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엔터테인먼트가 적자를 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적자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오히려 적자폭이 확대됐다. 신인 아티스트를 데뷔시킨 점은 긍정적이지만 초기 마케팅 비용 등이 투입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YG엔터테인먼트는 저연차 아티스트IP를 정상급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단계라서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YG엔터테인먼트의 2분기 잠정실적은 증권업계의 컨센서스에 한참 못 미친다. 증권업계는 YG엔터테인먼트가 연결기준으로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고 2분기에는 흑자를 낼 것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영업이익과 순이익 둘다 적자를 내며 기대치를 달성하지 못했다.
9일 YG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2024년 2분기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연결기준으로 매출 900억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3.1%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손실은 110억원, 순손실은 3억원이다. YG엔터테인먼트는 올 1분기에도 영업손실을 냈는데 이런 기조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은 180억원이 됐다.
컨센서스를 밑돈다. 증권업계는 YG엔터테인먼트가 매출 1063억원을 내고 영업이익은 35억원, 순이익 40억원을 냈을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YG엔터테인먼트가 공개한 잠정실적은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예상치보다 적었다.
YG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투자성 경비 지출이 이어지고 있어 수익이 감소했다”며 “올해는 저연차 아티스트IP를 정상급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투자 원년”이라고 말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주요 아티스트IP로는 △베이비몬스터 △블랙핑크 △악뮤 △위너 △트레저가 있다. 이 가운데 블랙핑크는 YG엔터테인먼트의 메가IP로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했지만 올해는 휴식기를 보낸 뒤 2025년에야 본격적으로 그룹 활동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머지 아티스트IP는 여러 가지 이유로 YG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이익 기여도가 높은 편이 아니다. 베이비몬스터는 올해 4월 데뷔했고 위너는 멤버 일부가 군복무 중이다. 트레저는 2020년 데뷔한 다국적 보이그룹으로 아직 연차가 낮은 편이다.
일각에서는 YG엔터테인먼트의 IP 라인업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블랙핑크의 계보를 이을 만한 IP 라인업을 확보하지 못했기에 오늘 날 실적 부진이 발생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YG엔터테인먼트는 최근 IP를 다양화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체됐던 2NE1의 15주년 콘서트를 올해 진행하기로 전격 결정해 공식화한 게 대표적이다. 또 2025년 블랙핑크, 위너 멤버 제대로 완전체 컴백이 진행되는 만큼 올해 홍보와 마케팅을 진행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 경우 2025년 실적은 개선될 수 있더라도 각종 비용 부담으로 올해 수익성 부진은 피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YG엔터테인먼트가 올해 신규 아티스트IP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면서 펀더멘탈이 훼손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2024년은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블랙핑크 활동이 부재한 가운데 신규IP인 베이비 몬스터에 대한 투자성 경비 지출이 늘어나는 시기”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