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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원가관리 점검

롯데건설, 5년차 CFO가 방어한 원가율

분양수익 없이 원가율 1%포인트대만 상승

전기룡 기자  2022-06-08 18:13:22
롯데건설이 분양수익 없이 원가율 방어에 성공해 눈길을 끈다. 일반적으로 분양수익은 시행과 시공을 동시에 책임지는 자체사업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수익성이 높다. 이로 인해 분양수익이 많을수록 원가율 개선에 도움이 된다.

오랜 기간 롯데건설의 곳간지기를 맡아온 김태완 재경부문장(상무)의 관리능력이 입증된 셈이다. 원자재값 인상으로 시공능력평가 상위 5대 건설사(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포스코건설·대우건설) 평균 원가율이 상승 추세라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원가 1조38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이 1조195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시 원가율은 86.9%로 나타났다. 전년 말(86.5%) 대비 소폭 오르기는 했지만 1%포인트 미만으로 방어에 성공했다.

롯데건설은 2015년 90.9%의 원가율을 기록한 이래 현재까지 80% 후반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2016년 89.8% △2017년 88.5% △2018년 87.2%% △2019년 89.0% △2020년 87.1% △2021년 86.5% 등 전체적으로 우하향 그래프를 그린다.

분양수익이 전무한 상황 속에 거둔 성과다. 분양수익은 타사업부문수익 대비 영업이익률이 높아 원가율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롯데건설의 경우 2018년 6334억원의 분양수익이 인식된 이후 계속 감소해왔다. 이번 1분기에는 분양수익이 마이너스(-) 826만원에 머물렀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현재 원효로 기업형임대주택과 마곡 지식산업센터 등 2개 자체현장을 지니고 있다"며 "과거에는 자체현장이기에 분양수익으로 인식됐지만 지난해 IFRS를 도입한 후부터는 자체현장이라도 실질 분양이 없으면 분양수익으로 잡히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철근, 시멘트 등 원자재값이 인상되는 추세 속에 거둔 성과이기도 하다. 롯데건설이 이번 1분기 원재료 매입에 2322억원을 썼다. 전년 동기보다 18.1% 늘어난 금액이다. 이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만큼 부담은 보다 가중될 공산이 크다.

업계 맏형들도 원자재값 부담 등으로 원가율이 상승하는 모습이다. 실제 시평 상위 5대 건설사는 이번 1분기 원가율 88.4%를 기록하면서 전년 말(88.1%)에 비해 0.3%포인트 올랐다. 5대 건설사 중 원가율 개선에 성공한 곳도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정도에 그쳐 성공적인 원가관리라는 평가가 뒷따른다.

2017년부터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아온 김 상무의 역량을 빛을 발했다는 후문이다. 1968년생의 김 상무는 2017년 재경부문 회계팀 담당임원(상무보)로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부터는 현재까지 재경부문장으로서 롯데건설의 곳간을 책임지고 있다.

김 상무는 최근 외부환경이 업황에 부정적인 상황이기에 주요 재무건전성 지표를 유지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점쳐진다. 아울러 전년 말(-2692억원)부터 꾸준히 부의 흐름을 보이고 있는 잉여현금흐름(FCF)도 개선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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