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장비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이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하면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법인이 있다. 바로 태양광과 디스플레이 연구개발과 제조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주성룩스다. 주성룩스는 주성홀딩스가 물적분할해 만들어지며 100% 자회사다.
주성룩스는 주성홀딩스의 100% 자회사인 만큼 비상장사다. 다만 사외이사를 2명 선임, 이사회 내 과반수를 가져가도록 했다. 이번에 합류한 권기청 사외이사의 경우 주성엔지니어링 시절에도 6년간 사외이사를 했을 정도로 회사 사정에 밝다.
◇ 주성홀딩스 산하 주성룩스, 사외이사 2명 영입 오는 11월 1일 주성엔지니어링은 인적분할을 통해 분할존속회사인 주성홀딩스와 인적분할 신설회사인 주성엔지니어링으로 탄생한다. 또한 물적분할을 통해 주성룩스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인적분할을 통해 생겨나는 주성홀딩스와 주성엔지니어링은 변경상장과 재상장이 이뤄진다.
주성룩스의 경우 주성홀딩스의 100% 자회사가 되는 만큼 비상장사로 남는다. 하지만 이번 개편을 진행하면서 회사 측은 주성룩스에도 사외이사를 선임, 외형상 이사회의 독립성을 갖추는데 집중했다. 상장사는 기본적으로 이사 총수의 4분의 1 이상을 사외이사로 둬야 하지만 비상장사는 의무 규정이 없다.
주성룩스는 2023년말 기준으로 주성엔지니어링으로부터 자본 1256억원, 부채 169억원 등으로 총자산 1425억원을 승계받는다. 자산규모만 놓고 보면 주성홀딩스(5608억원), 주성엔지니어링(2388억원) 등보다 휠씬 작은 규모다.
그럼에도 신설 법인의 이사회에는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2명을 배치하기로 했다. 감사의 경우 상근 감사를 뒀다. 다만 처음 지배구조 개편을 발표했을 당시에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1명 등으로 이사회를 구성한다고 발표했으나 중도에 계획이 변경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이사회에는 유진혁 대표이사와 진우삼·권기청 사외이사가 포함돼 있다. 이들은 2026년 사업연도에 대한 정기주주총회 종료 시까지 이사회 활동을 할 예정이다. 유 대표는 주성엔지니어링에서 SK하이닉스 영업그룹장, 반도체 개발본부장, 반도체 개발실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 권기청 교수, 과거 주성엔지에서도 6년 사외이사 역임 주성룩스의 경우 비상장사인 만큼 사외이사를 굳이 선임하지 않아도 되지만 두 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결과적으로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율은 66.7%가 되는 것이다. 다만 분할의 모체가 되는 주성엔지니어링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기간이 남아있는 만큼 향후 일정이 변동되거나 상황이 바뀔 여지도 있다.
이번에 사외이사로 선임하게 될 진우삼 사외이사의 경우 현재 한국 RE100위원회 위원장과 기업재생에너지재단 상임이사로 활동 중이다. 그는 가천대학교 전기공학과 초빙교수를 지냈고 과거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장도 역임한 바 있다.
권기청 사외이사는 이미 주성엔지니어링과도 인연이 깊다. 그는 광운대 전자바이오물리학과 교수로 2017년 3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주성엔지니어링의 사외이사를 지낸 바 있다. 사외이사 시절 황철주 회장과 함께 경영위원회에서 활동해 회사 사정에 밝다. 또한 2000년 초반에도 주성엔지니어링에서 근무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성룩스가 차세대 태양전지 개발과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회사의 전략사업과 연관이 있는 사외이사들을 영입한 것이다. 또한 분할신설법인이 되는 주성엔지니어링에도 과거 사외이사였던 조동일 국제자동제어연맹(IFAC) 회장을 영입한 사례처럼 기존에 검증된 인사를 쓰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이사회를 투명하게 꾸리고자 한 것"이라면서도 "주주총회 승인이 끝났지만, 아직 기존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이 남아있고 마지막까지 지켜보고 있어서 추후에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한) 자세한 설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