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이 개선된 실적과 높은 주가 흐름을 보여주면 경영성과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전체 11개 항목 중에서 만점인 5점을 받은 항목을 여럿 찾아볼 수 있었다. 주주환원 역시 다른 곳과 비교해 결코 뒤쳐지지 않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사회 운영은 조금의 아쉬움을 남겼다. 참여도를 제외하면 이사회 구성, 정보접근성, 견제기능 분야에서 다소 약한 모습을 보여주며 평균 점수가 2점대에 그쳤다. 법적 요건은 충분히 충족하고 있지만 활발한 논의를 통해 경영진을 견제하는 등 이사회 본연의 기능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사회 평가를 통해 이사회 운영을 개선하는 최근의 흐름과도 다소 동떨어져 있었다.
◇총점 255점 중 135점 획득 그쳐…눈에 띄는 경영성과
THE CFO가 실시한 '2024 이사회 평가'에서 효성중공업은 총점 255점 중 135점을 받았다. 이사회 평가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분야에서 이사회 구성 및 활동 내역이 평가됐다.
구성 분야 평균 점수는 2.8점으로 집계됐다. 9개 평가 항목에서 25점을 받았다. 구성 분야 평가 항목은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여부, 사외이사 비율, 사외이사 소위원회 위원장 선임 여부, 이사회 규모, 이사회 내 위원회 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구성, BSM(Board Skills Matrix) 활용 여부, 다양성, 지원조직 유무 등이다.
이사회 구성은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가장 먼서 손볼 수 있는 영역이다. 사외이사 중심으로 이사회를 구성한 뒤에 세부적인 이사회 운영 방침 선진화가 가능하다. 구성 분야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면 이사회 평가 전반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는 데 한계가 있다.
효성중공업은 선진화된 이사회 구성의 가장 기본이 되는 의장 선임 단계부터 다소 낮은 점수를 받았다. 최근 사외이사 중심 이사회 운영이 중시되며 기업과 금융회사는 의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추세다. 효성중공업은 대표이사인 우태희 사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다.
구성 분야에서 가장 높은 항목을 받은 부문은 이사회 구성원의 다양성 측면이었다. 효성중공업 사내이사 자리 3개 가운데 하나를 일본인인 요코타 타케시 전력PU장이 맡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일본 도시바 출신으로 2018년 효성그룹에 입사해 2019년부터 효성중공업에 몸담아 왔다. 이사회 다양성이 점차 중시되면서 여성이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곳은 꽤 많아졌지만 외국인이 이사회에 입성한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경영성과 분야의 점수가 높은 점도 눈에 띄었다. 11개 항목 가운데 5개 항목에서 가장 높은 5점을 받았다.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이다. 그 결과 경영성과 분야의 평균 점수도 3점을 기록해 참여도(3.1)과 함께 3점을 넘겼다.
◇'평가개선프로세스' 평가 분야 중 최하점
효성중공업의 정보접근성과 견제기능 분야 평균 점수는 각각 2.7점, 2.3점에 그쳤다. 정보접근성 분야의 6개 항목에서 16점을 받았다. 견제기능 문야의 9개 항목에선 21점을 받았다. 정보접근성이 떨어지고 견제기능 역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사회가 사외이사 중심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의사결정 과정 역시 자세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평가개선프로세스 평균 점수는 2.1로 가장 낮았다. 이사회 평가는 물론 사외이사 개별평가를 진행하지 않는 게 평가개선프로세스 평균 점수를 낮춘 요인이 됐다. 최근 몇 년 사이 이사회 평가를 실시하고 이를 근거로 이사회 운영 전반을 개선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아쉬운 부분이다.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평가 역시 최근엔 늘어나는 추세다. 이를 사외이사 재선임에 반영하는 곳이 증가하고 있다.
참여도 분야 평균 점수는 6개 분야 중 가장 높은 3.1점으로 집계됐다. 이사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감사위원회를 비롯한 위원회 회의를 적절하게 개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사회 구성원들의 회의 참석률도 높은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