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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회계 톺아보기

한화솔루션 '역대급 불황'에 연구개발 움츠러들까

태양광 기술 격차 확보·신사업 연구에 R&D 비용 매년 늘어와

김위수 기자  2024-12-10 15:50:48

편집자주

기업들은 급변하는 사업 환경과 시장선도를 위해 상당한 비용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한다. 이 가운데 미래수익 창출 가능성이 인정된 부분은 자산으로, 그렇지 못한 부분은 비용, 수익창출 효과가 기대 이하인 부분은 손상 처리된다. 더벨은 R&D 지출 규모와 회계처리를 통해 기업의 연구개발 전략 및 성과를 들여다봤다.
한화솔루션은 같은 석유화학 업종 경쟁사들에 비해 연구개발(R&D)에 비중을 꽤 두는 기업이다. 미래 사업인 태양광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과 경쟁이 치열한 만큼 기술 격차를 벌리고자 하는 의지가 크다. 친환경 플라스틱, 수소 등 신사업에 대한 의지도 크다.

이런 배경에서 2020년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이 통합돼 한화솔루션이 출범한 이래 회사의 R&D 비용은 매년 늘어났다. 업황 둔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지난해에도 R&D 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확대했다. 올해는 R&D 비용이 처음으로 줄어드는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1~3분기 R&D 비용 전년 대비 10% 줄어

한화솔루션은 올 1~3분기 R&D 투자로 1562억원을 지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투자 규모가 10% 축소됐다. 한화솔루션은 올들어 매 분기 505억~535억원 사이의 금액을 R&D 투자 재원으로 배정했다. 올 4분기 R&D 투자를 587억원 이상으로 늘리지 않는다면 연간 R&D 투자 금액이 전년 대비 줄어들게 된다.

한화솔루션은 그간 매년 R&D 투자를 늘려왔다. 통합법인이 첫 출범한 2020년 R&D 투자 금액은 1249억원이었는데 이듬해인 2021년에는 1398억원, 2022년에는 1978억원의 R&D 투자를 실시했다. 실적 악화가 가시화되기 시작한 지난해에도 한화솔루션은 직전해 대비 R&D 투자 비용을 늘렸다. 지난해 R&D 투자 비용은 2150억원으로 한화솔루션 출범 후 최대 규모였다.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도 높아지는 추세였다. 2020년 당시 2.2%였던 한화솔루션의 매출 대비 R&D 비용 비율은 지난해 2.94%로 나타났다. 올 1~3분기 비율은 3.49%까지 오른 상태다. 이는 석유화학 기업 중 높은 편에 속한다. LG화학을 제외한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의 R&D 투자 비용은 매출의 1%도 되지 않는다.

기술 격차 확보는 한화솔루션이 치열한 태양광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꿈의 소재'라고 불리는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기반 탠덤셀의 2026년 상용화 등을 추진 중이다. 석유화학 부문에서도 친환경 플라스틱, 수전해 등 신사업 관련 R&D를 진행 중이다.

R&D 투자 증가세가 올들어 멎은 이유는 한화솔루션 자체적으로 긴축경영에 고삐를 죄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 1~3분기 한화솔루션은 403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통합법인으로 출범한 2020년 이후 사상 첫 연간 적자가 날 가능성이 크다. R&D에 매진할 환경이 아닌 셈이다. 그런 만큼 R&D 비용이 소폭 줄어든다고 해도 한화솔루션의 실적을 고려하면 R&D 투자 규모는 '선방'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케미칼-큐셀 R&D 운영 방식은

한화솔루션 R&D의 큰 축은 케미칼 부문과 큐셀 부문이다. 각 부문별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따로 두고 R&D를 주도하고 있다. 케미칼 부문은 김정대 중앙연구소장이 CTO 역할을 한다. 대전에 있는 중앙연구소에서는 촉매기술·공정기술·수소연구·기초기술·제품연구·미래연구 등의 센터를 두고 생산공정 고도화부터 석유화학 사업 관련 신사업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

BIO ENG. 연구센터, PO 테크센터, 화성 테크센터 등은 중앙연구소와 별개로 케미칼 부문에 소속돼 연구활동을 진행 중이다.


큐셀 부문은 독일 탈하임 R&D센터와 우리나라 판교 R&D센터가 힘을 합쳐 태양광 셀 기술과 소재 관련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우리나라 충북 진천 공장과 말레이시아 공장에도 R&D센터 및 개발팀을 두고 있다. 탈하임 R&D센터와 협력하에 태양광 셀·모듈 성능 및 품질 관리, 신기술 및 신제품 연구개발을 담당한다. 이를 위해 다니엘 머펠드 글로벌 CTO를 두고 3개 국가에서 이뤄지는 R&D를 총괄하도록 했다.

북미 디지털솔루션 센터를 통해 태양광 사업과 관련된 소프트웨어 및 에너지 서비스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을 실시하고 있다. 진천 공장에는 태양광 장비 R&D센터를 구성, 장비 사업의 핵심 기술 내재화를 통한 기술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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