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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의 코인 pick

네오위즈그룹, 두둑해진 'USDT·USDC' 활용법

④ICO 펀딩 활용, 해외 블록체인 마케팅 비용 충당…코인투자 손실 '125억'

손현지 기자  2023-05-11 15:09:18

편집자주

게임사들이 코인 투자에 나섰다. P2E(돈버는 게임)사업을 위해 자체적으로 발행한 코인 외에도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시장성 있는 가상자산을 투자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용도는 가지각색이다. 직원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했고, 암호화폐 시장을 스터디하는 차원에서 정찰병을 투입하듯 매입한 경우도 있었다. 게임사들마다 어떤 코인에 투자했는지, 이 과정에서 비용과 손실, 수익을 어떤식으로 회계처리 했는지도 들여다본다.
네오위즈그룹은 작년 가상화폐 거래량이 많았다. 가장 변동폭이 컸던건 비트코인, 이더리움, 보라 등 시장성 코인과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USDT)와 USD coin(USDC) 등이다.

주목할 만한 건 스테이블코인 물량 대부분을 '교환취득' 방식으로 확보했다는 점이다. 비트코인 등 보유 코인들을 원화 거래소가 아닌 코인마켓 거래소에서 매도하면서 차익을 스테이블코인 형태로 부여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쉽게 말해 코인 전자지갑 속 돈이 두둑해진 셈이다. 코인매매 수익을 당장 현금화하기 보단 또다른 블록체인 투자를 위한 가상의 결제 수단 형태로 바꿔놓은 것이다. 일종의 대기 자금이다. 이렇게 확보한 스테이블 코인은 펀딩(ICO) 투자나 해외 마케팅, 수수료 지급 등을 위해서도 적극 활용했다.

◇코인 재테크 자금, 140억 신규 투자…스테이블코인으로 교환

네오위즈홀딩스는 작년 말 연결기준 총 355억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초 219억원에서 한 해동안 136억원이 추가로 늘어난 셈이다.

대부분 코인들은 현금으로 구매한 물량이다. 현금 취득분은 144억원, 노드(블록체인 네트워크 참여자)보상액은 37억원, 테더 운용으로 얻은 8100만원 등이다. 모두 회계상 신규 무형자산으로 계상됐다.

코인 간 교환액도 상당했다. 교환 취득액은 3530억원, 반대로 처분액도 3336억원으로 여기서 무형자산 처분손익 195억원이 발생했다. 해당금액은 기타비용으로 반영됐다.

코인별로 살펴보면 비트코인은 교환으로 처분한 금액이 1268억원으로 교환취득액(1163억원) 보다 105억원 가량 많아 매매차익이 발생했다. 클레이튼(KLAY)도 교환처분액이 127억원으로 취득(86억원) 보다 41억원 많았다. 이더리움, 보라, TRX 등도 미세하지만 소량이지만 처분이익을 냈다.

반대로 테더(USDT)와 USD코인(USDC) 등 스테이블 코인들은 취득액이 더 많았다. 각각 교환으로 확보한 무형자산 규모가 164억원, 126억 가량 늘어난 것이다. 네오핀LP(Neopin LP) 토큰 66억원의 경우 클레이튼으로부터 차입한 토큰을 네오핀 플랫폼의 스왑풀에 공급하고 대가로 받았다.

스테이블 코인인 USDT와 USDC 등의 경우 비트코인이나 클레이, 이더리움 등을 매각하면서 그 대가로 취득했을 가능성이 높다. 통상 원화마켓 거래소에서 코인을 매각하면 바로 현금화가 가능하다. 하지만 원화 가상화폐 거래소가 아닌 코인마켓 거래소에서 매매가 이뤄질 땐, 차익을 원화가 아닌 스테이블 코인 형태로 부여받는다. 즉 시장성 코인들을 팔은 수익을 스테이블 코인 형태로 전자지갑에 예치해둔 셈이다.

