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기업들은 성장의 변곡점을 맞이할 때마다 이사회 구성에 큰 변화를 준다. 외부에서 재무적투자자(FI) 및 전략적투자자(SI)를 유치했거나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기업분할 등 큰 변화가 일어나면 의사결정 최상단에 있는 이사회도 바뀌기 마련이다. THE CFO는 기업의 중요한 순간마다 이사회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들여다 본다.
주성엔지니어링의 지배구조 개편으로 두 개의 신설법인이 생겨난다. 기존 주성엔지니어링은 주성홀딩스로 이름을 바꾸고 주성엔지니어링과 주성룩스라는 법인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하나의 회사가 3개로 쪼개지는 만큼 이사회 역시 늘어난다.
특히 황철주 회장의 아들인 황은석 대표가 맡게 될 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이우경 전 ASML코리아 대표를 공동대표로 선임하고 3명의 사외이사를 둘 예정이다. 조동일 국제자동제어연맹(IFAC) 회장의 경우 2018년 3월부터 2024년 3월까지 6년간 이미 기존 주성엔지니어링의 사외이사를 지낸 바 있다.
◇ 황은석·이우경 공동 대표 체제로 출범 오는 11월 1일에 출범하는 주성엔지니어링(분할신설법인)의 이사회는 총 5명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이사회 멤버는 황은석·이우경 공동 대표이사와 김재준·김용진·조동일 사외이사다. 지주사가 되는 주성홀딩스가 사내이사를 1명만 뒀지만, 주성엔지니어링은 2명 체제로 가져가는 것이다.
황은석 대표는 주성엔지니어링 창업자인 황철주 회장의 아들이다. 그는 1986년생으로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를 졸업했고 동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 회장은 아들의 모교인 서울대 공과대학에 기부금을 내기도 했다. 황 회장은 인하대학교 전자공학과를 나왔다.
황은석 신임 대표는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있었고 올해 주성엔지니어링의 미래전략사업부 총괄 사장(미등기)으로 이름을 올렸다. 지배구조 개편이 지난 5월에 발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감안한 인사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황 신임 대표의 짧은 경험을 보완하기 위해 이우경 전 ASML코리아 대표를 영입했고 공동 대표로 세운 것이다. 그는 인하대를 졸업, 황철주 회장과도 동문이기도 하다. 그는 1964년생으로 옛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와 노벨러스, 램리서치코리아 등을 거쳤고 ASML 대표를 지냈다. ASML은 세계 최대 노광장비 기업이다.
◇ 조동일 사외이사, 6년 넘어 9년 인연 이어간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사외이사로 주식시장, 산업, 기술 전문가를 고루 영입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조동일 사외이사(1958년생)다. 그는 이미 회사와 인연이 깊다. 그는 전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로 현재 IFAC 회장으로 있다. 그는 6년간 분할 전 주성엔지니어링에서 사외이사를 지냈다. 올해 3월 임기를 마친 후 7개월 만에 다시 이사회에 합류하는 것이다.
현재 상법은 상장사 사외이사 임기를 6년으로 두고 있고 계열사를 포함하면 9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번에 분할신설법인이 만들어지는 만큼 기존 주성엔지니어링과는 다른 법인이기 때문에 조동일 사외이사 선임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재준 사외이사는 현재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으로 한국거래소 출신이다. 20여년간 전략기획·시장감시·종합시황부 등을 거쳤고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코스닥 시장위원회 위원장 겸 본부장을 지냈다.
김용진 사외이사는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사업재편계획 심의위원회 위원, 금융위원회 비상임위원 등을 겸하고 있다. 과거 SK네트웍스 기획조정실과 삼성SDS 컨설팅사업부 등에서도 근무한 바 있다.
한편 분할신설되는 주성엔지니어링은 승계되는 자산이 2388억원이지만 자산총액 2조원 이상에 버금가는 이사회를 꾸렸다. 상장사는 25% 이상의 사외이사를 선임하면 되지만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일 경우 사외이사 3명 이상, 비중 50%를 초과해야 한다. 신설법인의 사외이사 비중은 6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