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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세경그룹

심명규 회장, 중견그룹 일군 '가족경영'

건설 기반 건축자재·금융·교육 확장, 관계사 상호 출자로 지배력 공고…2세 경영 향방 이목

신상윤 기자  2024-10-22 15:38:06
세경산업이 다시 한번 필리핀 주택 개발 사업에 참여하면서 오너인 심명규 회장과 세경그룹에 이목이 쏠린다. 심 회장은 세경건설을 시작으로 세경산업과 세경파이낸스 등을 통해 부동산 개발과 건설, 건축자재 및 금융업 등에 진출했다. 여기에 사학재단을 통한 교육사업에도 진출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

넓게 펼쳐진 사업과 계열사는 심 회장 오너일가 지배력 아래에 있다. 여기에 계열사 간 지분을 상호 보유하는 형태로 결속력을 구축했다. 다만 심 회장이 올해 90세 넘은 고령인 점을 고려하면 향후 가업 승계 과정에서 잡음이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필리핀 기지전환청은 최근 뉴클락시티(New clark city) 서민 주택을 개발할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의 세경산업을 선정했다. 세경산업은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컨소시엄을 꾸려 필리핀 현지 건설사와 함께 10층 아파트 12동, 총 332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국내에선 잘 알려지지 않은 세경산업은 건축자재 생산이 주력이다. 여기에 주택 개발 사업도 한 축을 차지하는데 필리핀에 진출한 것은 10년이 넘는다. 이번 뉴클락시티 서민 주택 개발 사업과 별개로 세경산업은 세부에서도 현재 약 3000가구의 주택 개발을 하고 있다. 그 외 세경 빌리지 원(Saekyung Village One)과 같은 콘도미니엄도 세경산업 등 세경그룹의 포트폴리오다.

세경그룹은 1928년 2월생인 심명규 회장이 창업했다. 그는 1957년 2월 삼화건설을 설립해 세경그룹의 토대를 닦았다. 삼화건설은 1981년 10월 사명을 세경건설로 변경한 가운데 '초록지붕'이란 아파트 브랜드를 내세워 전국 주요 도시에 주택을 공급하고 있다. 삼화건설이 세경건설로 사명을 바꿀 때쯤 심 회장은 세경산업을 설립해 건축자재 시장도 공략했다.

이와 관련 세경건설과 세경산업은 모두 시행과 시공, 임대 사업 등을 병행한다. 세경건설의 경우 지난해 450억원에 달하는 매출액 가운데 분양 수익만 360억원을 차지한다. 공사 수익과 임대 수익은 각각 56억원, 27억원 규모다. 세경산업은 6월 말 결산으로 지난 43기(2023년 7월~2024년 6월) 별도 매출액은 853억원이다. 이 가운데 분양 및 임대 수입이 258억원을 차지한다.

세경그룹은 주력 계열사 외에도 석미개발과 같은 소규모 주택건설사나 대출 전문 금융기업 '세경파이낸스대부', 호텔업을 영위하는 '세경호텔(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세종)' 등을 거느린다. 다만 지배구조는 다소 복잡하게 얽힌 상황이다. 심 회장 일가가 경영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 가운데 계열사 간 지분을 서로 보유하고 있는 형태다.

일례로 세경그룹의 뿌리인 세경건설은 대주주가 세경산업(20%)과 세경파이낸스대부(17.2%), 심양일 전 대표(14%), 기타(48.79%)로 구성돼 있다. 심 전 대표는 심 회장의 아들이다. 세경건설의 대주주는 세경산업이고, 세경산업의 최대주주는 지분 15.3%를 보유한 세경파이낸스다. 그 외 심현일 이사(14.1%), 석미개발(10.4%), 세경건설(7.6%) 및 오너일가가 주주로 참여 중이다.

세경파이낸스대부는 세경건설(17.1%)과 세경산업(17.1%), 석미개발(13.99%), 심 회장(10.6%) 및 기타(41.39%) 주주로 구성돼 있다. 비상장 기업으로 주주명부가 명확하지 않지만 심 회장 일가의 개인 지분들과 함께 관계사들이 상호 지분 보유 관계를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세경그룹 간편 지배구조도.

세경그룹은 오너일가와 계열사 간 상호 출자 형태로 지배구조를 구축해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오너 2세들의 경영 구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심 회장이 올해 만 나이가 96세로 고령인 데다 계열사 지분을 아직 상당 물량 들고 있는 만큼 후계 구도 향방에 따라 변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심 회장은 이정애 세경학원 이사장과 슬하에 2남2녀를 둔 것으로 알려진다. 아들인 심현일 세경산업 이사와 심양일 전 세경건설 대표가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세경학원은 전문대학 세경대학교를 운영하는데 셋째 딸인 심윤숙 총장이 맡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세경그룹 2세 경영은 심 회장의 아들들이 나눠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첫째 딸은 경영엔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와 관련 더벨은 세경그룹에 문의를 남겼으나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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