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레고랜드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는 국내 건설사들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이어진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지방 중견 건설사들의 법정관리는 건설업황 악화를 더욱 가중시켰다. 지난 2년간 건설사들의 재무라인도 분주한 행보로 불황에 맞섰다. 다운 사이클로 접어든 건설 경기 속에서 주요 건설사들이 택한 생존 전략은 어떤 결과를 낳았을까. 더벨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주요 건설사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전략과 재무적 성과를 짚어본다.
맹주국 자이S&D(자이에스앤디) 신임 경영지원본부장이 재무구조 안정화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김종민 전 경영지원총괄(본부장)의 뒤를 이어 작년 말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선임된 맹 본부장은 오는 3월 정식 선임을 앞두고 있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비우호적인 건설업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맹 본부장은 중단기적으로 변동성이 높아질 걸로 보이는 현금흐름에 대응해야 한다. 특히 SK네트웍스 부지 매각을 통해 현금 유동성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년 연속 '마이너스' 순차입금 기록
GS건설의 핵심 계열사 자이에스앤디는 양호한 재무 안정성을 보여왔다. 특히 2023년부터 최근까지 부(-)의 순차입금을 유지하고 있어 눈길이 쏠린다. 순차입금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건 총차입금보다 현금성자산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499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은 2208억원으로 전년 동기(3057억원)에 비해 27.77% 줄었다. 이 기간 총차입금도 13.51% 감소한 1709억원을 기록했다.
차입구조가 안정화된 건 2023년부터다. 2023년 말 순차입금이 -2839억원으로 집계됐다. 현금성자산이 4658억원까지 증가하며 2020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동시에 단기차입금 상환으로 총차입금 규모 자체가 눈에 띄게 줄었다. 2023년 말 총차입금은 1819억원으로 전년 동기(3571억원)보다 49.06%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지에프에스 지분 취득에도 재무 안정성이 유지됐다. 작년 5월 자이에스앤디는 GS건설이 보유하던 지에프에스 지분 49%를 취득하고 소규모 흡수합병을 단행했다. 자이에스앤디는 이미 지에프에스 지분 51%를 보유 중이었는데 비지배지분 취득으로 자기자본이 2023년 말 7935억원에서 작년 6월 말 6637억원으로 16.36% 감소했다. 종속회사 지분을 인수하는 건 회계상 자사주 매입과 같기 때문이다.
맹주국 신임 경영지원본부장이 올해도 마이너스 순차입금 기조를 유지할지 관심이 쏠린다. 관건은 현금성자산이다. 지난해 건설경기 침체 영향으로 현금성자산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특히 수익성 개선이 뒷받침돼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59억원이었다.
지난해 말 보직 인사를 통해 맹 본부장이 신임 CFO로 선임됐다. 맹 본부장은 GS건설 재무팀과 자금팀 등에서 커리어를 쌓아온 재무통으로 평가받는다. 최근까지 GS건설 재무본부 경영관리담당을 지냈다. 또한 GS건설의 사업시설 유지·관리를 담당하는 지씨에스에서 감사를 지냈다.
◇높아지는 현금흐름 변동성, 유동성 관리 과제
자이에스앤디가 안정적인 차입구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현금흐름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맹주국 경영지원본부장은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정식으로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자이에스앤디는 건설업 특성상 높은 운전자금을 부담한다. 2019년에는 서초동 자체사업 부지, 2020년에는 SK네트웍스 주유소 부지 매입 등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됐다. 게다가 지난해 상반기 부산 범천동 아파트 신축사업을 위해 약 294억원의 선투자금이 지출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금흐름 관련 지표 대부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말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1105억원으로 전년 동기(2297억원) 대비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기업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을 뜻하는 잉여현금흐름(FCF)도 -1384억원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들어 건설업황이 더욱 악화되고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는 올해 영업현금흐름이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내다본다.
맹 본부장이 마이너스 현금흐름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맹 본부장이 활용할 수 있는 재무 카드로는 SK네트웍스 부지 매각이 꼽힌다.
앞서 자이에스앤디는 2020년 6월 SK네트웍스 주유소 부지를 555억원에 사들였다. 개발사업을 위해 매입했으나 지난해 5월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작년 3분기 말 해당 부지의 장부가액은 629억원으로 매각자금이 유입되면 현금 유동성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자이에스앤디 관계자는 "SK네트웍스 주유소 부지는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2020년 매입 당시보다 부동산 가치가 상승했고 개발 인허가와 철거 및 토지정화작업을 마친 상태로 매각가치가 더 높아졌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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