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채 시장에서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코리아세븐이 복귀한다. 2021년 '부정적' 등급 전망(아웃룩)으로 인해 공모채 일부 미매각 사태를 겪어 코리아세븐의 공백기가 길어졌다. 다만 지난해 'A0, 안정적'으로 등급이 완전히 떨어지자 다시금 도전장을 냈다.
코리아세븐은 공모채를 활용하지 못한 3년여간 조달 비용이 다소 늘어났다. 특히 은행차입과 사모채를 주로 선택했는데, 6%대 고금리를 감당해야 했다. 금리 인하 사이클 속 코리아세븐이 공모채를 안정적으로 비용 절감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정적 등급 전망 리스크로 발행 공백…하향 조정 후 3년만 복귀 채비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이 이달 말 공모채 수요예측을 치르기 위해 절차를 밟고 있다. 트랜치(Tranche)는 2년물과 3년물로 각각 나눴다. 모집액은 500억원으로 설정했으나, 수요에 따라 증액 가능성도 열어둘 계획이다.
코리아세븐의 조달은 2021년 이후 무려 3년 만이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3300억원을 조달했다. 2018년과 2020년에는 모집액 이상의 주문을 받아 흥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2021년 9월 공모채 발행 당시 일부 트랜치에서 미매각을 경험한 후 자취를 감췄다.
그 배경으로는 크레딧 리스크가 꼽힌다. 2021년 'A+, 부정적' 등급 전망이 붙었다. 이 상황이 유지되다 지난해 6월 등급이 완전히 떨어졌다. A0,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오히려 다시금 조달을 진행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부정적 아웃룩보다는 A0급 크레딧이 공모채 조달 프라이싱에서 이점이 있다는 게 시장에서의 관점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크레딧이 'A-, 부정적' 보단 'A0, 안정적'인 게 공모채 조달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며 "기관의 입장에서도 A0급 이슈어 물량으로 담으면 되기에 매수 여력이 생긴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코리아세븐의 조달은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맡았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코리아세븐의 오랜 조달 파트너였지만, NH투자증권은 이번에 처음으로 주관사단으로 참여한다.
◇'은행 차입+사모채' 고금리 부담…금리 인하 사이클 노리고 전격 복귀
코리아세븐은 이번 조달로 금리 절감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도 그럴 것이 공백기동안 주로 사모채와 은행 차입으로 조달을 진행했다. 올해만 해도 2월 22일과 29일 두 차례에 걸쳐 총 700억원을 조달했다. 두 사모채 모두 1년물인데, 연 이자율은 6.8%에 달했다.
이달 중 만기 도래 사모채 금액은 약 200억원 정도다. 한양증권으로부터 차입한 건으로 발행금리는 7.08%에 달했다. 공모채로 차환할 경우 금리 절감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KIS자산평가의 집계치상 A0급 등급금리는 2년물과 3년물 각각 3.854%, 4.107%로 분석됐다. 코리아세븐이 발행을 쉬어간 탓에 개별민평금리 대신 등급금리에 가산금리 밴드를 (-30~+30bp)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리아세븐의 경우 세븐일레븐의 우수한 브랜드 인지도와 롯데그룹의 풍부한 자금력으로 점포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이에 편의점 시장 내 3위권의 지위를 유지 중이다. 대규모 점포망에 기반한 규모의 경제 효과, 브랜드 인지도 등이 긍정적인 요인이다.
다만 미니스톱을 인수한 이후에도 점포당 매출액의 회복이 지연되는 점은 관전 요인에 속한다. 특히 편의점 시장 내에서도 경쟁 강도가 점차 심화하면서 비용 부담이 늘어났다. 이는 순차입금 증가추세와도 연결된다.
2022년 4월 롯데지주의 유상증자로 미니스톱 지분 취득 관련 자금 부담을 해소했다. 다만, 영업현금 창출력이 약화했음에도 신규 점포 출점이 이어지면서 투자자금 유출이 지속됐다. 순차입금 증가 추세의 원인에 속한다.
신용평가사도 영업실적 개선과 투자속도 조절 여부 등을 점검하겠단 입장이다. 한국신용평가는 "기존 세븐일레븐 점포들의 성장은 물론 미니스톱 점포 편입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가 가속화하는 지 여부가 관건"이라며 "저수익 점포 구조조정 및 비용구조 개선 전략의 성과 등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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