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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구조 개선' 나선 CJ ENM, 보유 현금 급감 까닭은

1분기 2000억원 선제 조달·2분기 상환, 영업활동 유입 현금도 차입금 상환에

김혜중 기자  2024-08-20 13:55:51
재무구조 개선을 최우선 경영과제로 선정한 CJ ENM이 차입 비중 축소를 위한 고삐를 당기고 있다. 다만 선제적으로 조달해 둔 자금과 영업활동을 통해 유입된 현금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며 보유 현금성 자산이 급감했다. 하반기에도 CJ라이브시티에 1000억원을 출자하는 등 자금 투입이 예고된 상황 속 자산유동화와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유입으로 이를 충당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 ENM의 상반기말 별도기준 현금성자산은 66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분기말 현금성자산 4329억원보다 85% 감소한 수치다. 총 유동자산은 8925억원으로 19% 줄어들었다.

유동자산의 또다른 구성요소인 단기금융상품, 매출채권 및 재고자산, 선급금 등은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 대신 기타유동금융자산이 1736억원으로 1분기말 대비 163% 증가하며 현금성 자산이 일부 기타유동금융자산으로 이동한 모습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볼 때 대여금이 크게 늘었다. CJ ENM의 기타유동금융자산은 미수금, 계약자산, 대여금, 보증금 등으로 구성된다. 그중 대여금이 1분기말 290억원에서 반기말 1131억원으로 증가했다. CJ ENM은 2024년 5월 9일 채무상환 및 운영자금의 목적으로 자회사 CJ라이브시티에 899억원을 대여했다.

여기에 더해 사채를 2000억원 상환했고 보유하고 있던 현금을 사용했다. CJ ENM은 2024년 6월 28일 제21-1회 무보증 공모사채 2000억원에 대한 상환이 예정돼 있었다. 실제로 반기말 별도 기준 CJ ENM의 사채는 총 7930억원으로 1분기말(8133억원)보다 2000억원 감소했다.

다만 이번 사채 상환을 위한 현금은 CJ ENM이 1분기에 공모사채 발행을 통해 선제적으로 조달해 둔 자금이다. 상환까지는 시간이 남아있었지만 PF리스크가 심해졌다는 판단 하에 2월에 2000억원가량의 공모사채 발행을 진행하며 유동성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해당 2000억원이 1분기 현금성자산으로 축적됐고, 2분기에 사채 상환으로 빠져나가면서 현금성 자산에서의 차이가 발생했다.

여기에 더해 CJ ENM은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있다. 올해 2분기에만 유동성장기차입금 상환에 500억원, 장기차입금 상환에 400억원을 사용했다. 상반기 재무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323억원 수준이다. 상반기 잉여현금흐름 1053억원 중 일부를 재무구조 개선에 투입하면서 자산 유동화와 더불어 자체적인 영업활동으로도 재무건전성을 제고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사채 상환 및 대여금 등으로 보유 현금이 크게 감소한 상황 속 하반기 지출에 대한 우려도 상존한다. CJ ENM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하반기 CJ라이브시티에 채무상환 및 운영자금 목적으로 1000억원 가량 출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2분기말 CJ ENM의 보유 현금은 663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CJ ENM 측은 자산 유동화와 영업활동을 통한 자금 유입으로 충당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올해 7월 CJ ENM은 보유하고 있던 넷마블 주식 429만7674주를 처분하며 2500억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했다.

CJ ENM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별도 기준 CJ ENM의 2024년 상반기 영업이익은 9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6% 증가했다. 추후 이익성장 기조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밝힌 만큼 하반기 출자 등의 자금 투입은 자체적으로 충당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CJ ENM 관계자는 “1분기 선제적으로 조달한 2천억원을 2분기에 상환하며 현금성 자산에서의 차이가 발생했다”며 “비사업 자산 유동화 등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지속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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