2023년 1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지난달 실시한 2022년도 결산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포함해 올해 605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책도 발표했다.
◇반토막 난 OCF…SM엔터 투자가 '신의 한수'
컴투스는 이미 4월에 정기배당 273억원을 지급하고 올 1월부터 119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여기에 더해 152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특별 분기배당과 180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을 연내 완료할 예정이다. 이번 매입할 자사주 가운데 발행주식총수의 1%(12만8665주)에 해당되는 규모를 소각할 계획이다.
향후 중장기 주주환원 계획도 공개했다. 과거 3년 별도기준 연평균 OCF의 33%를 재원으로 배당과 자사주 매입, 매입주식의 50%를 소각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중장기 주주환원책을 발표하는 기업은 아직 소수다. 삼성전자 등 일부 대기업에서 시행 중이며 게임업계에선 더더욱 쉽게 볼 수 없다. 해외 투자자들의 볼멘소리 중 하나도 한국 증시에선 배당 등 주주환원의 예측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배당대상자는 연말기준으로 정하면서 배당규모는 이듬해 3월 정기주총 전후에 확정되는 이른바 '선(先) 배당기준일-후(後) 배당액 산정' 구조 탓에 사실상 깜깜이 투자라는 것이다. 정부도 올 1월부터 배당절차 개편안과 상법 제354조 유권해석을 통해 개선을 권고하고 있다.
다만 컴투스의 OCF가 최근에 확연히 줄고 있어 올해 반등여부가 향후 주주환원 규모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컴투스의 2020년 별도기준 OCF는 1133억원이나 2021년 865억원으로 1000억원대가 깨지더니 작년에는 402억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다행히 올해는 SM엔터테인먼트 주식투자 성과가 반영되면서 1분기 당기순이익이 406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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