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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인사코드

세대교체 이룬 현대캐피탈 CFO, 사내 영향력 확대

신임 CFO 이형석 상무, 정태영 부회장 이어 사내이사 선임

이기욱 기자  2022-12-23 07:53:34

편집자주

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더벨이 최근 중요성이 커지는 CFO 인사에 대한 기업별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현대카드와의 경영체제 분리가 현대캐피탈의 CFO 선임 흐름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오랜 기간 현대캐피탈의 재무관리를 담당해온 장수 CFO가 회사를 떠났고 1970년대생 젊은 인사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신임 CFO는 대표이사와 함께 사내이사로서 이사회에도 참여하고 있어 사내 영향력은 이전에 비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려대 경제학과 동문 이주혁·전병구 부사장…CFO 임기만 8년 이상

현대캐피탈의 장수 CFO 계보는 2000년대 초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2004년 현대캐피탈 재무지원실장에 오른 이주혁 부사장은 2011년까지 8년동안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의 CFO직을 수행했다.

이 부사장은 1958년 출생으로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나와 1984년 현대종합상사 경리부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현대그룹 종합기획실 재무팀을 거쳐 2001년 현대캐피탈로 자리를 옮겼고 영업기획본부장, 전략기획실장 등을 역임했다.

2004년 재무지원실장 상무를 맡으며 본격적으로 CFO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했고 2008년 재경본부장 전무로 승진한다. 2012년 금융사업본부장으로 옮기며 CFO직을 내려놨고 이후 부사장까지 지낸 후 2014년 현대라이프 대표이사에 선임되며 현대캐피탈을 떠났다.

이 부사장의 뒤를 이어 CFO 자리에 오른 김윤태 상무는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직을 유지했다.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출신의 김 상무는 1998년 현대캐피탈로 옮겨와 재무운영실장 등을 지냈고 2012년부터 2013년까지 2년동안만 재경본부장을 지낸 후 회사를 떠났다.

장수 CFO 계보는 전병구 부사장이 이었다. 전 부사장은 1965년출생으로 이주혁 부사장과 같은 고려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1991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현대캐피탈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현대캐피탈에서 경영분석팀장, 재무팀장, 재무운영실장을 거쳤고 2010년말 현대커머셜 경영관리실장에 선임되며 임원진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2013년 김윤태 상무의 뒤를 이어 경영지원본부장에 오른 전 부사장은 이후 2021년까지 CFO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2017년과 2020년 각각 전무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카드 경영체제 분리로 새 CFO 탄생…장수 CFO계보 이어갈까

오랜 기간 현대캐피탈의 재무관리를 책임져온 전 부사장은 지난해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의 경영 체제 분리 과정에서 현대캐피탈을 떠나게 된다. 현대캐피탈이 현대자동차그룹의 직할 경영 체제로 편입되면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경영에서 벗어나게 됐고 두 회사 임원들의 겸직도 자연스럽게 해제됐다.

전 부사장은 현대카드 경영관리부문 대표로서 현대카드의 CFO 역할만을 수행하게 됐고 현대캐피탈에는 약 8년만에 새로운 CFO가 선임됐다.

지난해 10월 선임된 이형석 재경담당 상무는 1972년 출생으로 해외경영관리팀 상무, 현대카드 경영기획실장, 재무관리실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CFO 선임 직전까지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의 재경본부장을 겸임하며 전 부사장의 업무를 보좌했다.

이전 CFO들과 이 상무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재무전문가이면서 동시에 글로벌 전문 역량도 함께 갖췄다는 점이다. 이 상무는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 대학교에서 M&A 과정을 수료했으며 현대캐피탈 미국법인부장 등의 경력도 있다.

현대차그룹 편입 이후 현대캐피탈에게 최우선적으로 요구되는 역할은 현대자동차 해외 판매 지원이다. 재무 및 자금조달 전략 역시 글로벌 시장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상무의 글로벌 역량이 잘 발휘될 경우 현대캐피탈의 장수 CFO 계보를 이어가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에서도 이 상무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경영분리 과정에서 기존 사내이사였던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사임했고 그 빈자리를 다른 전무들이 아닌 이 상무가 채웠다. 현재 현대캐피탈의 사내이사는 목진원 대표와 이 상무가 있으며 현대차 겸직 비상무이사 2인, 사외이사 5인 등 총 9명이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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