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주요 대도시 중 서울이 35도 이상 폭염 일수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덥고 습한 날씨에 대다수가 불쾌하지만 누군가 미소를 짓는다면 그것은 아이스크림 기업일 것이다.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올해도 아이스크림 업체들의 성과 전망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롯데와 빙그레 2강 체제로 재편된 아이스크림 시장 내 주요 기업들의 재무 상황을 THE CFO가 점검해봤다.
덥고 습한 날씨에 '고온다습 태풍' 종다리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7월경부터 시작됐던 무더위에도 이렇게 지치는데 이런 날씨가 2~3월부터 시작되는 나라가 있다. 인도다. '기온이 높으면 습도는 낮겠지'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5월에는 북부 지역이 50도 가까이 치솟았는데 심지어 습도도 높다. 6월에는 수도 뉴델리 밤 기온이 55년 만에 최고였다고 한다.
이런 인도 시장에서 '빙과' 사업은 보증수표와 다름 없었다. 롯데웰푸드가 2017년 말 인수한 현지 아이스크림 업체 하브모어(HAVMOR)는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웰푸드의 올해 상반기 말 자본총계는 772억원, 자산총계는 1233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산총계의 경우 2021년 말 610억원 대비 약 2년 반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자산 성장의 주된 이유가 순이익 창출로 인한 자기자본 확충이라는 점이 고무적이다.
하브모어는 1944년 설립된 인도 기업으로 인도 21개 주와 4개 연방 영토 전역에 7만2000개의 매장과 250개가 넘는 플래그십 매장을 두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2017년 말 하브모어의 지분 100%를 1672억원에 인수했다. 롯데웰푸드의 해외 법인은 △중국 △카자흐스탄 △러시아 △파키스탄 △미얀마 △싱가포르 △벨기에 △인도 등 총 8곳이다. 이 중 빙과 사업을 하는 곳은 인도 법인인 하브모어가 유일하다.
인수 이후 2017년 말 하브모어의 자산은 304억원이었다. 이후 하브모어는 코로나19 발생 당시였던 2020년 순손실 18억원을 냈던 적을 제외하면 매년 꾸준히 순이익을 냈다. 2021년 순이익 78억원을 내며 곧바로 회복했고 2022년과 작년에는 각각 132억원, 14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매출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팬데믹 당시인 2020년 매출 587억원으로 전년 매출 1020억원 대비 큰 타격을 받았지만 2021년 994억원을 기록하며 빠르게 회복했다. 2022년과 작년에는 각각 매출 1544억원, 1656억원을 내며 연달아 성장했다.
올해도 분위기가 좋다. 하브모어는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과 순이익으로 각각 1039억원, 127억원을 냈다. 작년 연간 매출의 63%, 순이익의 91%를 상반기만에 기록한 셈이다. 기상청 누리집에 따르면 인도는 11월에도 최고기온이 28도까지 상승해 4분기에도 빙과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이은 호실적은 견고한 재무구조로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하브모어의 부채비율은 59.7%에 불과하다. 팬데믹으로 순손실을 기록했던 2020년 말 부채비율 94.7% 대비 단기간에 상당부분 부채비율이 낮아졌다.
투자도 계속된다. 롯데웰푸드는 작년 초 하브모어에 5년 동안 약 45억 루피(약 7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투자 규모를 조금 더 늘리고 기존 아이스크림 생산 라인 증설에도 자금을 투입한다.
지난 달 말에는 지배구조 개편 이슈도 있었다. 롯데웰푸드는 인도 지역 건과 법인인 롯데 인디아(LOTTE India)와 하브모어를 합병해 인도 현지 통합법인을 출범하겠다고 밝혔다. 롯데 인디아가 하브모어를 흡수합병하는 형태지만 하브모어 브랜드는 지속 성장시켜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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