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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사분석

등급전망 '부정적' 롯데케미칼, 주관사 늘려 '만반의 준비'

6개 주관사, 4개 인수회사 참여…가산금리밴드도 확대

안준호 기자  2023-02-21 15:21:18
롯데케미칼은 안정적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그간 꾸준히 회사채 시장을 찾은 기업이다. 올해도 연초 공모채 발행에 나섰으나 조달 여건이 과거와 달라졌다.

일진머티리얼 인수로 대규모 자금 지출이 발생한 가운데 업황 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이 내린 신용등급 전망도 1년 사이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롯데케미칼은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대규모 주관사단을 꾸렸다. 대표주관사만 6곳으로 인수회사를 포함하면 총 10개 증권사가 발행에 참여한다. 금리 메리트 역시 지난 발행 사례보다 크게 높였다. 가산금리밴드 상단을 지난해보다 20bp 이상 높였다. 업황과 회사 상황을 고려해 발행 조건을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 주관사단 구성…금리 메리트도 확대

롯데케미칼은 오는 22일 제60회차 회사채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3500억원 모집을 목표로 2년물 500억원, 3년물 2500억원, 5년물 500억원의 매입 주문을 받는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7000억원까지 증액 한도를 열어뒀다. 가산금리 밴드는 모두 개별 민평의 '-30~+50bp'를 제시했다.

수요예측은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 6개사가 총괄한다. 인수단에는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DB금융투자, 다올투자증권이 참여한다. 최근 롯데케미칼의 발행 사례 가운데 주관사와 인수회사 규모가 가장 크다. 지난해 발행한 2건의 회사채 수요예측에는 모두 8개 증권사가 참여했다.

이번 2·3·5년물 발행으로 조달하는 자금은 전액 채무상환자금으로 사용한다. 지난 2018년 발행한 5년물 800억원, 2020년 발행한 3년물 2000억원의 만기가 올해 예정되어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 4월 발행했던 기업어음(CP) 1000억원 중 700억원을 상환할 계획이다.

대규모 주관사단 편성과 함께 금리 메리트를 확대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건의 회사채 발행 과정에서 가산금리밴드를 개별 민평의 '-30~+30bp'로 제시했다. 올해는 이보다 20bp 높은 50bp를 밴드 상단으로 설정했다. 우량 공모채를 중심으로 연초 발행 시장이 호황을 맞이했지만 이전보다 금리 조건은 투자자에게 우호적으로 제시했다.

이전과 바뀐 조달 여건을 고려해 만반의 준비를 갖춘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이번 회사채 신용등급과 전망을 'AA+,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등급전망이 한 단계 내려갔다. 신사업 육성과 함께 지난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로 막대한 자금소요가 발생한 것이 결정적 원인이다. 여기에 그룹 내 계열사 지원까지 나서며 신용 리스크 위험이 커졌다는 평가다.

◇차입부담 증가한 가운데 영업손실 기록

롯데케미칼은 신규 먹거리 발굴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인수한 일진머티리얼즈는 2차전지 밸류체인을 완성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퍼즐'로 꼽힌다. 오는 3월 지급될 예정인 잔금을 포함해 총 인수 대금이 2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외에도 인도네시아에도 약 39억달러를 들여 나프타분해시설(NCC)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롯데케미칼의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4022억으로 나타났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9년 이후 순차입금이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보수적 경영 기조를 이어왔다. 2021년 말 순차입금은 -8165억원이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순차입금은 3조1666억원으로 전년 대비 3조9831억원 증가했다.

투자 규모는 늘어난 가운데 영업이익은 감소 추세다. 2022년 매출액 22조2761억원, 영업손실 7584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경기 흐름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큰 만큼 향후 시황에 따라 개선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만 투자 부담이 큰 만큼 당분간 재무 안정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대규모 유상증자로 '곳간'은 일부 채웠지만 여전히 부담이 크다.

한국신용평가는 "유상증자를 통해 1조2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잔금 지급 후 차입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약화된 현금창출력과 대규모 투자부담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2021년 말 이전 수준의 재무안정성을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처: 한국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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