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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텍 유증·메자닌 승부수

'선제적 조달' 지아이이노베이션, 항암·알레르기 할일 많다

유증·CB로 200억 조달, IL-2 등 기술이전 총력…올해 흑자전환 '전망'

한태희 기자  2024-07-31 11:28:00

편집자주

투자 유치는 곧 기업의 능력이다. 특히 뚜렷한 매출원 없이 막대한 자금을 연구개발(R&D)에 쏟는 바이오 기업에 있어 자금 확보는 '생명줄'과도 같다. 다만 투자금 규모에 따라 기업의 지배구조는 물론 기존 주주의 주식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자금 조달 목적 및 투자 조건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하는 이유다. 펀딩난 속 자금을 조달한 기업과 이들의 전략을 짚어본다.
'코스닥 2년 차' 지아이이노베이션에 2024년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상장 당시 '흑자전환'이 가능하다고 본 시점이 바로 올해다. 주력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기술이전(L/O)을 통한 선급금과 마일스톤 확보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신약개발사의 기술이전은 예측과 기대의 영역이다. 자체임상 후 기술이전을 추진하는 전략만으로 연간 400억원대 연구개발비를 감당하는 것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이 300억원에 달하는 넉넉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선제적 조달에 나선 배경이다.

◇상장 첫 '유증·메자닌' 추진, 각각 100억원 규모 조달

지아이이노베이션은 30일 20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을 결정했다. 방법은 전환우선주(CPS) 형태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이다. CPS로 100억원, CB로 100억원을 조달한다.

우선 CPS의 전환가액은 1만1650원, 전환청구기간은 내년 8월 8일부터 2029년 8월 7일까지다. 전환에 따라 발행할 주식수는 85만8371주로 주식총수 대비 비율은 1.9%다.

웰컴자산운용, 한국증권금융, 신한은행, NH투자증권, KB증권, 브레인자산운용, 중소기업은행이 투자했다. 납입일은 다음 달 7일로 존속기간은 2029년 8월 8일까지다.

CB의 경우 표면이자율은 0%, 만기이자율은 3%다. 납입일은 다음 달 8일, 만기일은 2029년 8월 8일이다. 전환가액은 1만1647원으로 전환청구기간은 내년 8월 8일부터 2029년 7월 8일까지다. 투자자로는 DB금융투자, 하나증권, DS자산운용, 나이스자산운용, KB증권, 프라임자산운용, 삼성증권, 빌랑스-CL신기술조합제2호 등이 나섰다.

코스닥 상장 후 처음 단행한 유상증자와 메자닌 발행이라는 점에 주목된다. 신약 개발사의 주된 매출원은 기술이전을 통한 로열티 수익이다. 그러나 이는 쉽게 장담키 어려운 영역으로 자금 사정을 고려한 선제적 투자 유치가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의 올해 1분기 기준 현금성자산은 326억원에 달한다. 연간 40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지출하는 걸 고려하면 보유 현금만으로 버티는 건 1년 정도에 불과하다. R&D 비용으로 2022년 560억원, 작년 401억원, 올해 1분기 94억원을 썼다.

◇흑자전환 추정 시점 임박, 면역항암제 기술이전 성과 총력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작년 상장 당시 공시한 증권신고서에서 흑자전환 시점으로 올해를 꼽았다. 2024년 예상 매출액은 1486억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926억원이었다. 'GI-101'의 글로벌 판권 기술이전을 고려한 추정치였다.

작년 10월 알레르기 치료제 'GI-301'을 일본 마루호에 298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하며 소기의 목표를 달성했다. 선급금 수령 등으로 예상했던 연간 추정손익과는 괴리가 있었지만 상장 전 목표한 딜을 완수하며 약속을 지켰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는 본임상 중인 IL-2 변이체를 타깃하는 차세대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기술이전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상장 당시 흑자전환 가능성의 핵심으로 꼽았던 파이프라인도 관련 물질인 GI-101이었다.

CD80과 IL-2 변이체를 포함하는 이중융합단백질로 설계된 면역항암제다. GI-101의 반감기를 늘리고 약효를 증강시킨 GI-101A도 개발하고 있다.

2019년에는 중국 심시어와 900억원 규모로 중국, 홍콩, 마카오, 대만 등 지역 내 독점적 개발과 상업화 권리 계약을 맺었다. 국내와 미국에서 임상 1/2상을 진행 중으로 추가적인 딜 성사를 위해 집중하고 있다.

GI-101에서 더 나아간 GI-102도 있다. GI-101의 IL-2 알파 수용체 결합력을 완전히 제거한 형태다. 올해 4월 IND(임상시험계획) 변경을 미국 FDA에 신청했다. 기존 정맥주사(IV) 제형뿐 아니라 피하주사 제형으로 개발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외 알레르기 치료제 파이프라인 GI-301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2020년 7월 유한양행과 전임상 단계에서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한 물질이다. 당시 일본 지역을 제외한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사업권이 제3자에 이전되면 수익금의 50%를 수령하게 되는데 이에 따른 추가 수익도 기대요소다. 유한양행은 연내 기술이전을 목표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아이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자금 조달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갖춰 기술이전을 앞두고 협상력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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