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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 빅7 M&A 전략

'기업자문 명가' 광장, 2강 지위 다진다

①국내 M&A 법률자문 시장 선도...두터운 인재 풀 '강점'

감병근 기자  2022-06-15 15:13:44

편집자주

IMF 사태로 인수합병(M&A)시장은 한차례 전환점을 맞는다. 국내 주요 로펌이 급성장한 배경도 이와 맞닿아있다. 송사 업무에 쏠렸던 무게중심이 M&A 자문 섹터로 이동했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됐다. 이제는 엄연한 로펌 주요 업무로 자리매김했고 자문 경쟁력이 곧 시장 순위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 더벨은 빅7 로펌의 M&A 전략과 차별화된 경쟁력에 대해 들어봤다.
법무법인 광장은 1977년 설립된 이후 현재까지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40여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한 자리를 지킨 광장은 기업 자문 분야에서도 한결같이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광장 기업자문이 오랜 기간 경쟁력을 유지해 온 핵심요인은 사람에 대한 투자다. 세대를 걸쳐 쌓은 노하우를 계승한 덕에 급변하는 외부 환경 속에서도 우수한 법률 전문가를 꾸준히 배출해냈다.

광장은 4세대로 구분되는 15년 안팎의 경력을 갖춘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한 단계 더 도약을 추진 중이다. M&A를 포함한 기업자문 업무에서는 국내 ‘빅2’ 지위를 한층 공고히 하겠다는 포부다.

◇국내 M&A 법률자문의 살아있는 역사, 노하우 계승은 현재 진행 중

광장은 국내 M&A 법률자문 분야를 개척한 로펌으로 평가된다. 국내에서 M&A 개념이 태동한 시기는 1997년 IMF 외환위기 직후다. 기업들이 사업부를 정리하고 외국계 투자자가 국내 자본시장에 등장하는 과정에서 낯설었던 M&A 개념이 차츰 자리잡기 시작했다.

생소한 M&A 관련 법률자문이 필요해지자 기업들은 광장을 찾았다. 광장은 설립자 이태희 변호사 시절부터 기업자문에 강점이 있는 로펌이었다. 이태희 변호사는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의 사위였다. 한진빌딩에 자리를 잡고 장인의 사업을 법률적으로 보좌하며 기업자문을 주요 업무로 삼았다.

광장은 고객들의 요구에 따라 국내 M&A의 틀을 법률적으로 조성하는 주요 작업들을 수행했다. 이제는 정형화된 국내의 주식매매계약의 경우에도 이문성 변호사로 대표되는 광장 2세대 변호사들이 그 틀을 만드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M&A 명가’라는 광장의 명성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2013년 우리금융지주 계열사 패키지 매각 자문, 2014년 한화그룹의 삼성그룹 방산 계열사 패키지 인수 자문 등 국내 M&A 역사의 한 획을 그은 딜에 광장이 있었다. 올해만 해도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자문 △DL의 선박사업부문 매각 자문 △티맥스소프트 매각 자문 등 굵직한 딜을 여럿 마쳤다.

광장이 오랜 기간 M&A 분야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우수한 변호사가 세대를 거쳐 지속적으로 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광장은 ‘자산이 사람 밖에 없다’는 신조를 지니고 있다. 로펌의 질은 우수한 변호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보고 인력의 영입과 교육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인화를 중시하는 특유의 조직 문화도 우수한 인력을 키우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M&A를 전담하는 기업자문그룹은 150여명의 변호사를 보유한 광장 내 최대 부서임에도 하부 조직 없이 ‘원팀’으로 운영되고 있다. 과열 경쟁 및 분란을 막기 위해 2000년대 초반 30~40명 규모부터 원팀으로 움직인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덕분에 주니어 변호사들이 다양한 경험을 갖춘 여러 선배들로부터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이러한 시스템의 장점을 아는 선배 변호사들도 후배들과 문답 및 토론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기간 이러한 환경에서 근무한 변호사들은 역랑도 남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게 광장의 설명이다.

◇두터운 베테랑 변호사 풀 보유, M&A ‘빅2’ 위상 다진다

광장은 적어도 향후 10년 동안 M&A 법률자문 시장에서 지금보다 나은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자신한다. 자신감의 근거는 40대 초중반으로 구성된 두터운 4세대 변호사 라인업에 있다.

광장 기업자문그룹에는 15년 안팎의 경력을 보유한 변호사들이 30명 가량 포진해 있다. 이는 타 대형 로펌과 비교했을 때도 상당히 많은 숫자다. 이 변호사들은 현재 조단위 메가 딜, 고난도 크로스보더 딜을 모두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장은 공을 들여 키운 이 변호사들을 지키는 한편 인력 보강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올해만 하더라도 베테랑급인 정진환, 강형석, 이진욱 변호사 등을 잇달아 영입해 기업자문그룹의 역량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다.

법조계에서는 광장이 이들을 내세워 M&A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부분을 보강할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광장은 대기업 M&A에서는 절대 강자의 입지를 구축한 반면 스타트업,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딜에서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광장 역시 이 부분을 보강하기 위해 발 빠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스타트업과 접점 확대를 위해 판교 오피스를 열었고 PE그룹도 5년 전 별도 조직으로 만든 이후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취약 분야의 보강과 함께 차세대 주력인 4세대 변호사의 안착이 이뤄질 경우 광장은 M&A 법률자문 시장의 ‘빅2’를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다.

광장은 더벨 리그테이블에서 M&A 법률자문 완료 기준으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동안 2019년 한 해를 제외하면 모두 2위를 차지했다. 올해 1분기도 24건, 5조4583억원 규모의 법률자문을 제공해 김·장 법률사무소(김앤장)에 이어 2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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