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에 대한 시장과 정부의 의지가 커지며 국내 기업들은 자사주 정책을 잇달아 발표하며 발을 맞췄다. 주주친화정책에 가장 공들이는 곳들은 주로 극심한 저평가를 겪고 있는 지주사들이다. 삼성물산은 3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SK㈜와 ㈜LG는 지난해 자사주 정책을 각각 발표했다.
자사주 정책이 활성화된다면 향후 TSR(Total Shareholder Return·총주주수익률)에 기업의 주주환원이 미치는 영향도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자사주 소각 결정한 SK㈜, ㈜LG는?SK㈜는 지난해부터 2025년까지 매년 시가총액 1% 이상에 해당하는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8월부터 시가총액의 1%을 상회하는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6개월간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SK㈜의 시총은 16일 기준 약 14조원이다. 시총의 추이를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지금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면 매년 최소 1300억~1400억원을 자사주 정책에 쏟아붓는 셈이 된다. 4년간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은 지난해 결정된 2000억원을 포함해 최소 5900억원으로 계산된다.
SK㈜는 이미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밝힌 상태다. 매입한 자사주는 매년 이사회 결의를 거쳐 소각한다는 것이 SK㈜의 계획이다.
㈜LG의 경우 자사주 매입 계획만 공개했다. 지난해 5월부터 2024년 말까지 총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 자사주 소각 여부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자사주 매입이 완료되는 2024년 말이 돼야 소각을 포함한 구체적인 활용방안을 밝힐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추세를 고려했을 때 ㈜LG의 자사주 소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재계 관계자는 "㈜LG는 주주환원 목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며 "주주환원 차원이라면 보유보다는 소각이 목적에 부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LG 주주환원 정책, TSR에 미친 영향은SK㈜ 보통주 기준 지난해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에 투입한 금액은 4773억원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는 지난해 9월부터 자사주 매입을 통해 연말까지 총 95만1000주를 취득했다. SK㈜에 따르면 지난해 취득한 95만1000주는 2000억원 규모다.
㈜LG는 지난해부터 올 2월까지 248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LG에 따르면 전체 자사주 매입 계획 중 37%를 완료했다. 248만주의 대부분인 220만주를 지난해 중 취득했다. 이를 토대로 추산하면 자사주 매입에 투입한 금액은 총 1850억원으로 추정된다. ㈜LG 보통주에 지급한 배당금은 4653억원이다. 2022년도 자사주 매입과 배당으로 ㈜LG가 주주환원에 투입한 금액은 6595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자사주 매입을 포함, 전체 주주환원 금액을 대입해 계산한 TSR은 SK㈜가 마이너스(-) 23.5%, ㈜LG가 플러스(+) 1.6%로 나타났다. SK㈜는 지난해 주가하락이 가파르게 나타나 배당 및 자사주 매입으로 충분한 환원효과를 내지 못했다. 반면 ㈜LG는 연초와 연말 시총 차이가 거의 없어 주주환원에 투입한 6500억원 안팎의 금액이 플러스(+) TSR로 이끈 주요한 요인이 됐다.
자사주 매입 소각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인만큼 주가 및 TSR에 주주환원이 반영되는 비중이 점차 커질 것으로 재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