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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인사 코드

정영채 체제 NH투자증권, CFO 기용 풀 넓어졌다

'기획·전략·리서치' 다양한 인사 시도…강민훈 상무는 '관리' 전문가

최윤신 기자  2022-12-27 18:07:18

편집자주

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더벨이 최근 중요성이 커지는 CFO 인사에 대한 기업별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NH투자증권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선임 기조는 정영채 대표 취임 전후로 뚜렷이 나뉜다. 그가 대표에 오른 2018년 이전까지 CFO는 WM사업부의 지점장 출신 임원들이 도맡았다. 이와 달리 정 대표 체제에선 사내 다양한 부문에서 CFO가 배출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서 시작된 지점장 출신 CFO

NH투자증권은 최근 인사에서 고객지원본부장을 맡던 강민훈 상무를 경영전략본부장으로 임명했다.

NH투자증권의 경영전략본부장은 경영전략 수립과 재무관리를 총괄하는 핵심 업무집행 책임자다. CFO 역할도 맡는다. 강 상무는 이사회 결의를 거쳐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CFO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수년간 다양한 인재들을 골고루 CFO로 기용했다. 경영전략본부장의 역할이 CFO에 한정되는 것이 아닌 만큼 다양한 영역에서 후보군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인사 기조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018년 정영채 대표가 취임하기 전까지 NH투자증권의 CFO는 모두 WM사업부에서 나왔다. 핵심 지점 본부장을 역임한 인물이 본사로 들어와 경영전략본부장을 맡았다.

우리투자증권 시절부터 이어진 인사 기조인데 2014년 6월 NH투자증권 통합법인을 출범한 이후에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합병 당시 우리투자증권 경영전략본부장을 맡고 있던 배경주 전무는 통합법인 출범 이후에도 임기를 이어갔다. 그는 경영전략본부장에 오르기 전 우리투자증권 광화문광역센터장을 역임하는 등 커리어의 대부분을 WM사업부에서 보냈다.

뒤를 이어 경영전략본부장을 맡은 인물들 역시 지점장 또는 지역 본부장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배 전무의 바통을 이어받은 염상섭 NH선물 부사장은 직전에 GS타워 WMC센터장을 역임했다. 2017년 경영본부장에 오른 박대영 케이뱅크 상근감사도 강북지역본부장을 맡다가 전보됐다.


◇ 정영채 체제 출범 후 '두달만에' 변화 시작

지점장 출신 일변도였던 NH투자증권의 CFO 선임 기조는 2018년 정영채 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180도 바뀌었다. 정 대표는 취임 두달 만에 비정기 인사를 단행하고 전략투자본부장 출신인 김정호 전무를 경영전략본부장으로 임명했다.

김 전무는 직전에 전략투자본부장을 맡아 자기자본(PI) 투자와 자산운용 등을 담당했다. 상품과 투자 전략 등에서 높은 전문성을 인정받아 경영전략본부장에 올랐다. 당시 NH투자증권이 발행어음 업무를 준비하던 시기인 만큼 전문성을 갖춘 인물에게 CFO 역할을 맡긴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후 경영전략본부장을 맡은 임계현 상무는 기획조정실장 등 내부 요직을 거친 전략통으로 평가받았다.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등 신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경영전략을 담당할 적임자였다. 임 상무는 2년간 경영전략본부장을 역임한 뒤 지난해 말 인사에서 PBS본부장으로 발령됐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는 커리어 대부분을 리서치 분야에 투신한 이창목 전무를 경영전략본부장으로 투입하는 파격 행보를 보여주기도 했다. 국내 증권업계에서 리서치센터 출신의 인사를 CFO로 선임한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인사였다.

정영채 체제에서 4번째 경영지원본부장을 맡게 되는 강민훈 상무는 경영관리부장과 인사부장 등을 역임했다. 관리 분야에 특화한 인재로 꼽힌다. 강 상무의 선임 배경은 앞서 임 상무와 유사하게 '안정'에 방점이 찍혔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내년 시장 상황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영채 대표가 어려운 시장 상황을 고려해 관리 역량에 중점을 두고 경영 파트너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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