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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정책 리뷰

OCI 배당이 들쑥날쑥한 이유

태양광사업 변동성에 '고무줄' 재원…배당 늘렸지만 TSR 하락세

고진영 기자  2023-03-09 16:15:19
OCI

편집자주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OCI는 기업규모에 비해 배당이 유난히 안정적이지 못한 편이다. 주주들의 성에 차지 않는 배당을 하거나 아예 거르는 경우가 많았고 이우현 부회장이 직접 했던 배당확대 약속을 지키지 못하기도 했다. 주력인 태양광 사업에 워낙 변동성이 높은 탓이다.

◇업황 부진이 촉발한 '마이너스 잉여현금'

OCI는 2012년(회계연도 기준)까지만 해도 배당이 꾸준했다. 2001년 제철화학과 합병, 변경 상장한 이후 꼬박 12개년 동안 빠짐없이 배당을 풀었다. 합병을 계기로 매출이 크게 늘었을 뿐 아니라 2000년대 중반에는 유가상승에 따른 석유화학제품 가격 상승효과를 보면서 승승장구하던 시기다.

하지만 2010년대 초 즈음부터 태양광 업황 부진이 계속되면서 OCI도 타격을 입었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태양광발전 수요둔화를 불러온 데다, 미드스트림(원유 정제 및 운송)업계에선 공격적 증설을 가속화했다. 수급 밸런스가 맞질 않으니 가격교섭력이 떨어지고 시장 회복도 쉽지 않았다.

당시 OCI의 현금창출력 추이를 보면 순이익이 2011년 8000억원대에서 2012년 127억원으로 확 쪼그라들었고 이듬해엔 3000억원에 가까운 손손실을 냈다. 게다가 법인세 추가납부 이슈까지 겹치는 등 비경상적 자금 부담까지 있었다. 1조원대였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12년 553억원, 2013년 281억원으로 줄었고 여기서 설비투자로도 돈이 나간 탓에 부(-)의 잉여현금흐름이 이어졌다.



배당할 재원이 모자란 만큼 주주환원이 축소될 수밖에 없었다. OCI는 2012년에 전년(주당 2200원, 총 525억원)보다 대폭 줄어든 주당 400원, 총 95억원을 배당하는 데 그쳤고 이듬해와 2015년은 배당없이 건너 뛰었다. 배당을 준 2014년, 2016년 결산배당 역시 각각 주당 200원, 400원으로 과거보다 규모가 매우 작았다.



제대로 된 배당이 수년간 이뤄지지 않다 보니 주주들의 불만도 상당했다. 하지만 2017년에는 상황이 달라지는 듯했다. 그해 실적 개선과 함께 잉여현금도 3520억원으로 플러스 전환하는 등 조짐이 좋았다.

이우현 OCI 부회장도 2018년 4월 컨퍼런스 콜에서 사과와 함께 만회를 약속했다. 그는 “그동안 배당을 못해 주주들에게 죄송했지만 앞으로는 전보다 높은 수준의 배당을 하겠다”며 “재무상태가 안정됐다고 판단되면 이사회 협의를 통해 주주중심의 배당정책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결산 배당은 전년의 5배 수준인 주당 1950원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바로 다음해인 2019년 2월 이우현 부회장은 다시 기업설명회를 통해 축소배당 지침을 밝혔다. 이때 발표된 2018년 결산 배당은 850억원으로 2017년의 절반에 못 미쳤다. 배당을 줄인 이유는 실적 부진이다. 2018년 OCI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56% 줄었고 영업현금과 잉여현금은 각각 -399억원, -2970억원으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그 뒤로 OCI는 2020년 회계연도까지 2년간 배당 소식이 없었다.

◇분할 앞두고 배당정책 개선…투자자 '당근책'

OCI가 배당은 재개한 것은 작년이다. 2021년 결산 배당으로 주당 2000원, 총 477억원을 발표했다. 주당 배당금이 1000원대를 넘긴 것은 2011년 이후 10년 만이다. 또 ‘시가배당률 2% 이상 및 배당성향 30% 이상의 배당’이라는 배당정책도 제시했다. 과거 구체적인 배당정책을 미리 알리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주목할 만한 변화다.

2022년 회계연도의 경우 주당 2500원, 총 589억원을 배당으로 나눠주기로 하면서 배당 규모를 확대했다. 배당성향을 보면 별도 기준 45%로 전년(28%) 대비 17%p가 높아졌다. 다만 연결 기준으로는 오히려 2022년(6.69%)이 2021년(7.36%)보다 낮다. 대부분의 실적이 종속회사에서 잡히는 만큼 연결과 별도 실적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OCI는 분할 이후 배당정책에 대해서도 공개했는데 존속회사인 OCI홀딩스(OCI에서 사명 변경)는 별도 기준 30% 이상의 배당성향을 추구하고, 신설회사인 OCI는 ‘자회사 배당금 수익을 포함한 지주사의 영업이익에서 지분투자 등 투자활동 현금유출 등을 제외하고 남은 순현금흐름의 약 30% 이상’을 주주환원에 쓰겠다고 밝혔다.

이번 배당확대는 지분가치 하락을 걱정하는 주주들에 대한 당근책으로 보인다. OCI의 분할은 이달 12일 주총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화학부문을 제외한 도시개발 사업, 자회사 관리를 OCI홀딩스, 신설법인 OCI가 화학부문을 품을 계획이다. 하지만 반감을 가진 주주가 상당할 뿐더러 OCI는 이화영 유니드 회장 등 오너일가 측 지분이 22.23%에 그치는 만큼 외국인투자자 등의 표심을 확보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실제로 OCI는 주가가 시원치 않다 보니 배당을 늘렸는데도 TSR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TSR은 주주들의 기업 주식보유로 얻은 경제적 이익을 판단할 수 있는 성과지표로, 높을 수록 주주 이익에 긍정적이다.



OIC의 TSR은 배당이 없었던 2020년 말 기준 48%를 나타냈지만 2021년 7.61%로 떨어졌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19.5%까지 미끄러졌다. 주가가 2020년 내내 상승세를 그렸으나 이후 지지부진한 탓이다. 2022년의 경우 연초 10만3500억원에서 연말 8만800원으로 하향, 올해는 이달 8일 종가 기준 9만9600원으로 다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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