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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 골프사업 재무분석

SK핀크스 가치 높이는 '삼박자'

②현금창출 꾸준·무차입 유지…핵심 자산 '부동산' 담보 제공 전무

이민호 기자  2024-09-11 15:21:13

편집자주

국내 다수 그룹(대기업집단)은 골프장을 갖고 있다. 골프장은 오너와 임원을 위한 레저시설을 넘어 산업과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더하고 있다. 대부분 그룹은 골프장 유형자산과 지분을 담보로 현금여력을 늘리거나 배당수익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THE CFO가 각 그룹의 골프장 재무 현황을 분석하고 활용법을 살펴본다.
SK핀크스의 힘은 세 가지 요소에서 나온다. 계열사로부터의 매출을 바탕으로 현금을 안정적으로 창출하고 있는 데다 무차입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재무건전성도 우수하다. 토지와 건물 등 풍부한 유형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담보로 제공하고 있는 자산도 없다.

◇'무차입' SK핀크스 재무건전성 우수…계열사 매출 안정적 발생

SK그룹 지주사 SK는 2020년 12월 제주도 골프장과 리조트 사업 관련 계열사의 지배구조를 일원화했다. 2019년 9월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 보유 구주(95억원)와 신주(유상증자·190억원)를 합해 285억원을 들여 휘찬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했다. 2020년 12월 SK가 휘찬에 유상증자로 3074억원을 투입하고 휘찬은 이 유상증자 자금을 이용해 SK네트웍스가 보유하고 있던 SK핀크스 지분 전량을 3029억원에 사들이면서 완전자회사화했다.


휘찬과 SK핀크스의 장점은 우수한 재무건전성이다. 휘찬은 SK그룹 편입 직전까지는 조 명예회장으로부터의 차입금에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에 부채비율이 1000%를 넘어갔다. 하지만 SK가 자회사 편입 때 190억원을 출자했고 이듬해 SK핀크스 지분 인수를 위해 3074억원을 출자하면서 지난해말 부채비율이 4.7%에 불과할 만큼 재무건전성이 개선됐다.

휘찬이 차입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영업이익이 SK그룹 편입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차입이 불가피하다. 다만 지난해말 차입금은 100억원으로 이에 따른 차입금의존도가 4.3%로 미미하다. 휘찬은 하나은행과 112억원 한도의 대출을 약정하고 있으며 이중 실행 금액이 100억원이다.


SK핀크스는 차입금마저 없다. SK핀크스도 하나은행과 40억원 한도의 대출을 약정하고 있지만 실제 실행 금액은 없다. 다만 차입금 성격인 리스부채(유동·비유동 합산)가 5억원 있을 뿐이다. 이에 따른 차입금의존도는 0.2%에 그친다. SK핀크스가 무차입 기조를 이어올 수 있는 데는 휘찬과 달리 꾸준히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125억원과 지난해 91억원 등 최근 5년(2019~2023년) 평균 영업이익은 78억원이었다.

SK핀크스가 양호한 현금창출력을 유지하는 이유는 SK그룹 계열사들로부터 매출을 안정적으로 발생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SK핀크스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604억원이었으며 이중 60%(359억원)가 특수관계자로부터 발생했다. 특수관계자별로는 SK하이닉스(78억원), SK텔레콤(51억원), SK(38억원), SK이노베이션(25억원), SK에너지(15억원), SK E&S(13억원) 순으로 매출 기여도가 높았다.

◇SK핀크스의 힘 '부동산'…담보 제공 유형자산 전무


다만 SK핀크스의 지난해말 부채비율은 40.5%다. 차입금이 없는 점을 고려하면 부채비율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다만 이는 골프장을 회원제로 운영하는 데 따른 불가피한 결과다. SK핀크스의 지난해말 전체 부채는 784억원으로 이중 61%(479억원)가 입회금일 정도다. 입회금은 회원권 분양에 따른 보증금(예수보증금)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실질적인 부채 부담은 더 낮다.

SK핀크스는 최근 수년간 매년 5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해왔다. 영업이익 흑자가 바탕이 되므로 매년 배당금 지급에도 지난해말 현금성자산 131억원, 이익잉여금 212억원으로 배당 여력이 있다. 이 배당금은 모두 휘찬에 유입됐다. 하지만 휘찬은 한 번도 배당을 실시한 적이 없다. 지난해말 이익잉여금이 90억원으로 배당 여력이 있는 편도 아니다.


휘찬의 자산 구성을 보면 루체빌리조트와 포도뮤지엄을 운영하고 있으므로 유형자산(217억원)이 있기는 하지만 오히려 핵심 자산은 전체 자산(2333억원)의 88%를 차지하는 SK핀크스 지분(2046억원)이다. 휘찬은 영업이익이 줄곧 적자이므로 차입금과 함께 SK핀크스로부터 받는 배당금이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주요 요소다. 실질적으로 휘찬의 역할은 SK핀크스를 지배하는 통로에 그치고 있다.

반면 SK핀크스는 전체 자산(2721억원) 중 86%가 유형자산(2328억원)이다. 이 때문에 SK핀크스의 역합병 등 방법으로 휘찬과 SK핀크스가 한 몸이 돼도 이상할 게 없는 구조다. SK핀크스는 차입이 없으므로 차입을 위한 담보로 내놓은 유형자산도 없다. 하지만 휘찬은 토지 38억원과 건물 115억원 등 합산 152억원 규모 유형자산을 차입에 대한 담보로 제공했다. 담보로 내놓은 유형자산은 전체 유형자산의 70%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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