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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흑자' 서울반도체, 마이크로LED 하반기 양산

와이캅 기술 적용, 아마존 소송전 '승리 전망'

김도현 기자  2024-08-13 07:29:38
"코로나19 기간 안전 재고를 많이 쌓으면서 최근 실적이 좋지 않았다. 대신 1000여개 고객 중 한 곳도 줄지 않았다. 그렇게 쌓은 신뢰가 이제 수익화되는 단계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사진)는 1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2024년 2분기 실적설명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2년 가까이 전방산업 부진 등으로 흑자를 내지 못했던 서울반도체는 간만에 실적이 정상화하자 이례적으로 공개행사를 진행했다. 향후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마이크로발광다이오드(LED) 사업을 수차례 언급하면서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

◇자동차·조명·IT 등 3대 LED 시장 집중

서울반도체는 2024년 2분기(연결기준) 매출2830억원, 영업이익 4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기 대비 17.1%,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211.4%, 전년 동기 대비 291.0% 늘었다.

이번 분기는 8개 분기 만에 적자 기조를 탈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국내 시장 침체에도 수익성 높은 오토모티브 부분의 매출 성장과 내부적으로 꾸준히 시행한 연구개발(R&D)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원가 절감 노력 등이 결합돼 흑자 전환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및 서울바이오시스 대표
매출총이익률도 10%에 머물다가 올 2분기에 22%로 20%대에 진입했다. 이 기간 R&D 비용은 230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8% 수준이다. 한 자릿수 후반 비중으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현금 창출 지표로 꼽히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은 전기 대비 1.9%포인트 상승한 9.8%로 나타났다. 이익 창출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서울반도체는 와이어와 패키지 없이 LED를 기판에 직접 장착하도록 설계한 초소형 및 고효율 LED 기술인 '와이캅' 기반으로 매출을 내고 있다. 전력 소모가 적고 방열 성능이 우수해 주요 완성차업체가 활용 중이라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서울반도체가 1000여개 특허를 확보했기 때문에 경쟁사들은 (우리의) 라이선스 없이 개발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 인공지능(AI)이 산업 흐름을 바꾸듯 LED에서는 와이캅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서울반도체는 자동차, 조명, 정보기술(IT) 등 3대 LED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중 자동차에서는 매년 글로벌 톱10 기업이 100개 이상 모델에 '설계 채택(디자인윈)'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응용처는 내외부 라이트,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이다.

이를 기반으로 서울반도체는 3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2900억~3100억원으로 잡았다.

이날 행사에서는 특허 분쟁 관련 내용도 언급됐다. 서울반도체는 자체 LED 특허 보호를 위해 수년째 해외에서 특허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에는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아마존을 상대로 유럽에서 스마트 조명 기술 특허침해 판매금지·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아마존 측에서 우리 특허를 존중하고 내부 검토한다고 했다. 아직 공표할 사안은 아니지만 잘 해결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서울반도체가 유럽통합특허법원(UPC)에 소송을 제기한 특허는 LED 조명 밝기·색상을 시간에 따라 설정하는 솔루션, 방열 패키지 기술 등이다. UPC 판결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17개국에서 효력이 발생한다.

서울반도체(왼쪽)와 서울바이오시스 매출 추이

◇노와이어 및 RGB 원칩 연내 양산

서울바이오시스는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1883억원, 6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기 대비 27.5%, 전년 동기 대비 56.5%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257.8%, 전년 동기 대비 144.2% 증가했다.

서울바이오시스 실적은 모회사 서울반도체와 궤를 같이한다. 와이캅 소자를 공급하는 영향이다.

기존 칩 매출 중심이었던 서울바이오시스는 마이크로LED, 빅셀(VCSEL)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특히 마이크로LED 소자는 기업 간 거래(B2B)용으로 2개국 승인을 받았다. 이 제품은 올 하반기 양산 개시한다.

이 대표는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은 고온에서 방치되면 수명이 급속도로 감소한다. 마이크로LED는 무기물로 고신뢰, 뛰어난 밝기 등을 갖춘 디스플레이"라며 "(서울바이소시스는) 세계 최초로 적색·녹색·청색(RGB) 마이크로LED를 하나의 칩으로 만드는 제품을 개발했다"고 이야기했다.

마이크로LED는 사이니지, 투명 패널, 가상 스튜디오,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과 LG 전자 및 디스플레이 계열사에서도 마이크로LED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세트사에서 하는 마이크로LED 소자나 부품이 아니다. 우리와 포지션이 다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회를 포착할 것"이라고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외에도 자외선(UV) LED, 센서 및 데이터커뮤니케이션 등 부문을 마이크로LED와 함께 3대 매출처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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