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가 건강기능식품 스타트업 빅썸바이오를 인수하면서 장부상 영업권을 반영했다. 웃돈을 지불하고 지분을 인수했다는 의미다. 빅썸바이오가 갖는 R&D(연구개발) 전문성을 발판으로 음료를 비롯한 기능식품을 신흥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담긴 행보로 풀이된다.
◇킥더허들 자회사 건기식 스타트업 인수, R&D 역량에 베팅롯데칠성음료는 지난 8월 킥더허들의 자회사인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스타트업 '빅썸바이오(빅썸)'를 인수했다. 롯데칠성음료는 킥더허들이 보유한 지분 50.99%와 지스트롱 혁신창업펀드가 보유한 1.95%를 인수해 총 지분 52.93%를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빅썸 영업권으로 약 92억원을 인식했다. 영업권은 인수금액이 피인수사의 순자산가치보다 많을 때 생기는 무형자산이다. 피인수기업의 경영노하우 등을 인정해 제공하는 프리미엄으로 웃돈 같은 개념이다.
사업 이전 내역을 살펴보면 이전대가(인수가)는 95억원 규모다. 여기에 빅썸이 갖는 자산과 부채를 계상해 식별가능 순자산 공정가치액이 6억원으로 집계됐다. 인수가에서 순자산 공정가치액을 뺀 후 비지배지분을 감해 결과적으로 영업권이 약 92억원으로 도출됐다. 인수가 대비 무려 97%가 영업권으로 인정된 셈이다. 이는 롯데칠성음료가 빅썸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다.
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르면 사업결합 시 발생한 영업권에 대한 정기적으로 손상검사를 수행해야 한다. 장래에 영업을 통한 회수가능액이 장부가액보다 적으면 그만큼 상각해 비용으로 처리(손상차손)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영업권 손상차손은 손익계산서상 영업외비용으로 적용돼 인수기업 당기순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빅썸은 2020년 매출액 22억원, 지난해 3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억8000만원, 3억원을 각각 기록하는 등 아직 이익을 내는 회사는 아니다.
롯데칠성음료는 건기식 R&D 역량을 높이 산 것으로 분석된다. 2016년에 설립된 빅썸은 다양한 동식물성 천연물을 연구해 건기식 신소재로 활용한다. 호흡기 건강이나 근력개선, 대사성 질환 개선 등 건강 니즈가 높은 소재와 실버 세대 타깃의 소재를 연구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와 함께 2020년 건강기능식품 소분·판매 규제 특례 대상 사업자로 선정돼 개인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에서 전문성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음료 넘어 건기식으로 라인업 확대 방점, 생애주기별 포트폴리오 구축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지난해부터 ‘건강음료’ 사업에 주력했다. 건강 중시 트렌드에 발맞춰 제로슈거 음료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지난해 칠성사이다 제로를 시작으로 올해 핫식스·탐스 제로 등을 선보였다. 기능성 원료를 사용한 음료라인 구축에도 힘을 쏟는다. 식사 후 혈당상승 억제와 중성지질 개선 등에 도움을 주는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 식이섬유를 첨가한 ‘칠성사이다 플러스‘와 ’애플 트레비 플러스‘를 선보였다.
향후 롯데칠성음료는 빅썸바이오의 기술력을 활용해 단순히 음료를 넘어 '식품'으로도 사업을 확대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사업다각화를 위한 건기식 포트폴리오 확대에 본격 나설 방침다. 맞춤형 건강기능 소재 확보와 이를 통한 기능성 제품 개발·출시로 소비자의 생애주기에 걸친 식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 목표를 둔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아직은 초기 단계인 만큼 제품이 어떤 형태·제형으로 나올지 등을 계속 연구개발하고 있다"면서 "생애주기에 걸친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펼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