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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부품사는 지금

엠씨넥스, 유동성 회복 국면…비결은 운전자본 조정

③매출채권 적극 회수, 현금 유입량 증가…삼성 갤럭시A 등 프리미엄 전략 호재

손현지 기자  2023-05-01 10:01:32

편집자주

국내 스마트폰 부품사들이 치열한 수주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주력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하반기 출시할 폴더블폰(Z플립5) 신제품 양산을 앞두고 협력사 선정에 신중을 기울이고 있어서다. 이들은 삼성의 원가 경쟁력, 기술고도화 등 다양한 전략방향에 맞춰 변화를 시도 중이다. 미래 먹거리를 위해 최근 자동차 전장 분야로 활로 개척에 나서긴 했지만 여전히 메인은 스마트폰 부품이다. 삼성과의 공생관계를 이어가기 위한 부품사들의 노력을 조명하고 최근 경영상 특징도 짚어본다.
엠씨넥스의 유동성이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영업 환경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생산규모나 출하량 자체는 줄어들었지만, 작년 한해동안 외상값을 적극적으로 회수하고 재고조정 등의 노력으로 현금 유입이 늘었다.

올해부턴 본업으로 벌어들이는 수익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력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초고화질 카메라를 메인 마케팅 요소로 내세우고 있다. 그간 프리미엄 라인에만 탑재하던 OIS 등 부품들을 중저가라인까지 확대키로 하면서 수주 부품 범위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공격적 투자에도 두둑한 현금곳간

엠씨넥스의 작년 말 현금성자산은 총 435억원으로 전년도 203억원에 비해 두배 넘게 급증했다. 물론 지난 2018년 652억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던 것에 비하면 역부족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2019년 484억원, 2020년 178억원까지 유동성이 떨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현금 곳간 여력이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

주목할 만한 건 공격적인 투자행보에 불구하고 현금 유입량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엠씨넥스는 작년 삼성향 OIS 액츄에이터 라인 증설 등으로 인해 발생한 유형자산 증가분만 1155억원이다. 이로인해 투자활동으로 인해 빠져나간 현금 규모만 935억원에 달한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 규모가 크게 늘어나면서 투자 지출분을 모두 상쇄시켰다. 작년 영업활동으로 유입된 현금은 1222억원으로 작년(928억원)에 비해 증가했다. 2020년 195억원과 비교하면 527% 급증한 수치다.

특히 영업활동 현금흐름 중 운전자본 변화 추이를 눈여겨볼 만 하다. 협력사들에게 줬던 외상값을 최대로 상환받아 현금을 끌어모았다.

매출채권을 작년 한해동안 451억원이나 정리했다. 빠른 시일(1달~3달) 내 회수가 가능한 수취채권이다. 매출채권이 증가했다는 것은 물건을 공짜로 준 외상거래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이전까지 매출채권이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던 것과 달리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재고자산도 크게 줄였다. 전년대비 43억원 어치 재고가 감소했다. 창고에 쌓인 재고를 털어내 현금화한 부분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이다.

작년엔 특이하게도 재고 감소 배경으로 출하량 감축도 큰 영향을 미쳤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도 스마트폰 수요 위축 영향으로 협력사에 오더컷(주문 축소)을 실시했다. 글로벌 경기 위축에 따른 전방산업의 판매부진 타격을 후방산업인 부품사들이 고스란이 맞닥뜨린 것이다. 영업이 전체적으로 위축된 영향으로 매입채무도 180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영업활동 현금창출력이 크게 향상되면서 잉여현금흐름(FCF)도 플러스로 전환됐다. 2020년 FCF가 -177억원으로 마이너스 전환하면서 배당여력이 크게 줄었지만 작년부터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 배당액은 예년 수준인 89억원을 책정했다.

재무활동 여력이 생기면서 작년엔 5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2018년 30억원을 확보한 뒤 처음이다. 현재 총 자사주 규모는 69억원에 달한다. 엠씨넥스는 2년 이상 근무자에게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하는 보상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데 신주발행이나 자기주식을 통해 지급한다. 별도의 유상증자 없이도 임직원 근무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삼성 갤럭시A 수주 늘어날까

엠씨넥스는 작년 운전자본 조정 효과 덕을 톡톡히 봤다. 수익성은 오히려 떨어진 해였다. 매출은 1조1086억원, 유동성이 악화됐던 2020년(1조3113억원) 보다도 악화된 수준이었다. 당기순이익도 230억원으로 크게 2020(384억원), 2021년(395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부턴 본업으로 벌어들이는 수익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공급망 차질 이슈도 해소되면서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도래할 예정"이라며 "1분기 이후 스마트폰 시장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엠씨넥스는 삼성전자 손떨림방지(OIS) 부품 메인 벤더다. 메인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2분기 갤럭시A 시리즈 최상위 모델을 줄여 중위권 판매에 주력할 것으로 보여 엠씨넥스의 수주 가능범위가 확대되는 점도 호재다.

삼성은 올해 초고화질 카메라를 탑재한 하드웨어 경쟁력을 메인으로 내세우면서 프리미엄 뿐 아니라 갤럭시A 시리즈 등 중저가 라인에도 OIS 등 부품을 탑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삼성전자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갤럭시A 등 중저가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70%가 넘는다.

삼성전자는 27일 실적발표 이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갤럭시A 시리즈 신제품 성능을 프리미엄급으로 높여 유럽·아시아·중남미 시장을 노리겠다고 밝혔다.

다니엘 아라우조 삼성전자 MX부문 상무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카메라, 디스플레이 등 주요 스펙을 상향하면서 갤럭시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확대 적용하고 있다"며 "특히 2분기 갤럭시A34, 갤럭시A54에 집중해 메가 히트를 추진하고 고용량 스토리지 모델의 업셀링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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