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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 적자에도 현금흐름은 호전

매출채권 관리 영향, 하반기는 신작 변수…최근 유동성 민감도 높아

황선중 기자  2024-08-20 08:27:37
카카오게임즈가 올해 상반기 당기순손실 전환에도 현금창출력은 오히려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카카오게임즈 연결 실적에서 눈에 띄는 지표는 수익성이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매출은 5202억원에서 4818억원으로 7.3%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378억원에서 150억원으로 60.1% 감소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129억원에서 당기순손실 11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하지만 현금창출력은 반대였다. 기업의 현금창출력 지표인 영업활동현금흐름 추이가 상징적이다. 올해 상반기 카카오게임즈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2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258억원)보다 되레 63.4% 호전됐다. 통상 당기순이익이 감소하면 영업활동현금흐름도 후퇴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 차이를 유발한 요인은 매출채권이었다. 회계상 운전자본 중 하나인 매출채권은 매출로는 인식했지만 아직 현금을 받지 못한 자산이다. 그만큼 매출채권이 늘어나면 매출은 커지고 수익성도 덩달아 개선되지만 실제 현금 유입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좋아지지 않는다.

실제로 카카오게임즈의 매출채권 보유고를 살펴보면 지난해 상반기에는 급증세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2022년 말 712억원에서 2023년 6월 말 1141억원으로 60.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카카오게임즈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산출하는 과정에서 매출채권 증가분(-577억원)을 차감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는 달랐다. 2023년 말 859억원에서 지난 6월 말 900억원으로 4.6% 증가했을 뿐이었다. 그만큼 영업활동현금흐름 산출 과정에서 매출채권 증가분(-90억원) 역시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다시 말해 올해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에 비해 보수적인 매출채권 관리로 영업활동현금흐름 개선을 이뤄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반기 현금흐름은 어떨까

앞으로의 관건은 올해 하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이다. 상반기처럼 지난해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하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988억원에 달했다. 상반기 쌓였던 매출채권이 회수되면서 현금이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매출채권 보유고는 2023년 6월 말 1141억원에서 2023년 12월 말 859억원으로 32.7% 감소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전성기였던 2021년 기점으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2021년엔 2277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는 1246억원에 머물렀다. 만약 카카오게임즈가 올해 하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 825억원 이상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3년 연속 영업활동현금흐름 둔화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근본적인 대책은 신작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다. 신작을 흥행시켜 매출을 키우고 당기순이익을 끌어올리는 방책이다. 당기순이익은 영업활동현금흐름 산출의 출발점이다. 기업은 당기순이익 위에 실제 현금 유출입을 동반하지 않은 비용과 수익을 더하고 빼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계산해낸다.

현재 카카오게임즈가 준비 중인 신작은 4종이다. 구체적으로 <로스트 아이돌론스:위선의마녀>, <발할라서바이벌>, <스톰게이트>, <패스오브엑자일2> 등이다. 이 중에서 현금창출력에 기여할 확률이 높은 작품은 자체 개발작인 <로스트 아이돌론스:위선의마녀>와 <발할라서바이벌> 2종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유동성 민감도가 높아진 상태다. 올해 상반기 저조한 주가 흐름으로 전환사채(CB) 사채권자들이 3700억원 규모 조기상환을 요구한 탓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차입금 3300억원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대처했다. 지난 19일에는 교환사채(EB)까지 발행해 2700억원을 새롭게 조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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