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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건설사 밸류 분석

호반건설, 자본력 굳건…몸값 4조 이상 기대

㈜호반 합병 '신의 한수'…순자산가치 경쟁사 대비 우위

성상우 기자  2022-05-25 08:32:03

편집자주

건설업계에는 상장 후보들이 많다. 상장 건설사의 수가 그리 많지 않은데다 조 단위 시총 이상 대어급이 즐비하다. 최근 수년간 최적의 상장 타이밍을 노려온 건설사들이 올해 들어 기업공개(IPO)를 본격화할 분위기다. 주요 상장 후보 건설사들의 기업가치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 이를 조명해보는 동시에 각사의 IPO 전략도 살펴본다.
호반건설은 지난 10년간 가장 급성장한 건설사 중 한 곳이다. 연간 조 단위 매출을 올린 덕에 시공능력평가 20위권 내 건설사로 성장했다. ㈜호반을 흡수한 2018년 이후엔 규모를 한단계 더 끌어올리면서 10위권도 넘보고 있다. 20%대를 넘나드는 영업이익률은 대형사와 비교해도 수익성 측면에서 손색이 없다.

가파른 성장세만큼 호반건설은 수년간 상장 주목도가 높았다. 이미 상장 주관사까지 선정한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호반건설의 몸값에 대한 시장 관심은 어느때보다 큰 편이다.

◇2018년 상장 추진 당시 최대 4조 밸류…수익성 지표 '우상향'

호반건설의 기업가치에 대해선 지난 2018년 상장 계획을 공식화했을 때부터 본격적으로 분석이 시작됐다. 시장은 호반건설 가치가 최소 2조~3조원대에서 최대 4조원선까지 매겨질 수 있다고 봤다. 당시 호반건설은 연간 3000억원대 이상의 영업·순이익으로 준수한 실적 흐름을 내고 있었고 합병 이후 자본총계도 3조원대로 크게 늘린 상태였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수익비율(PER) 등 어떤 툴을 기준으로 삼아도 고밸류가 도출됐다.

당시 시장 역시 현대엔지니어링, SK에코플랜트 등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대어급 상장 후보들과 동일한 선상에서 호반건설을 바라봤다. 다만 상장 추진 직후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사태로 투심이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계획을 접어야했다.



그로부터 2년여가 지나고 코로나 사태도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든 현재 시점의 호반건설 가치는 어떻게 변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업 규모와 수익성, 펀더멘털 등 거의 모든 면에서 2년 전 대비 훼손된 지표가 없다.

코로나19 사태 1년 차인 2020년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내면서 휘청였지만 이듬해 곧바로 일어섰다. 지난해 말 기준 2조원대 매출에 4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의 이익을 내고 있다.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16~17% 수준으로 업계 최상위권이다. 자산 규모는 6조원대로 오히려 늘었다.

올해 들어 현대엔지니어링과 SK에코플랜트가 기업가치 산정에 사용했던 EV/EBITDA 방식을 기준으로 하면 지난해말 기준 호반건설의 밸류는 5조5000억원선까지 치솟는다. 다만 이는 앞선 두 회사가 적용한 12배 수준의 멀티플을 반영한 수치다. 여기엔 해외 증시에서 고밸류를 인정받고 있는 해외 업체들이 대거 반영됐다. 국내 증시에선 고평가 논란을 낳을 수 있는 기준이다. 국내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돼 있는 대형사들 평균 멀티플 수준(6배)을 적용한 약 2조7900억원이 보다 현실적인 수치다.

◇순자산 경쟁력 우위, PBR 방식 적용 가능성

건설사 가치평가에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PBR을 기준으로 하면 가치는 조금 더 올라간다. 지난해 말 호반건설의 순자산가치는 4조원이다. 여기에 현대엔지니어링이 국내 피어그룹으로 지정한 3개사(삼성엔지니어링·GS건설·대우건설)의 평균 PBR(1.34배)을 적용하면 5조3000억원대가 나온다. 국내 건설업 전체 평균 PBR 수준인 1배를 적용하더라도 4조원 밸류다.

PER을 기준으로 하면 피어그룹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격차가 난다. 상장사 중 대형사 5곳(현대건설·GS건설·대우건설·DL이앤씨·삼성엔지니어링)을 기준으로 삼은 평균 PER(8.9배)을 적용한 기업가치는 약 3조5500억원이다. 시평 순위 20위권의 중견사 7곳(HDC현산·태영건설·아이에스동서·코오롱글로벌·계룡건설·금호건설·DL건설)을 피어그룹으로 삼은 평균 PER(5.5배)을 적용하면 2조2000억원선이다.

종합해보면 호반건설의 가치산정엔 PBR 방식이 가장 유리하다. 매출 등 다른 실적 지표들에 비해 순자산가치(자본총계)가 가장 높기 때문이다. 특히 호반건설과 유사한 2원대 연매출을 내는 태영건설, 계룡건설 등과 비교할 경우 4조원대의 순자산가치는 압도적인 수준이다.

호반건설의 자본총계가 급격히 늘어난 시점은 2018년이다. 그전까지 1조원대에 그쳤던 자본총계는 ㈜호반을 합병한 뒤 3조원대로 퀀텀점프했다. 매년 꾸준히 증가해오면서 지난해말 기준으론 4조원을 넘어섰다. 향후 상장을 추진하게 될 경우 회사측은 순자산가치를 기초로 한 PBR 방식을 가장 유력하게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4년 전 합병 단행이 기업가치 측면에서 '신의 한수'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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