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이 2년째 자본 리쇼어링(해외 법인 자금 국내 반입) 전략을 펼친다. 베트남 법인(Orion Food VINA)에 쌓인 유보금을 회수해 국내 물류센터 건립과 주주 환원 재원으로 쓴다. 오리온은 별도 기준, 연결 기준으로 모두 순현금 상태다.
오리온은 지난 1분기 별도 기준 배당금 수익으로 1045억원을 인식했다. 각각 100% 자회사인 베트남 법인에서 1038억원, 지분 50%를 보유한 공동기업 농업회사법인 오리온농협에서 9억원이 배당금 수익으로 잡혔다. 지난해 1분기에는 배당금 수익이 없었다.
베트남 법인은 초코파이 등 과자류를 해외에서 생산하고 있다. 오리온은 국내(익산·청주)뿐만 아니라 중국·러시아·인도 등 11개국에 생산 공장을 갖췄다. 베트남 법인(자산 4961억원)은 해외 과자류 생산 판매 법징 중 중국 법인(Orion Food, 자산 6941억원) 다음으로 자산 규모가 큰 곳이다.
오리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베트남 법인에서 배당금을 거둬들였다. 그해 연말까지 베트남 법인에서 수령한 배당금은 1112억원이다. 2022년 말 법인세법이 개정된 뒤 해외 법인에서 올린 이익을 국내로 가져올 때 세금 부담이 줄어들자 자본 리쇼어링을 실시했다.
오리온은 매출 절반 이상이 해외 법인에서 발생한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2조9124억원) 중 36%(1조700억원)만 국내에서 일어났다. 나머지는 △중국 법인(PAN Orion 등)이 40%(1조1790억원) △베트남 법인이 16%(4755억원) △러시아 법인(Orion International Euro)이 7%(2003억원) △인도 법인(Orion Nutritionals)이 1%(205억원)씩 분담했다.
지난해 베트남 법인이 지급한 배당금 덕분에 오리온은 별도 기준으로 순현금 상태로 전환했다. 그해 오리온 별도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1392억원)은 자본적 지출(CAPEX, 992억원)·지분 투자(232억원)·배당금 지급(376억원) 등으로 빠져나간 현금과 비슷했다. 추가로 차입금을 상환하려면 다른 방법으로 현금흐름을 유입시켜야 했다.
베트남 법인은 외형 성장과 함께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배당 여력을 지니고 있었다. 2022년과 지난해 베트남 법인 매출은 4700억원대, 당기순이익은 800억원대였다. 순이익률은 17~18%다. 지난 1분기에도 매출 1182억원을 올리며, 순이익률은 15%(180억원) 수준이었다.
오리온은 지난해 별도 기준으로 총차입금을 778억원(리스부채 포함) 줄였다. 그해 영업활동현금흐름(1392억원) 외에 베트남 법인에서 올라온 배당금(1112억원)이 차입금 상환 재원으로 쓰였다. 지난해 말 별도 기준으로 오리온은 현금성 자산(449억원)이 총차입금(150억원)보다 많은 순현금 상태다. 지난 1분기에도 별도 기준으로 순현금(543억원) 상태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연결 기준 순현금 규모는 6698억원이다.
지난 1분기 베트남 법인에서 인식한 배당금 수익(1038억원)은 아직 현금흐름으로 들어오지는 않았다. 배당 결정 시점과 실제 지급 시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배당금 수익은 오는 11월까지 오리온 별도 기준 재무활동현금흐름으로 유입된다. 오리온은 베트남 법인에서 받은 배당금을 국내 생산·물류 역량 확대 투자와 주주 환원 재원으로 쓸 계획이다. 오리온은 올해부터 3년 동안 연결 기준 배당성향 목표를 20% 이상으로 제시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베트남 법인에서 수령한 배당금은 국내 진천 물류센터 건설, 주주 환원 정책 강화에 따른 배당금 등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