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수입자동차 딜러사업 특성상 재고금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판매할 차량(재고)을 담보로 차입을 일으켜 또 판매할 차량을 구매하는 금융기법을 통해 사업여력을 키우고 있다. 다만 이 때문에 회계상 부채비율이 350%를 넘기도 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지난해 1월 코오롱글로벌이 수입자동차 판매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됐다. 코오롱모터스, 코오롱아우토, 코오롱오토모티브, 코오롱제이모빌리티 등 수입자동차 딜러사들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 코오롱그룹 지주사 코오롱이 지분 76.44%(보통주·우선주 합산 기준)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장 부사장을 역임하고 있던 이규호 부회장이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출범과 동시에 대표이사 사장에 역임되면서 화제가 됐다. 이 부회장은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이 부회장은 올해 1월 코오롱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출범 이후 유상증자를 실시한 사례가 없다. 코오롱이 올해 상반기말 별도 기준으로 매기고 있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지분 76.44%에 대한 가치(장부가액 기준)도 1818억원으로 출범 때와 변함이 없다. 코오롱모빌리티 그룹이 코오롱으로부터 대여금이나 지급보증을 제공받은 사례도 없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올해 상반기말 연결 기준 부채총계는 6524억원으로 이에 따른 부채비율은 353.7%로 비교적 높다. 부채총계가 높게 잡히는 이유는 이중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이 5083억원이기 때문이다. 차입금의존도로 따지면 60.7%다.
차입금 구성을 보면 단기차입금이 2396억원이다. 단기차입금 유형으로는 시설자금대출, 운영자금대출, 구매자금대출 등 다양하다. 특히 구매자금대출이 발생하는 이유는 수입자동차 딜러 사업구조에서 발생하는 재고금융 때문이다.
수입자동차 딜러사업에서는 딜러사가 자기자본으로만 차량을 구매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판매할 차량(재고)을 담보로 차입을 일으켜 또 판매할 차량을 구매한다. 차량이 판매돼 이익금이 발생하면 이 이익금으로 차입을 상환하고 남는 금액이 딜러사의 마진이 된다. 올해 상반기말 자산총계(8369억원)에서의 재고자산 비중은 19.9%(1663억원)다.
BMW나 폭스바겐 등 국내에 금융사를 보유하고 있는 일부 수입차의 경우 해당 금융사가 차입처 역할을 한다. 국내에 금융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수입차는 국내 캐피탈사나 카드사가 차입처가 된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올해 상반기말 금융기관과 체결하고 있는 차입한도약정이 7017억원이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자회사 코오롱모터스를 통해 BMW를 판매하고 있다.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와 체결한 약정한도가 3183억원을 차지하는 점도 구매자금대출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말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로부터 실제 조달한 구매자금대출은 715억원이다.
이외에도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로부터 46억원의 구매자금대출을 조달하고 있다. 구매자금대출을 제공한 국내 금융사로는 신한카드(206억원), 하나캐피탈(108억원) 등이 있다.
차입금 구성 중 단기차입금 외에 눈에 띄는 것이 리스부채다. 리스부채는 올해 상반기말 1720억원(유동·비유동 합산)이다. 리스부채가 비교적 크게 발생하는 이유는 영업점, A/S센터, 전시장 등에서 발생하는 임차료 때문이다.
다만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직접 보유하고 있는 토지와 건물 등 유형자산도 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이들 부동산을 차입여력을 높이는 데 이용하고 있다. 지난 8월 자회사 로터스카스코리아가 하나캐피탈과 500억원 규모 재고금융 차입한도약정을 체결할 때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BMW 의정부 전시장 토지와 건물을 담보로 제공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 관계자는 "재고금융은 연말이 되는 시점에 할인 판매 등 이유로 늘어났다가 연초가 되면 조기상환되면서 결과적으로 부채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