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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참여도 두각' KG스틸, 이사회 구성 다양화 '숙제'

총점 255점 중 126점…남성 중심 이사회·대표이사 의장 체제 '아킬레스건'

권순철 기자  2024-11-12 09:00:24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KG그룹 내 철강 부문을 맡은 KG스틸이 역동적인 이사회 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사회 구성원들의 평균 참여율이 90%에 육박하는 가운데 이사회뿐만 아니라 산하 소위원회를 통한 의사결정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반면 단촐한 구성은 약점으로 지목됐다. 성별 다양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지만 구성원 전원이 남성인 구조는 변하지 않았다. 이사회 의장직과 경영위원회 수장도 박성희 대표가 맡고 있어 온전한 독립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55점 중 126점 획득…이사회 참여도 '견조'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KG스틸은 255점 만점에 126점을 획득했다.

KG스틸은 이사회 중심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역동성을 불어넣는데 집중해왔다. 이러한 노력 덕택에 참여도는 KG스틸 이사회의 최대 강점으로 자리 잡았다. 총 8개 문항으로 이뤄진 해당 항목에서 회사는 평점 5점 가운데 3.8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KG스틸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들의 평균 참여율은 90%를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KG스틸이 2024년 5월 발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정기, 임시총회는 총 21회 개최됐는데 구성원들은 평균 92%의 참여율을 보였다.

연간 21회의 이사회 개최도 이목을 끄는 가운데 이사회 산하의 소위원회도 활발하게 개최됐다. KG스틸은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경영위원회를 소위원회로 두고 있는데 2023년 기준 경영위원회 회의만 9회 개최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영위는 설치 의무가 없는 기타위원회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활동이 더욱 주목된다.

감사위원회도 연간 6회 개최되면서 소위원회 중심 의사결정 체제가 어느 정도 정착된 듯한 모습이다. KG스틸 감사위는 법무팀 경영지도파트의 지원을 받고 있는데 연간 4회의 교육과정을 실시하는 등 본연의 기능을 다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어 높은 점수를 얻었다.


◇남성 중심 이사회 '고착화'…대표이사 의장 체제도 '아쉬움'

반면 단촐한 이사회 구성은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됐다. 6개 지표 가운데 KG스틸은 구성 항목에서 최하점(2.0점)을 받았다. 이 항목은 이사회가 독립적으로 운영되기 위해 필요한 요건들을 나열하고 있다.

이중 성별 다양성 부재는 최근까지 KG스틸이 지배구조 차원에서 지적받았던 사항으로 꼽힌다. 2023년 말 기준 KG스틸의 이사진 7인 모두 남성이다. 물론 철강 산업은 통상적으로 여성의 종사 비중이 낮은 섹터로 알려져 있지만 남성 중심 이사회 구조가 고착화되는 상황은 ESG 차원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

KG스틸 측은 이와 관련해 "당사의 경영 환경에 대한 이해도를 보유하고 특히 ESG 분야에 전문성을 보유한 여성 사외이사후보군을 관리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향후 이사 선임 시 여성 이사 선임을 적극 검토하고 있음을 추가로 밝힌 만큼 이사들의 임기 만료 시점인 내년 3월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더불어 이사회 최종 의사결정 권한을 박성희 대표이사가 쥐고 있다는 부분도 약점으로 거론된다.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는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사항 중 하나다. 그러나 권고 사항이다 보니 실제로 도입하고 있는 기업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KG스틸도 그 중 하나로 이는 이사회 독립성을 온전히 담보할 수 없는 대목이기도 하다.

박 대표가 사추위 위원장까지 겸직하고 있는 사실도 KG스틸 이사회의 기능이 균형감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KG스틸이 자발적으로 설치한 경영위원회의 수장도 박 대표가 수행하고 있다. 2023년 경영위는 9회 개최됐지만 박 대표와 KG스틸홀딩스 대표인 곽정현 사내이사로만 구성돼 있어 사외이사의 역할이 제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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