실제로 네오위즈그룹이 보유한 비트코인 물량은 작년 초 136억원 상당에서 작년 말 22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이더리움도 연초 20억원에서 연말 4억원으로 감소했다. 클레이(KLAY)는 작년 중 투자액을 늘리면서 총 67억원 어치를 갖고 있다가, 연말 20억원 수준으로 축소 변동됐다.

반면 USDT 코인 보유액은 해당기간 4억원에서 110억원으로 증가했다. 연초만 하더라도 USDC 보유 물량이 전혀 없었지만, 중간에 43억원어치를 사들이고 교환취득까지 더해 연말 109억원까지 늘어났다. 이오스(EOS)는 스테이블 코인이지만 연초(9억원) 대비 연말(4억원) 보유액이 줄었다.

USDT와 USDC는 대표적인 스테이블(stable) 코인이다. 스테이블 코인은 코인 가치를 법정화폐인 달러 등과 연동하기 때문에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예컨대 1테더를 발행할 때마다 1달러를 제휴은행에 예치금으로 맡김으로써 이론상 '1테더=1달러'를 보증한다. 코인마켓 거래소에서 스테이블 코인을 확보했다는 건 다른 가상자산 투자를 위한 일종의 대기자금을 마련한 것이나 다름없다.


◇블록체인 프로젝트 자금 펀딩용, 마케팅·수수료

네오위즈그룹은 이렇게 확보한 스테이블 코인 상당수를 펀딩(ICO) 투자와 마케팅 비용 충당을 위해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ICO 토큰 투자를 위해 지출한 USDT는 7억원, USDC는 4억원이다. 모두 선급금으로 인식했으며 투자한 가상화폐 개발이 완료되는 시점에 무형자산으로 계상할 예정이다.

ICO란 비상장 코인을 의미한다. 암호화폐 공개(Initial Coin Offering)라고도 부르는데 블록체인 시장에 내에서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를 위해 등장한 개념이다. 코인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사업가나 기업이 개발을 위한 자금 유치를 위해 소수 투자자를 대상으로 펀딩하는 방식이다. 화이트 페이퍼(프로젝트 청사진)을 제시했을 때, 관심있다고 펀딩한 사람들에게 발행한 토큰을 제공한다.

마치 회사가 자금을 조달하려고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하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회사는 프로젝트 자금을 획득하고 펀딩을 한 사람들은 가상화폐 토큰을 획득한다. 코인이 향후 가상자산 거래소 상장에 성공하면 그때부터는 일반 투자자도 거래가 가능해진다.

일부 스테이블 코인은 마케팅과 수수료 지급을 위해 활용됐다. 구체적으로 네오플라이 등 자회사의 블록체인 글로벌 사업 전개와 관련해 발생한 비용들이다. 네오플라이 외에도 홍콩에 소재한 네오위즈게임즈 아시아(Neowiz Games Asia Co., Ltd.), 그래픽 외주를 맡은 중국 자회사(Neowiz Games China Co., Ltd), 싱가포르에 위치한 네오핀(NEOPIN PTE. LTD) 등의 블록체인 사업과도 연관이 깊다.

해당 금액은 모두 비용으로 반영됐다. 실제로 기타사업 부문의 매출액은 484억원으로 전년(384억원)에 비해 394.3%가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82억원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한편 몇몇 가상화폐들은 그룹 내 자체적인 재평가, 무형자산 손상 평가 기준에 따라 손실이 발생했다. 네오위즈그룹은 코인을 무형자산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시장가치가 하락할 경우 손실이 발생한다.

가상자산별로 비트코인은 16억원, 보라와 클레이튼은 각각 10억원, 77억원의 재평가손실·무형자산 손상차손이 발생했다. 전체 코인(무형자산) 손상차손은 97억원, 재평가손실은 28억원에 달한다. 총 125억원 상당의 손실분이 기타비용 항목으로 계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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