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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평가 A급' 한솔테크닉스, 새마을금고도 '기웃'

3% 후반대 금리서 450억 증액 발행 수순…리테일·하이일드펀드 다수 진입

권순철 기자  2024-08-28 13:34:52
한솔테크닉스가 기관 수요예측에서 A급 이슈어에 버금가는 성적을 받아들었다. 시장에서 'BBB+, 안정적'으로 평가받는 이 회사는 결과적으로 2년 만에 3%대 금리에서 조달액을 확보하게 됐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 키움증권이 맡았다.

기관 중에는 새마을금고도 포함됐다. 통상 트리플B급 채권을 잘 담지 않는 곳이지만 회사의 펀더멘탈을 높이 평가해 이례적으로 태핑에 참여했다는 후문이다. 이외에도 상대적인 고금리 매력에 다수의 리테일과 하이일드펀드가 회사의 채권을 담았다.

◇2년 만에 3% 후반대 금리로 조달…450억원 증액 발행 결정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솔테크닉스는 전일 치른 기관 수요예측에서 모집액(300억원)의 4배가 넘는 주문을 받았다. 1.5년물에는 580억, 2년물에는 690억원이 쇄도한 가운데, 회사의 최종 발행액은 450억원이 유력하다. 오는 11월 58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지만 남은 금액은 보유 현금으로 상환할 것으로 관측된다.

주문 규모도 인상적이었지만 이목을 끌었던 부분은 금리였다. 한솔테크닉스는 희망 금리 밴드로 -30~+30bp를 제시했는데 공모 전 1.5년물 금리는 4.072%, 2년물은 4.285%에 형성돼 있었다. 수요예측 결과 각각 -15bp, -30bp에서 모집액을 채운 가운데 공모 전 금리가 발행일까지 유지된다면 3.922%, 3.985%로 자금을 모을 수 있게 된다.

한솔테크닉스가 공모채 시장에서 3%대 금리로 자금 조달에 성공한 것은 2022년 2월 이후 2년 만이다. 당시 2년물 3.70% 금리로 200억원을 확보했지만 이후 시장금리가 급등하자 더 이상 3%대 금리로 시장성 조달에 나설 수 없게 됐다. 2022년 상반기 이후 P-CBO, 공모채 등을 두루 활용했지만 모두 4%대에 조달을 완료했다.

분위기는 올해 초 들어 전환됐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만발하면서 시장금리도 내려앉아 발행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한 것이다. 한솔테크닉스는 지난 4월과 6월 1.5년물 사모채를 찍어 총 200억원을 확보했는데 모두 연 3.99% 금리를 지불하는 조건이었다. 4.5%대를 상회하던 단기물 개별민평금리도 8월 초 들어 3% 후반대로 내려왔다.

한솔테크닉스가 3%대 후반에서 공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은 시장에서 회사를 최소 A-~A0급 이상의 이슈어로 평가하고 있음과 다르지 않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일 기준 A-급 회사채 1.5년물과 2년물 금리는 각각 4.138%, 4.185%에 머물러 있다.


◇리테일·하이일드 펀드 다수 진입…새마을금고도 '주목'

예년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조달을 끝마친 배경에는 고금리 매력도 한몫 했던 것으로 보인다. 추석 연휴 전 발행사들의 조달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최근 시장에 나선 대부분의 이슈어는 A급 이상으로 평가 받고 있다. 3% 중후반대 표면금리가 대세로 정착한 상황에서 4%대 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하다.

실제로 다수의 증권사 리테일과 하이일드 펀드가 태핑에 참여했다. 하이일드 펀드의 경우 근래 IPO 시장이 조정장에 진입하면서 BBB급 회사채를 담을 유인이 낮아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한솔테크닉스 회사채는 적극적으로 담으면서 이와 관련한 우려를 불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이목을 끈 기관은 새마을금고였다. IB 업계 관계자는 "새마을금고가 BBB급 회사채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경우가 흔한 일은 아니다"면서 "한솔테크닉스의 전반적인 사항들을 높게 평가해주셨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가 BBB급 회사채를 담는 목적은 금고의 수익률 제고다. 2000년대 초 단위 금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투자대상 회사채의 신용등급을 BBB+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지만 보수적 투자 기조를 유지했다. 이러한 맥락을 고려했을 때 그만큼 한솔테크닉스의 원리금 상환 리스크가 낮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크레딧 업계에서도 한솔테크닉스의 자금 상황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국기업평가는 회사의 수요예측 전 회사채 본 평가에서 담보여력과 자본시장 접근성을 감안했을 때 유동성 대응능력이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부채비율도 2021년 180%까지 치솟았지만 재무 건전성 관리 끝에 지난 1분기 90%대까지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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