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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재무안전성 진단

시평 10위, 이자보상배율 최고 'DL이앤씨' 14배

④1년새 평균 13배→8배, 전반적 하락세 '양극화 구도 심화'

신민규 기자  2023-04-10 15:38:16

편집자주

지난해 하반기 터진 레고랜드 사태 이후 상위권 건설사들은 과연 어떤 재무적 변화를 겪었을까. 건전성을 둘러싼 소문은 무성하지만 실제 건설사들의 재무구조가 얼마나 약화했는지 등을 세밀하게 비교 진단한 정보는 많이 보이지 않는다. 더벨은 대표적인 재무안전성 지표인 부채비율, 차입금의존도, 유동성 확보 여부 등을 토대로 지난해 시평 10위권 건설사들의 재무구조가 실제 어떻게 바뀌었는지 살펴본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권 건설사 간에는 이자보상배율도 엇갈렸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돈은 줄어드는데 지급해야 할 이자부담은 점점 늘어난 탓이다.

2021년만 해도 대형 시공사의 이자보상배율은 20배를 상회할 정도로 우량했다. 1년새 1배를 하회하는 곳이 등장할 만큼 살림살이가 빠듯해졌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집계했을 때보다 지표가 더 후퇴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시평 10위권내 이자보상배율이 가장 높은 곳은 DL이앤씨로 14배를 나타냈다. 영업이익이 9500억원에서 5000억원 이하로 떨어지긴 했지만 이자비용이 300억원대를 유지하면서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대우건설 등이 10배 수준으로 재무안전성을 유지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지급하고도 추가이익을 남길 수 있다는 뜻이다.


GS건설을 비롯해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은 같은 기간 이자보상배율이 5배를 하회했다. SK에코플랜트는 0.9배로 저조했다. 영업이익만으로는 이자비용 감당이 어려워졌다.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7배 수준을 유지했다가 지난해 각각 3.7배, 1.8배로 하락했다. 롯데건설은 4.4배를 기록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차입금 및 사채 규모 3조4000억원 가운데 변동이자가 적용되는 비중이 1조6982억원이었다. 변동이자부 차입금이 1년만에 5000억원에서 3배 정도 늘어나면서 이자비용도 늘어났다. 내부 추산으로 향후 이자율이 100bp 오를 때 이자비용 부담은 170억원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시공능력평가액 산출 항목 일부인 경영평가액 지표에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시평 순위에 따라 큰 차이가 없어야 한다. 하지만 상위사 조차도 영업이익이 격차를 보이기 시작한 데다가 이자비용 폭도 달라진 탓에 변동이 생겼다.

2021년의 경우 10위권내 총 6개사가 이자보상배율 13배를 상회할 정도로 걱정이 없었다. DL이앤씨는 최고 26배를 상회하기도 했다. 포스코이앤씨 역시 20배를 기록할 정도로 우량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최상위권 역시 1년만에 수치는 다소 후퇴했다. DL이앤씨가 14.4배로 낮아졌고 포스코이앤씨도 10배 수준을 보였다. 상위권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1년새 13배 수준에서 8배로 하락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건설업종 72개사의 이자보상배율을 집계한 결과, 재무건전성이 전반적으로 저하됐다고 진단했다.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3배 수준으로 2021년 당시 6.5배보다 하락했다. 영업이익만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취약기업도 36% 이상으로 나타났다. 2021년 당시 취약기업 비율이 28.9%였던 점을 감안하면 상승한 수치다.

지난해 4분기를 지나면서 건설사의 이자보상배율은 더욱 후퇴한 셈이다.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밖 중견사의 경우 이자보상배율이 1배를 밑돌 여지가 높게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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