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2024 이사회 평가

LG전자, 이사회 독립성 강화 행보 '현재진행형'

[총평]①255점 만점 중 167점…이사회 구성·참여도 '보통', 경영성과 '미진'

김현정 기자  2024-10-10 08:21:22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 체제에 들어선 이후 2019년부터 이사회 독립성 및 투명성 강화에 공을 들였고 LG전자 역시 그룹 차원의 행보에 발맞춰왔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하는 한편, 관료출신 위주로 사외이사를 꾸렸던 데서 신사업 전문가로 이사진을 구성했다. 내부거래위원회와 ESG위원회 등 이사회 내 위원회를 추가 설치한 작업도 성과로 꼽힌다.

다만 개선점도 여전히 존재한다. LG그룹의 주요 인사이자 직전 LG전자 대표이사인 권봉석 ㈜LG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등 이사회의 독립성이 다소 떨어진다. 이사회 규모와 소위원회 수도 보통 수준에 그친다. 사외이사 추천 경로 공시와 사외이사 후보군 관리 역시 부족한 지점이 엿보인다. 이 밖에 이사회 재임 시기 경영성과도 시가총액 100위 기업 평균치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 구성 '보완점' 여전, 경영진 '견제기능' 양호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에 나온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및 2024년 1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삼았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LG전자의 이사회 구성 및 활동한 평가한 결과, 255점 만점에 167점으로 산출됐다.



우선 ‘구성’ 항목에서 평균 3.6점을 얻었다. 5등급으로 나누었을 때 3등급 보통을 살짝 넘어서는 정도다. 2019년 조성진 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부터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으며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이 분리됐지만 권영수 전 ㈜LG 부회장, 현재 권봉석 LG 대표이사 부회장 등 그룹의 주요 인사가 기타비상무이사직으로 이사회에 들어와서 의장을 맡고 있다. 완전히 독립적인 형태의 이사회 구성은 아니다. 이 밖의 이사회 규모나 이사회 내 위원회 수 등이 ‘우수’의 수준에 닿진 못하고 있다.

‘참여도’ 항목에서도 평균 3.5점을 받았다. 기타위원회 회의 개최 횟수가 ‘매우 우수’ 등급을 받았는데 일상적인 경영사항을 이사회로부터 위임받은 ‘경영위원회’에서 수시로 회의를 개최한 게 컸다. 이 밖에 사내·사외이사들의 이사회 참석률이 높은 편으로 역시 ‘매우 우수’ 등급을 받았다. 다만 이사회 회의 개최 횟수, 사외이사 풀 관리 활동, 감사위원회 회의 개최 횟수 등이 ‘보통’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도 양호한 편으로 분석된다. ‘견제 기능’ 항목은 4.0점으로 채점됐다. 최고경영자 승계를 위한 내부 프로세스를 구축·운영하고 있으며 회사의 기업경영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감사위원회도 4명의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토록 하고 있다. 감사위원장도 사외이사인 류충렬 이사가 담당 중이다. LG전자는 계열사와의 자기거래·상품용역 거래 등이 잦은 회사인데 ‘내부거래위원회’를 별도로 둬 이사회에서 적절히 통제토록 했다. 다만 사외이사 추천 경로가 구체적이고 투명치 않다는 점이 부족한 면으로 꼽힌다.

◇사외이사 개별평가 '적극적'…경영성과, 시총 100대기업 평균치 하회

‘정보접근성’ 항목은 4점이다. LG전자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접근이 용이하게 게시해 ‘매우 우수’ 등급인 5점을 부여받았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는 상장기업이 기업지배구조 핵심원칙 준수 여부를 공시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그 사유를 설명토록 해 자율적으로 경영투명성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도 80%로 관리해 5점을 부여받았다.

이사회와 개별 이사의 활동 내역의 경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에는 공시가 돼있지만 홈페이지에는 공시되지 않아 3점으로 채점됐다. 이 밖에 LG전자의 사외이사들이 어떤 경로로 이사회에 입성하게 됐는지는 투명하게 공시되지 않아 1점을 부여받았다.

‘평가 개선 프로세스’ 항목은 평균 4.1점으로 6개 항목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LG전자 이사회는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를 수행하고 있는 만큼 관련한 지표들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인사 부서 및 이사회 사무국이 사외이사에 대한 내부평가를 진행 중이다. 개별 평가를 기반으로 이사의 재선임 여부를 고려하고 있기도 하다.

‘경영성과’ 항목은 가장 낮은 1.6점으로 채점돼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된다. LG전자는 시가총액 20위 안에 드는 무게 있는 회사임에도 현 이사회 재임 기간 최근의 경영성과가 시총 100대 기업 평균치 대비 좋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투자지표인 주가순자산비율(PBR), 배당수익률,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모두 최하점인 1점으로 채점됐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나 총자산이익률(ROA), 매출성장률 등 수익성 지표 역시 대부분 1점이었다. 다만 영업이익성장률은 평균치를 20% 넘게 상회해 5점을 부여받았다. 중장기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인 ‘2030 미래비전’ 관련 자금 확보, 거래처 자재 구매, 용역 대금 지불 등을 위해 회사채 등을 발행한 탓에 부채비율도 평균치를 넘어서 1점을 받았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