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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는 지금

은행 색채 짙은 피어그룹 선정…성장 지향점은 'BaaS'

①영업 행태, 수익 구조 유사성 기준 맞춰 엄선…플랫폼 강조한 카뱅과 방향성 '정반대'

김영은 기자  2024-09-19 14:20:15

편집자주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 두번째 도전에 나선다. 2022년 비우호적 경제 상황으로 인해 상장을 철회한 지 2년여 만이다. 최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수년간 IPO 작업에 공을 들인 만큼 만반의 준비는 끝냈다. 올해 천만 고객을 돌파하고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는 등 자신감은 충분하다. 넥스트 스텝을 준비하는 케이뱅크의 현재를 들여다본다.
케이뱅크가 코스피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피어그룹 산정에 이목이 쏠린다. 앞서 상장에 성공했던 카카오뱅크와 달리 은행의 정체성이 한층 짙어졌다. 비대면 영업 형태는 물론 이자수익 중심의 사업구조를 가진 기업들을 엄선한 모습이다.

케이뱅크가 줄곧 추구해온 IPO 컨셉인 BaaS(Banking as a Service, 서비스형 뱅킹)의 제공 여부도 피어그룹 선정 기준으로 꼽았다. 다양한 기업과의 제휴로 외부로의 확장성을 추구하는 케이뱅크의 지향점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선진시장 인터넷은행 기업 모았다…업종·사업 유사성 면밀 검토

13일 제출한 금융신고서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공모가 산정을 위한 비교기업으로 카카오뱅크와 일본 SBI스미신넷은행(SBI Sumishin Net Bank), 미국 인터넷은행(he Bancorp Bank)의 모회사인 Bancorp 세 곳을 선정했다. 세 기업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DMS 2.56배다. 이를 바타으로 한 케이뱅크의 적정 시가총액은 약 5조4049억원이다.


세 기업 모두 인터넷은행의 정체성이 뚜렷한 곳이다. 은행업 라이선스를 보유하되 오프라인 점포가 없는 영업 행태를 가진 은행을 선정했다. 여기에서 이자수익 중심의 수익구조 유사성도 면밀히 살폈다.

최근 사업연도 기준 카카오뱅크와 Bancorp는 이자수익이 82%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SBI 스미신넷은행의 경우 이자수익이 45.8%인데 이는 주택담보대출의 선취수수료를 비이자이익으로 인식하는 탓이다. 이익 측면에서 이자이익 기여도는 59.8%에 달한다.

카카오뱅크와는 상이한 피어그룹 선정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카카오뱅크는 과거 미국의 소매여신 플랫폼 로켓컴퍼니(Rocket Companies), 브라질 금융기술 회사 패그세구로(Pagseguro Digital), 러시아 디지털 은행 타타컨설턴시서비스(TCS Group), 스웨덴 디지털 금융 플랫폼 노르드넷(Nordnet AB/은행) 등 4곳을 피어그룹으로 선정했다. 일부 기업은 인터넷은행과 거리가 있지만 플랫폼을 기반으로 대규모 수익을 창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플랫폼 사업에 내외부적 관점의 차이가 피어그룹 선정에도 영향을 미친 모습이다. 카카오뱅크 상장 때와 달리 플랫폼 경제에 대해 시장이 비우호적으로 바뀌며 이에 대한 밸류에이션도 낮아지는 추세다. 또한 케이뱅크의 경우 카카오뱅크 보다 플랫폼 경쟁력이 열위한 점도 있다. 상반기 중 케이뱅크의 MAU는 약 400만명 수준인데 카카오뱅크의 상장 당시 MAU는 1600만명으로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

◇BaaS로 개방형 생태계 구축할 것…피어그룹에도 반영

케이뱅크는 플랫폼 경쟁력 대신 BaaS를 통한 생태계 확장을 성장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BaaS는 은행 등 전통 금융사가 핀테크 등 비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자사의 뱅킹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플랫폼을 중심으로 여러 서비스를 붙여가려는 카카오뱅크의 구상과는 방향성이 정반대다.

피어그룹 산정에도 이러한 서비스형 뱅킹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만을 채택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제휴사에 계좌인증, 계좌연결 등의 지원을 위한 뱅킹 API를 제공하고 있다. SBI스미신넷은행은 BaaS 사업 고객 파트너사가 19곳, BaaS 계좌는 158만개에 달한다. Bancorp 또한 Paypal, SoFi, Chime 등 주요 핀테크 기업에 뱅킹 서비스를 포함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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