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이 늘고 있는 포스코퓨처엠(옛 포스코케미칼)이 실제 사업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보인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이러한 괴리는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의 증가 때문이다. 현금 확보 측면에서 두 자산에 대한 모니터링이 중요해진 셈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포스코퓨처엠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609억원이다. 현재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차전지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 그리고 기존 전통사업인 내화물을 제조·판매하는 사업(영업활동)을 적극 펼치며 1219억원의 순이익을 냈으나 실제 회사에선 609억원의 현금이 빠져나간 것이다.
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보인 건 최근 5년래 처음이다. 포스코퓨처엠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 연속 영업활동으로 현금을 벌어들였다. 적게는 300억원, 많게는 100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이 기간 순이익과 영업활동현금흐름 간의 격차도 지난해처럼 크지 않았다.
최근 5년래 처음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유는 사업 측면에서는 양극재 때문이다. 2022년 처음으로 양극재와 음극재를 제조·판매하는 에너지소재 부문의 영업이익이 내화물 등을 판매하는 기초소재 부문을 앞질렀다. 에너지소재 부문 영업이익은 1506억원, 기초소재 부문 영업이익은 153억원이었다. 10배 가량 에너지소재부문이 컸다.
더불어 자산 측면에서는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재고자산은 8701억원으로 전년 대비 97%(4295억원), 매출채권은 2883억원으로 전년 대비 21%(491억원) 늘었다. 두 자산 모두 최근 5년래 최대 규모다.
재고자산은 아직 판매가 확정되지 않아 창고에서 보관하는 제품과 원재료 등이다. 제품 생산과 원재료 매입에 현금을 사용했지만 판매되지 않아 현금 유입은 이뤄지지 않았다. 매출채권은 소위 말해 '외상'이다. 제품을 고객에 인도했지만 추후에 대금을 주기로 해 실제 회사에 들어온 현금은 없다. 두 자산 증가가 영업활동현금흐름에 부정적인 이유다.
두 자산 가운데 비중이 큰 재고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양극재와 음극재 등 에너지소재다. 8701억원에 해당하는 재고자산 가운데 7590억원이 양극재와 음극재와 관련한 제품이거나 원재료다. 즉 이차전지 소재 사업이 본격적으로 활황기에 접어들기 시작하자 포스코퓨처엠의 영업활동현금흐름도 둔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의 증가와 그에 따른 영업활동현금흐름의 마이너스(-) 전환이 부정적인 이슈만은 아니다. 포스코퓨처엠처럼 대규모 수주계약을 잇따라 체결하고 있고 외상대금을 떼먹는 고객사도 없는(매출채권 손실충당금 0원) 상태에선, 현재의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은 향후 현금 유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다만 지속가능성이 관건이다. 지속해서 확장을 시도하는 포스코퓨처엠의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은 매년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점쳐진다.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의 증가가 현금 유입 증가로 이어지게 만들려면 적정 재고 수준 유지와 매출채권 회수 등 관리 역량도 향상시킬 필요성이 있다.
일례로 지난해 포스코퓨처엠에 따르면 재고자산회전율은 4.5회로 2년 연속 떨어졌다. 재고자산이 매출로 전환되는 데 80일 가량(=365/재고자산회전율) 걸린 것으로 2021년, 2020년보다 오래 소요됐다. 재고자산회전율이 떨어지면 회사에 들어오는 현금 속도도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재고자산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할 시점인 셈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1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1분기 매출액은 1조135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1%(3544억원) 증가했다. 순이익은 40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42억원) 늘었다. 현금 유·출입 결과는 추후 분기보고서에서 밝힐 예정이다. 재고자산 관리를 위해 생산량을 조절했다고 밝힌 만큼 긍정적인 결과를 냈을 여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