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LX인터내셔널은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8000억원, 영업이익률 5.8%를 기록했다. 창사 이래 사상 최대 실적이고 포스코인터내셔널(2.3%)·삼성물산(5.7%) 등 국내 종합상사 '빅3'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이익률을 보였다.
그렇다면 LX인터 주주들의 수익률은 어땠을까. 주가 상승률과 예상 배당수익률 등을 통해 예상해 보면 회사의 총주주수익률(TSR)은 전년 대비 크게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역시 주요 경쟁사들과 견줘 앞서는 수준이다.
◇2020년부터 상승세
TSR(Total Shareholder Return)이란 주가 상승률과 배당수익 등을 바탕으로 기업이 경영활동을 했을 때 주주들은 얼마큼의 이익을 얻었는지 측정할 수 있는 경제 지표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주주환원 금액이 TSR에 반영되기도 한다.
LX인터의 10년 추이를 살펴보면 TSR은 들쑥날쑥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주로 플러스(+)에 있었지만 이후 3년은 마이너스(-) 구간을 벗어나지 못했다. 2018년 최저점(-44%) 이후 반등의 기조가 나타났는데 이 역시 수익도 손실도 아닌 정도(0%)의 TSR이었다.
반전은 2020년 나타났다. 당시 LX인터의 TSR은 67%를 기록했다. 2020년 초 LX인터 주식을 산 주주는 연말 주식 가치와 배당 등으로 67%의 수익률을 냈다는 얘기다. 그해 주가가 약세를 보였던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책을 내놓은 게 효과를 봤다.
실제 2020년 4월 LX인터는 KB증권과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LX그룹으로의 계열 분리 소식이 전해지며 기업가치 재평가를 구상한 외국인들의 매수세를 이끌어냈다. 2020년 초 5800억원대였던 시총은 연말에 9500억원으로 상승했다.
이듬해인 2021년에도 LX인터의 TSR은 양수를 기록했다. 석탄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보통주 주당 2300원의 사상 최대 배당을 한 덕이 컸다. 다만 실적과 상관없이 주가 수준이 저평가를 거듭하며 전년 대비 TSR 하락을 막진 못했다.
◇호실적 기대 배당금 등 TSR 개선 전망
투자자들의 관심은 20222년 TSR에 쏠린다. LX인터는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4조6400억원, 영업이익 8000억원을 올렸다. 국내 종합상사 빅3 중 덩치는 가장 작지만 장사 수완에 있어서만큼은 가장 월등했던 한 해였다.
아직 2022년 결산 배당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시총 등락폭과 배당금 규모를 토대로 보면 TSR 상승이 점쳐진다. 지난해 초 1조232억원이었던 LX인터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1조3150억원으로 3000억원 가까이 올랐다.
이에 더해 증권가에서는 회사가 지난해 호실적에 힘입어 주당 배당금으로 최소 3000원 이상을 책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주가흐름이 연초에 비해 좋아진 상황에서 배당총액 확대로 TSR이 전년 대비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지난해 LX인터의 총배당금은 827억원이었다. 실제 배당금총액의 변화가 없다고 가정해도 지난해 TSR은 37%로 추산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4%)와 삼성물산(0%) 등 경쟁사 TSR 대비 큰 폭의 격차를 보이는 수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배당수익률은 9%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올해 영업이익도 9000억원은 가까이 나온다고 보면 TSR, 배당수익률 대비 회사 주가가 현저히 저평가된 상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