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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ABL바이오, 적자지속에 경영성과 '부진'…참여도는 '위안'

11개부문 중 10개 '최하점'…이사회 참석률 100% 달성 눈길

이기정 기자  2024-11-13 10:13:50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에이비엘바이오는 2018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이중항체 기술 기반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이다. 매출의 97% 이상을 개발한 신약의 기술이전에 의존하고 있다. 회사는 상장 당시 시가총액이 6000억원 규모였지만 최근 약 2조원을 넘보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사회 평가 결과 전반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시작해 올해 3분기까지 적자 행진을 이어가면서 경영성과 부문에서 사실상 최저점을 기록했다. 실제 총 11개의 세부 문항에서 10개가 최하점이었다. 전년 대비 실적이 꺾이면서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성장률 등이 부진했고 배당을 실시하지 않아 관련 문항에서도 최하점을 받았다.

다만 이사회 참여도 항목에서 이사들의 적극적인 회의 참여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이사들의 이사회 참석률이 100%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255점 만점에 90점…이사회·이사 평가 부재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에이비엘바이오는 255점 만점에 90점을 받았다.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건 참여도 항목이다. 5점 만점에 2.4점을 기록해 다른 항목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평점을 얻었다. 참여도 항목에서는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의 개최 횟수와 사외이사의 적극성, 이사들의 회의 참석률, 사외이사 교육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 총 10번의 이사회를 개최해 관련 문항에서 5점 만점에 4점을 얻었다. 또 이사회 구성원들의 회의 참석률이 100%를 기록해 만점을 기록했다. 아쉬웠던 부문은 감사위원회의 개최 횟수와 이사에 대한 교육, 감사위원회 지원 여부 등이었다. 3개 항목에서 모두 5점 만점에 2점을 기록했다. 또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별도로 공개하고 있지 않아 관련된 문항에서 모두 최하점을 받았다.

평가개선프로세스 항목은 5점 만점에 1.9점을 받았다. 이사회 구성원이 사회적 물의나 사법 이슈에 연루된 적이 없어 관련 문항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또 한국ESG기준원에서 ESG 평가 C등급을 받아 관련 문항에서 5점 만점에 3점을 획득했다.

동일 항목에서 다른 문항은 모두 1점이었다. 이사회 활동에 대한 별다른 평가를 하지 않아 관련 문항에서 모두 최저점을 받았다. 회사는 이사회뿐 아니라 이사에 대한 평가도 시행하지 않고 있다.

견제기능 항목도 평가개선프로세스와 마찬가지로 5점 만점에 1.9점을 받았다. 먼저 감사위원회를 사외이사 3인으로 구성하고 있고, 이들이 감사 업무에 대한 전문적 식견을 보유해 관련 문항에서 모두 최고점을 받았다. 실제 김동윤 감사와 신재균 감사가 회계법인 출신으로 전문성을 갖고 있다.

반면 다른 7개 문항에서는 모두 최저점을 기록했다. 사외이사만의 별도 회의가 없고 최고경영자 승계정책도 밝히지 않고 있다. 또 내부거래위원회가 설치돼 있지 않고 부적격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별도의 노력을 기술하고 있지 않다.

◇대표가 이사회 의장 겸임해 최저점…주주환원정책 설명도 부족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항목은 구성과 정보접근성, 경영성과 항목이다. 먼저 구성 항목에서 5점 만점에 1.8점을 얻었다. 구체적으로 회사 오너인 이상훈 대표가 이사회 의장으로 있어 최하점을 받았다. 이 대표의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지분율은 26.52%다. 또 감사위원회를 제외한 소위원회가 없고 사외이사 추천위원회가 부재해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반면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이 60%로 관련 문항에서 5점 만점에 4점을 받았다. 회사의 이사회는 총 5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중 사외이사가 3명이다. 사외이사는 모두 감사위원을 겸하고 있다. 추가로 이사들의 다양성과 이사회 지원조직 유무 관련 문항에서 각각 5점 만점에 2점을 얻었다.


정보접근성 항목은 5점 만점에 1.7점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이사회 활동 내역을 기재하고 있어 관련 문항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고 사외이사 후보추천 경로를 공개하지 않아 관련 문항에서 모두 최하점을 얻었다.

경영성과 항목에서는 11개 문항 중 10개 항목이 최저점이었다. 항목 총점은 5점 만점에 1.4점으로 모든 항목 가운데 가장 낮았다. 구체적으로 해당 항목에서는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영업이익성장률 △부채비율 △순차입금/EBITA △배당수익률 △매출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이자보상배율 등을 평가한다.

이중 PBR이 15.9배로 KRX300 평균치인 2.38배를 아득히 상회했다. 다만 다른 10개 문항은 모두 최하점이었다. 2022년 대비 지난해 실적이 꺾이면서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성장률이 각각 -2.61%, -388.23%를 기록했다. ROE와 ROA 역시 각각 -3.69%, -1.53%로 부진했고 부채비율 역시 KRX300 평균치인 91.96%를 웃도는 116.18%를 기록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2021년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적자로 각각 53억원과 523억원을 기록했다. 이듬해 매출이 673억원으로 급증하면서 영업이익 9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했다. 다만 지난해 다시 매출이 379억원으로 반토막났고 영업적자 2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회사의 누적 매출과 영업적자는 각각 163억원, 256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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