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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 현금 순유입세 이어질까

2021년 이후 마이너스(-)였던 FCF 양전환, 관건은 '주주환원'

김위수 기자  2024-10-08 15:29:22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강력한 '코로나19 특수'를 맞았던 금호석유화학의 실적은 2021년 정점을 기록한 뒤 하락을 겪었다. 이어진 석유화학의 침체기는 실적 하락 추세를 더 가파르게 했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기초 석유화학 제품이 아닌 합성고무 등을 중심으로 하는 만큼 최악의 상황에 처하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인 현금창출력은 저하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의 올 상반기 잉여현금흐름(FCF)은 간만에 순유입 상태다. 지출을 관리하는 전략이 적중했다. 하반기 실적반등이 예상되는 만큼 금호석유화학이 FCF를 플러스(+)로 유지할 가능성도 커졌다.

◇3년만에 돌아온 플러스 FCF

올 상반기 금호석유화학의 FCF는 248억원으로 나타났다. FCF는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자본적지출(CAPEX)과 배당 지급액 등을 차감하고 남는 잉여현금 등을 제외한 잉여 현금을 뜻한다. FCF가 플러스라는 것은 현금이 쌓인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FCF가 좋은 흐름을 보인다면 재무구조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고, 향후 주주환원 및 투자 여력이 커지게 된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양수였던 금호석유화학의 FCF는 2022년 음전환했다. 반기를 기준으로 봐도 비슷한 흐름이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는 매년 상반기를 기준으로도 FCF가 플러스를 기록하다가 2022년과 2023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2021년 호실적을 기록한 이후 씀씀이는 커졌지만 이후 현금창출력이 안정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2017년부터 금호석유화학의 자본적지출(CAPEX)과 배당금 지급액 합계는 2200억원 미만 규모였지만 2021년부터 지출이 늘었다. 금호석유화학의 CAPEX, 배당금 지급액은 2021년 4708억원, 2022년 7089억원, 2023년 7369억원으로 계산됐다. CAPEX는 주로 주력 사업인 NB라텍스 설비증설에 쓰였고 최대주주인 박철완 전 상무의 주주권 행사 등의 영향으로 주주환원 규모도 전반적으로 확대됐다.

이런 가운데 올 상반기 플러스 FCF가 나온 이유는 지출 규모가 전반적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3972억원의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에서 운전자본투자(564억원)을 제외한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이 지출보다 248억원 많았다는 뜻이다.

OCF는 전년(3612억원) 대비 24% 늘어난 3972억원을 기록했는데, 매출 규모가 비슷했던 지난해보다 운전자본투자가 절반으로 줄었다. 특히 지난해 마이너스(-) 35억원이었던 매입채무 증감이 2731억원에 달했다. 매입채무는 원재료 등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채무로, 매입채무의 증가는 보통 현금흐름에 플러스가 되는 요인이다.


지난해 별도 당기순이익이 줄어들며 올해 배당금 지급액도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축소됐다. 금호석유화학은 별도 당기순이익의 20~25%를 배당금의 재원으로 책정하고 있다. 지난해 별도 당기순이익 3030억원 중 25%에 해당하는 765억원을 배당하기로 하고 올 1분기 중 지급했다. CAPEX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점도 현금흐름에 긍정적이다. 올 상반기 금호석유화학의 CAPEX는 239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CAPEX(2508억원)보다 소폭 줄어들었다.

◇현금 유입세 이어질까

올 하반기 금호석유화학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 금호석유화학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34% 늘어난 1129억원이다.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며 연간 영업이익 규모는 지난해를 저점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증권가에서는 점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이 진행 중이던 NB라텍스 신규 투자가 올 상반기 중 끝났고, 종속회사 금호폴리켐의 EDPM 증설 투자 역시 올해로 마무리된다. 내년부터 CAPEX 부담도 이전보다 줄어들게 된다는 뜻이다.

이대로라면 현금이 쌓일 공산이 높다. 관건은 주주환원 정책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2021년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은 매년 별도 당기순이익의 20~25%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5~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자기주식 매입 및 소각에 쓴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제시한 가이드라인의 상한선에 맞춰 주주환원을 이행하고 있다. 지난해 설정한 총배당금은 별도 당기순이익 기준 배당성향은 25%, 자기주식 매입 금액은 500억원으로 별도 당기순이익의 10%를 초과한다. 주주환원 정책 자체를 강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들어 현금유출 규모가 커지기는 했으나 재무구조 자체는 매우 견조하다"며 "투자 혹은 주주환원 정책 확대 가능성이 변수가 되겠으나 재무안정성이 급격하게 떨어질 가능성은 적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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