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의 2024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주주환원 방법, 수익성 전망, 부동산 PF 시장 현황 등 다양한 질문이 오간 가운데 신한금융의 주주환원 의지만큼은 다시금 확인되는 자리였다. 신한금융은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 달성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충분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한금융은 여러 차례 '질적 성장'도 강조했다. 양적 성장에서 패러다임을 전환해 질적 성장에 대한 인식 공유, 목표 수립, 평가 및 자원 배분이 연결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총주주환원율 50% 달성, 자신있다" 지난 25일 오후 열린 신한금융 컨퍼런스콜에는 천상영 그룹재무부문 부문장(CFO)을 중심으로 고석헌 그룹 전략부문 부문장(CSO), 방동권 그룹 리스크관리파트 파트장(CRO) 등이 참석했다. 이밖에 김기흥 신한은행 CFO, 최재훈 신한카드 CFO, 이희동 신한투자증권 CFO, 박경원 신한라이프 CFO 등이 참석했다. 신한금융은 매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마다 주요 계열사 재무 수장들이 총출동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앞서 7월 밸류업(기업가치) 계획을 발표하며 2027년까지 50%의 총주주환원율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올해는 약 38%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지난해보다 2%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앞으로는 올해보다 큰 폭인 4%포인트씩 3년을 높여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쉽지 않은 목표인 만큼 어떻게 주주환원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를 묻는 질문이 가장 먼저 나왔다.
천 CFO는 "자사주 소각을 중심으로 주주환원율의 단계적 상향 그림을 상정하고 있다"며 "이번에 발표한 4000억원 소각 계획에서 봤듯 내년부터 전체적으로 지금보다 주주환원 규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고 실행 수준까지 말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보통주자본(CET1)비율을 계속 올리겠다는 게 아니라 13%를 기준으로 관리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현재의 이익성장률이 뒷받침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은 주식 수 감축을 우선 목표로 추진한다는 방침 역시 재확인했다. 천 CFO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0배 미만에서는 자사주 소각 중심의 주주환원을 지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질적 성장으로 전환, ROE와 ROC 연계해 내재화 순이자마진(NIM) 하락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신한금융 NIM은 지난 1분기 2%를 기록했고 2분기 1.95%, 3분기 1.9%로 두 분기 연속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 NIM 역시 1.64%, 1.6%, 1.56%로 낮아졌다.
김기흥 신한은행 CFO는 내년도 NIM 전망에 대해 "금리 인하로 NIM 하락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 전망은 여전히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예상되고 있고 우리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를 감안하면 NIM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자본수익성 중심의 자산 성장, 건전성 관리, 조달비용 관리 등을 강화해서 관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특히 질적 성장도 재차 강조했다. 천상영 CFO는 "지난 기업가치 제고 발표에서 기존의 양적 성장에서 자본효율성 중심의 질적 성장을 지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자본수익률(ROC) 목표를 부여해 그룹사까지 내재화해 관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OC는 신한금융이 지난 7월 밸류업 계획 발표 당시 도입한 지표로 자회사별로 배분한 자본 대비 수익성을 보여준다. 신한금융은 ROC가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보다 직관적이라고 보고 이를 관리 대상으로 삼고 있다. ROC 목표치는 13%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어떻게 높일지를 묻는 질문 역시 나왔다. 신한금융은 자본효율성 중심의 질적 성장과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 제고를 통해 ROE를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특히 질적 성장에 대한 목표 수립, 평가와 자원배분의 연결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 일환으로 내년 경영 계획을 수립하면서 그룹 전체 ROE와 자회사 ROC를 연계해 내재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설계 중이다.
이날 부동산 PF 리스크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방동권 CRO는 "사업성 평가에서 '유의'를 받는 사업장은 재구조화 과정을 거치고 있고 2분기 약 5100억원 규모의 재구조화 계획을 세우고 일부는 이미 정리한 상황"이라며 "3분기에도 사업장 전수조사를 진행했고 감독 당국에 조만간 관리 계획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PF 정상화 방안을 정부 주도하에 내년 초까지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것"이라며 "대손충당금은 이미 30% 이상 쌓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PF에서 큰 손실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