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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부품사는 지금

엠씨넥스, 코스피200지수 편입 '언제쯤'

④이전상장 후 주가 36% 하락…기초체력 향상 최우선, 자율주행 레벨3 부품 양산 돌입

손현지 기자  2023-05-03 14:53:16

편집자주

국내 스마트폰 부품사들이 치열한 수주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주력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하반기 출시할 폴더블폰(Z플립5) 신제품 양산을 앞두고 협력사 선정에 신중을 기울이고 있어서다. 이들은 삼성의 원가 경쟁력, 기술고도화 등 다양한 전략방향에 맞춰 변화를 시도 중이다. 미래 먹거리를 위해 최근 자동차 전장 분야로 활로 개척에 나서긴 했지만 여전히 메인은 스마트폰 부품이다. 삼성과의 공생관계를 이어가기 위한 부품사들의 노력을 조명하고 최근 경영상 특징도 짚어본다.
"코스피 200지수 편입이 목표입니다."

민동욱 엠씨넥스 대표가 지난 2021년 7월 코스피에 이전상장을 하며 내뱉은 포부다. 가치평가 제고, 유동성 확보 등 안정적인 투자환경 조성을 위한 선결과제로 여겼다. 코스닥 상장 당시에도 코스닥150, KRX300 등 지수에 편입되며 부품 섹터 대표주로 활약했던 만큼 기대감이 컸다.

어느덧 2년이 흘렀지만 코스피200지수는 커녕 시가총액은 절반으로 떨어졌다. 주가 흐름도 부진하다. 코스피 이전상장 첫날 대비 36%나 빠졌다.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되야 하는데 주가 부양이 최대 관문이다. 엠씨넥스는 자사주 매입 등의 노력과 더불어 신규 수주 확대로 실적 퀀텀점프를 통한 기초체력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코스피 이동 2년…시총 5500억원

2년 전 코스닥 상장사였던 엠씨넥스가 코스피로 이동한 건 글로벌 고객들에게 신뢰감을 주기 위한 결정이었다. 새로운 성장축으로 전장(자동차 전기장치) 사업을 점찍은 가운데 글로벌 고객사들의 수주를 위해선 꼭 필요한 절차라고 판단했다.

회사 경영 전반을 글로벌 기준에 맞도록 개편했다. 이사회를 개편해 사외이사를 늘리고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회원회, 내부거래위원회, ESG 위원회 등도 신설했다. 내부 경영체제를 재정비, 투명성 제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에 나서는 등 여러 노력을 해왔다.

기업인지도를 높이고 자금조달을 하려면 필수절차라고 판단했다. 오현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이전상장으로 기관, 외국인 투자자 유입이 늘어난다, 차입 공매도 잔고는 상환 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코스피로 옮긴 후 주가는 힘을 잃었다. 2일 종가 3만900원으로 지난 2021년 7월 코스피 이전 첫날(4만8300원)에 비해 36% 빠졌다. 시가총액은 1조원대를 육박하던 수준에서 5500억원으로 내려앉았다.

투자 수요 확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이 원인이다. 이전 상장 시 외국인과 기관의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지만 실제 투자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 데다 코스피200에 들지 않는 한 외국인과 기관의 지분 확대를 끌어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코스피200 편입의 꿈, 주가부양 정중동

코스피 200은 유가증권시장의 전체 종목 가운데 시장 대표성, 유동성, 업종 대표성을 선정 기준으로 해 200개 종목을 선정, 시가총액을 지수화한 것을 뜻한다. 코스피 200에 포함된다는 것은 국내 대표 200개 기업에 속한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된 종목은 거래소 인덱스 중 추종 자금이 가장 크다. 펀드 규모가 커져 반드시 담아야 하는 기업이 될 수도 있다.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나 인덱스펀드 등 패시브 자금 유입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현재 코스피200지수에는 LG이노텍·삼성전기 등을 빼면 뚜렷한 IT 부품 종목이 없다. LG이노텍 시가총액은 6조2481억원, 삼성전기는 10조6663억원이다. 시가총액이 가장 낮은 종목은 화승엔터프라이즈(4750억원)와 지누스(5500억원)으로 내달 코스피200지수 방출이 유력하다는 평이다.

지수 신규 편입을 위해선 주가부양이 필수적이다. 한국거래소는 코스피200 지수 구성종목을 선정할 때 일평균 시가총액과 일평균 거래대금 등을 기준으로 심사를 거친다. 코스피200 지수 편입 기회는 매년 6월, 12월 두 차례 있다. 당장 내달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지수 신규 구성 변경을 앞두고 있다.

엠씨넥스는 주가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 등 다방면의 주주 환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작년에는 자사주 50억원을 취득했다. 2018년 30억원을 확보한 뒤 처음이다. 현재 총 자사주 규모는 69억원에 달한다.

◇자율주행 3단계 호재, 기아 EV9도 진입

펀더멘탈 개선과 유동성 확보 등 기초체력 향상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신성장 동력으론 차량용 카메라 등 전장부품을 겨냥했다. 엠씨넥스는 자율주행에 적용되는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카메라 및 영상 시스템 국내 1위 기업이다. 앞서 현대자동차그룹으로부터 1조원 규모의 수주를 받은 바 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과 휴대폰용 3차원(3D) 카메라 모듈과 자율주행 카메라 기술 등을 연구하고 있다. 매출 규모는 1조원대다.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에만 집중했던 2012년 매출이 1700억원대였던 것에 비해 크게 성장했다.

이달 중 통합제어시스템(DCU) 양산에 돌입한다. 엠씨넥스가 자율주행 부품을 양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DCU는 자율주행 레벨3에 필수적인 부품으로 자동차 엔진과 자동변속기 등을 통제하는 전자제어장치(ECU)를 컨트롤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자율주행은 0~5단계로 구분된다. 레벨3부턴 운전자 개입이 최소화되고 긴급 상황에만 대응하게 된다.

레벨3에 필요한 카메라 개수는 10개가 넘어 레벨2(5~6개) 대비 2배 이상 늘어난단 점에서 전장용 제품 매출 확대가 예상된다. 전장향 매출 비중은 지난해 16%에서 2025년 25%로 확대될 전망이다. 자율주행 3단계가 올해 기아 EV9에 처음 적용 시작되면서 내년에는 G90에 추가가 예상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의 올해 프리미엄 모델에 자율주행 3단계를 적용하면 DCU 부품의 신규 매출이 예상된다"며 "자동차의 전장화로 전체 카메라의 개수가 증가하고, 화소 수상향이 진행되면서 엠씨넥스의 평균 공급 가격도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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