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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콜 Q&A 리뷰

우리금융, 증권사 M&A 힌트 '자산관리 시너지'

CET1 비율 1%p 감내하면 최대 20조 여력…인수 원칙 '적정자본비율·주주이익' 거론

최필우 기자  2023-02-09 10:01:18

편집자주

컨퍼런스콜로 진행하는 기업설명회(IR)의 백미는 기업 관계자와 시장 관계자 사이에 오가는 질의응답(Q&A)이다. 투자자를 대변하는 시장의 관심이 무엇인지 드러나고 기업 입장에서 되도록 감추고 싶은 속살도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자사 홈페이지에 IR 자료와 음성파일을 올릴 때 Q&A 부분만 제외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THE CFO가 IR의 백미 Q&A를 살펴본다.
우리금융의 최대 현안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다.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도 증권사 인수가 가장 시급한 과제로 남아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체제의 비은행 사업 강화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이번 컨퍼런스 콜에는 증권사 M&A 관련 질문이 다수 나왔다.

우리금융은 답변을 통해 증권사 인수 원칙을 공개했다. 자산관리 분야에서 기존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매물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적정 자본비율을 유지하는 동시에 주주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도 달렸다.

우리금융의 Q&A를 토대로 추정하면 증권사 인수에 투자할 수 있는 최대 여력은 20조원 규모이며 중형 증권사의 경우 10~12조원 규모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

◇우리은행 약점 '자산관리', 증권사로 보완 방침

지난 8일 우리금융 컨퍼런스 콜에는 전상욱 미래성장총괄 사장, 정석영 리스크관리부문 부사장, 이성욱 재무부문 부사장, 옥일진 디지털부문 상무 등이 참여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 콜에 참석했으나 이번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차기 회장 후보가 선임된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컨퍼런스 콜 Q&A에는 총 12개의 질문이 나왔다. 보통주자본(CET1) 비율, 배당 정책, 순이자마진(NIM), M&A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질의응답이 이뤄졌다.

눈길을 끈 건 증권사 인수 전략에 관한 질문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M&A 전략과 관련해 중형 또는 대형 증권사가 언제 (매물로) 나올지 모르니 벤처캐피탈 등 작은 계열사 위주로 (인수를) 타진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건지 알려달라"고 질문했다. 구체적인 M&A 전략을 노출할 경우 매각가 협상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예민한 질문이다.

해당 질문에 답변한 전 사장은 우리금융의 증권사 M&A 전략을 비교적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증권사) 규모가 중형인지 소형인지는 정하지 않는다"며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 등 시너지에 유리해야 할 것이 리테일(소매) 중심으로 타깃에 접근하겠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이 그간 밝힌 증권사 인수 전략 중 가장 구체적이다.

전 사장이 자산관리에 강점을 가진 증권사를 언급한 건 우리은행 리테일 영업 및 자산관리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전신인 옛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모두 기업금융이 강점이었다. 다만 리테일 영업 역량이 부족해 우리은행은 출범 후 자산관리 분야에서 경쟁사에 뒤처지고 있다. 이를 자산관리 특화 증권사 인수로 극복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기준에 부합하는 매물이 시장에 흔치 않아 인수 작업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매각설이 제기된 증권사 중 자산관리 서비스 강자로 꼽히는 곳은 삼성증권 정도다. 매각 필요성과 몸값 등을 고려했을 때 우리금융이 삼성증권을 품는 건 쉽지 않다. 우리금융은 리테일 채권 영업 강호였던 동양증권을 전신으로 하는 유안타증권에도 관심을 두고 있으나 구체적인 조건이 오가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사 인수 따른 CET1비율 하락, "걱정 없다" 일축

증권사 인수에 따른 CET1비율 하락 가능성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한 애널리스트는 "증권사를 인수하게 되면 CET1비율이 10.5%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일시적 하회는 문제가 없겠으나 (하회한다면) 자본 정책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CET1비율 하락 우려가 나온 건 배당 정책과 연동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CET1비율 12%를 초과할 경우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증권사를 인수할 경우 CET1비율이 낮아져 배당 정책과 상충할 수 있다.

이 부사장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CET1비율이) 10.5% 아래로 내려가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현재 11.5%에서 1% 정도 여유가 있는 건데 유용한 가용자산이 20조원 정도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형 증권사를 인수할 경우 50~60bp 정도만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역산하면 우리금융은 증권사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을 최대 20조원 규모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형 증권사라면 50~60bp 수준 하락이 예상된다고 추정했는데 중형 증권사 타깃 매물은 10조~12조원 규모라고 추정할 수 있다.

이 질문에 대해선 이례적으로 두 명의 임원이 답변했다. 이 부사장의 답변 후 전 사장이 추가 답변을 이어갔다.

전 사장은 "증권사 인수 추진의 대원칙은 적정 자본비율을 유지한다는 것, 그리고 주주이익을 극대화한다는 것"이라며 "그런 관점을 고려하면서 M&A를 추진하기 때문에 우려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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