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크레딧 애널리스트 3명이 모이면 지구가 망한다' 자본시장에 떠도는 우스갯소리다. 그만큼 보수적이고 비판적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그들의 수다는 어둡다. 그러나 통찰이 있다.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는 자본시장 내 불안요소가 드러난다. 더벨이 그들을 만났다. 참여 애널리스트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위해 소속과 실명은 밝히지 않기로 했다.
과거 애널리스트는 '증권사의 꽃'으로 통했다. 지금도 여전히 고연봉의 인기 직군이지만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 애널리스트 수가 꾸준히 줄고 있는 가운데 케이프투자증권의 경우 최근 들어 리서치센터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실적 악화속에서 비용부서라는 점을 감안해 고정비용 절감 차원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이러한 상황에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비인기 업종으로 꼽힌다. 주니어급이 40대 초반이라는 말은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그만큼 새로운 인력의 유입이 끊긴 지 오래다. 젊은 세대들에게 주식 또는 비트코인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주식·비트코인에 밀린 크레딧, MZ세대 관심에서 멀어져
A: RA(Research Assistant)가 나가면 다시 안뽑아준다. 특히나 시장이 안좋을 때는 크레딧을 하겠다는 RA가 없다. 확실히 MZ세대에게는 크레딧이 인기가 없고 주식을 좋아하는 것 같다. 비트코인을 하는 친구들이다. 15년만에 채권투자 기회가 왔다고 하는데 이자로 5% 준다면 하겠나.
B: 저는 한번은 아래 직원이 나가서 새로운 직원 면접을 봤는데 너무 주식 얘기만 하더라. 크레딧에 대해서는 말도 못 꺼내봤다. 일단 리서치쪽은 안하려고 한다. 하더라도 여기서 잘해서 운용쪽으로 가겠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C: 크레딧 애널리스트 꿈나무가 없다. 옛날 저금리 시대만 하더라도 티나(TINA)라고 '대안은 없다'였다. 주식 말고는 대안이 없다고 많이들 생각했다. 지금은 채권 이자 5% 주는데도 MZ세대는 대안이 없다는 생각을 버리고 눈에 안들어 오는 것이다. 비트코인으로 200~1000% 수익을 냈는데 5%가 눈에 들어오겠나. 하지만 채권은 연세가 있는 분들한테는 여전히 중요한 자산이다. 10억을 넣는다고 하면 5000만원의 수익이 나는거다. 그 것 만으로도 살 수 있다.
B: 일단 리서치에 대한 인기가 예전만치 않은 데에는 기업금융(IB)쪽으로 많이들 가기 때문이다. 거기서 부동산금융하면 인센티브를 어마어마하게 받는다. 여기는 비용부서다. IB가 지금은 힘들지만 그 사람들이 지금만 할 것은 아니다. 시장은 언젠가는 돌아온다. 신입사원때 2~3년만 고생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직원들이 많을 거다.
A: 옛날에 노무라증권 보면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채권만 하고 있었다. 그분들 생각에는 새롭게 들어올 신입 직원도 없고 그렇다고 대신 할 사람도 없고 그러니 퇴직할때까지 하는 거다. 지금 우리가 일본처럼 되고 있다.
B: 근데 신용평가사들과 만나면 거긴 더 심하다. 매번 오시는 분들이 다 똑같다. 10년째 바뀌질 않는다. 멤버가 안바뀌는 점은 진짜 신기하다. 사원, 대리급은 못버티고 운용하러 많이들 간다.
C: 요즘 시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사람이 35살 이하다. 어딜가나 35살 미만으로 구해달라고 하는데 그런 사람이 없다. 다 IB나 PE 가지 않았나 싶다.
◇40대가 막내, 이마저도 몇명 없다
A: 젊은 분들이 진짜 없고 크레딧 애널리스트 중에 그나마 키움증권에 신입 사원이 한 분 있다. 아마 제일 젊은 것으로 안다. 그분이 크레딧 애널리스트계의 꿈나무가 아닐까 싶다.
C: 아마 시간이 지날수록 여기저기서 영입하려고 할 것 같다. 특히 키움증권은 규모가 있기 때문에 대형사에서 지켜보고 있을 것 같다.
B: 이분 외에는 70년대생들이 주니어급이다. 크레딧 애널리스트 업계에서는 40대면 청년이다. 그런데 이런 청년도 두명 정도다.
C: 크레딧 애널리스트들이 워낙 오래하고 서로 잘 알다보니 우리끼리는 스토리를 공유한다. 하지만 모임에 다소 젊은 분들이 와도 스토리를 몰라 대화에 끼기도 그렇다. 그러니 또 재미가 없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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