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CFO는 지금

코리아세븐, 실탄 2배 늘리고 떠난 손승현

연말 임원인사 때 퇴임, 이자부담 해소·차입만기 조정 과제 남겨

김형락 기자  2023-12-22 15:59:41

편집자주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지금' 그들은 무슨 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까. THE CFO가 현재 CFO들이 맞닥뜨린 이슈와 과제, 그리고 대응 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코리아세븐은 지난해부터 유동성 확보에 중점을 둔 재무정책을 폈다. 잉여현금흐름을 누적하면서 차입금도 늘렸다. 레고랜드 사태 등 자금시장 변동성 리스크에 대비하는 차원이었다. 현금성자산이 지난해보다 두 배 늘었지만 차입 규모에 비례해 이자부담도 커졌다. 단기성차입 비중도 높아졌다. 손승현 코리아세븐 전 재무부문장이 재임 기간 남긴 업적과 과제다.

코리아세븐은 22일 재무총괄 임원인 재무부문장(CFO)이 공석이다. 지난 2년 동안 재무부문장으로 일했던 손승현 상무보가 연말 임원 인사 뒤 자리에서 물러났다. 손 전 부문장은 롯데그룹 계열사로 이동하지 않고 퇴임했다. 후임자는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 6일 롯데 유통군HQ(헤드쿼터) 인사혁신본부장으로 있던 김홍절 전무가 코리아세븐 신임 대표이사로 발령 났다.

손 전 부문장은 2021년 12월 임원 승진과 동시에 코리아세븐 재무총괄 임원을 맡았다. 상무보를 달고 코리아세븐 재무부문장 겸 금융사업부문장으로 일했다. 지난해 3월 코리아세븐 사내이사로 들어와 주요 의사결정에도 참여했다.

손 전 부문장은 코리아세븐에만 20년 넘게 몸담았다. 2000년 건국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코리아세븐에 입사했다. 재무 분야에서 경력을 토대로 임원 승진 코스를 밟았다. 코리아세븐에서 재무팀장, 점포회계팀장을 지냈다.


재무부문장으로 부임한 뒤 점포망 확장 전략을 뒷받침하는 전략을 폈다.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3월 한국미니스톱(롯데씨브이에스711)을 인수했다. 출점 제한 규제 등으로 성장에 한계가 있는 국내 편의점 시장에서 점포 수를 확대, 구매 협상력 등을 개선하기 위해 인수·합병(M&A)을 택했다.

인수대금은 코리아세븐 최대주주인 롯데지주(지분 92.33%)가 책임졌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4월 4000억원 규모 코리아세븐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3984억원을 납입했다. 그 해 3월 코리아세븐은 일본 이온그룹으로부터 롯데씨브이에스711(옛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3225억원)를 인수했다.

인수 후 통합(PMI) 비용과 신규 점포 출점 등에 쓸 투자금과 단기성차입 상환자금은 손 전 부문장이 마련해야 했다. 코리아세븐은 기존 미니스톱 점포를 내년 3월까지 세븐일레븐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코리아세븐은 롯데씨브이에스711에서 유·무형자산(점포 시설장비, 인테리어, 임차권리금 등)을 양수해 점포 전환을 추진 중이다.


손 전 부문장 체제에서 코리아세븐은 현금보유량을 늘렸다. 2021년 말 1297억원이었던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지난해 말 2294억원, 지난 3분기 말 4595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 3분기 말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4603억원)은 별도 기준 보유량과 비슷하다.

코리아세븐은 외형 성장세에 힘입어 영업현금흐름을 개선해 잉여현금흐름(FCF)이 쌓였다. 올 3분기 별도 기준 영업현금흐름은 3124억원으로 지난해 온기 유입액(2583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3분기 유·무형자산과 사용권 자산 순증감액(자본적지출), 배당금 지급 등을 제한 FCF는 2067억원이다. 최근 3년(2020~2022년) FCF는 500억~600억원 수준이었다.

손 전 부문장은 유동성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차입금도 늘렸다. 지난해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 시장이 불안해지자 내놓은 대책이다. 올해도 만기 회사채 상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차입을 일으켰다. 2021년 말 7593억원이었던 별도 기준 코리아세븐 총차입금은 지난해 1조162억원, 지난 3분기 말 1조2383억원으로 증가했다. 순차입금은 △2021년 말 6296억원 △지난해 말 7868억원 △지난 3분기 말 7788억원 수준이다.


차입금을 늘리면서 이자 부담이 커진 건 현금흐름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단기성차입금 위주로 만기 구성이 바뀌면서 재무안정성도 저하됐다. 후임 재무부문장이 풀어야 할 과제들이다. 지난 3분기 코리아세븐 별도 기준 이자비용은 전년 동기(178억원) 대비 두 배 늘어난 364억원이다. 올 3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이자비용보다 적은 51억원이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각각 단기성차입금이 54%(6686억원), 장기성차입금이 46%(5692억원)를 차지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