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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재무안전성 진단

시평 10위권 부채비율 최고 '롯데' 최저 '현대엔지'

①265% vs 82%, 183%p 차이 '양극화'…A급 세곳 200% 상회

신민규 기자  2023-04-03 13:33:17

편집자주

지난해 하반기 터진 레고랜드 사태 이후 상위권 건설사들은 과연 어떤 재무적 변화를 겪었을까. 건전성을 둘러싼 소문은 무성하지만 실제 건설사들의 재무구조가 얼마나 약화했는지 등을 세밀하게 비교 진단한 정보는 많이 보이지 않는다. 더벨은 대표적인 재무안전성 지표인 부채비율, 차입금의존도, 유동성 확보 여부 등을 토대로 지난해 시평 10위권 건설사들의 재무구조가 실제 어떻게 바뀌었는지 살펴본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권의 대형 건설사는 무풍지대 같아 보이지만 사별로 살펴보면 재무안전성 지표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대표적으로 타인자본 의존도를 나타내는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선 곳은 3개사에 달했다. 레고랜드로 인해 자금 조달 통로가 막히고 분양 한파까지 이어지며 비롯된 변화다.

10개사 중에 부채비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롯데건설이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롯데건설 부채비율은 265%로 1년새 123%p 늘었다. 자본총계가 3700억원 늘어나는 동안 단기차입금 및 유동성 장기부채가 2조3000억원 이상 증가한 영향이 컸다.

그룹 계열사의 지원을 통해 급한 불을 끄면서 유동성 이슈는 일단락됐지만 부채비율은 신용평가사가 예상한 수치보다 다소 높았다. 신평사들은 당시 롯데건설이 중기적으로 부채비율 130% 내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등급 하향 트리거로 '부채비율 150%를 상회할 때'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A+ 지위를 유지할지가 애매해졌다.


A급 시공사 중에서는 롯데건설 외에도 GS건설(216.4%)과 SK에코플랜트(256%)가 부채비율 200%를 넘었다. GS건설의 경우 단기금융부채가 1조2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1조1000억원이상 늘어난 영향이 컸다. GS건설의 부채비율은 별도기준으로 보면 하향세를 보였지만 연결기준으로 5%p 가까이 늘었다.

SK에코플랜트는 반대로 부채비율이 1년새 크게 낮아진 케이스다. 지난해 한국채택국제계회기준(K-IFRS)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발행했던 전환상환우선주(RCPS)가 부채로 분류된 탓에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문제가 있었다. 2021년 당시 부채비율은 500%를 상회했다.

지난해 SK에코플랜트는 상당한 부채비율 개선세를 이뤘다. 수치는 롯데건설 다음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예전같은 부담은 줄었다. 신규 발행하는 RCPS와 전환우선주(CPS)를 총 1조원 가량 발행하고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을 찾은 덕분이다. 다만 별도기준으로는 아직 부채비율이 296%로 10위권 중에 가장 높은 편이다.

A급 시공사 가운데 대우건설도 부채비율이 낮아졌다. 225%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199%로 떨어졌다. 부채총계가 2000억원 안팎 늘어나긴 했지만 자본총계 가운데 이익잉여금이 5000억원 이상 늘어난 덕분에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부채비율이 다소 늘어났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152%대였는데 1년전에 비해 25.2%p 늘어난 수치다. 단순 차이로만 보면 롯데건설 다음으로 많이 증가했다. 자본총계가 유지된 상황에서 단기차입금이 87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70% 가량 오른 탓이다. 운용자금 목적으로 대형은행에서 빌린 연이자율은 2.95%에서 최대 12%까지 다양했다.

포스코건설의 경우 부채비율이 소폭(8.4%p) 오르긴 했지만 지난해 127%로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됐다.

신용도 AA등급의 시공사는 전반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삼성물산(84.5%)보다도 낮은 82%의 부채비율로 업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채비율이 100%를 하회한 곳은 두곳을 포함해 디엘이앤씨(91.3%) 정도였다. AA급 중에선 현대건설이 유일하게 100%를 넘은 부채비율 110%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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