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공제회는 최근 10년간 강성석·김호현·박만수 최고투자책임자(CIO) 세 명이 투자 활동을 진두지휘했다. 모두 교직원공제회에서 25년 이상 장기 근무한 인력들이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물들이었던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성공적으로 자산을 운용해왔다.
강성석 전 CIO는 해외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했다. 김호현 전 CIO는 주식 시장이 호황인 점을 활용해 주식 투자 비중을 늘렸다. 현재 교직원공제회를 이끌고 있는 박만수 CIO는 대체투자 리스크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안정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해외투자 손실 가능성이 커진 만큼 관련 리스크를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는 평가다.
◇강성석 CIO, 해외투자 적극 확대 교직원공제회는 최근 10년간 세 명의 CIO가 자리를 맡아왔다. 세 명의 CIO 모두 교직원공제회 입사 후 줄곳 내부에서 활약한 인물들이다. CIO 임기는 3년으로 다른 공제회 대비 1년 가량 긴 편이다. 다만 지금껏 CIO의 연임이 시행된 적은 한번도 없다.
2015년 8월부터 3년간 활동한 강성석 전 CIO의 경우 1990년 교직원공제회 입사후 기획조정실 운영팀장, 리스크관리팀장, 금융투자부장 등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임기 시작 직전인 2014년 교직원공제회 내에 해외투자 부문이 독립되며 탄생한 '해외투자부'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임기 첫해에 그는 해외투자를 확대해 약 9000억원의 신규 투자를 진행했다. 주로 선순위 대출채권이나 다이렉트 렌딩 등 담보가 충분히 확보된 자산에 집중했다. 해외투자기관과의 공동투자도 확대했다. 2016년 8월에는 미국교직원퇴직연금기금(TIAA)과 1조원 상당의 부동산금융 합작투자회사를 설립했다.
국내에서는 부동산 중심으로 대체투자 영역을 확대해나가기 시작했다. 홍익대 인근 상업시설(700억원) 투자 등 변동성이 낮은 상업용 부동산 담보 대출을 포함해 안정성 위주의 신규 투자 전략을 이어나갔다.
강 전 CIO가 활약하던 시기에 교직원공제회의 전체자산 대비 해외투자 규모는 처음으로 24% 이상을 기록했다. 2016년 해외투자 규모는 6조8000억원으로 2011년(7581억원) 대비 9배 가량 성장했다.
◇김호현 전 CIO는 '주식투자', 박만수 CIO는 '안정성' 집중 바통을 이어받은 김호현 전 CIO는 강 전 CIO의 교직원공제회 1년 후배였다. 임기 중 그가 책임져야했던 교직원공제회의 운용자산 규모는 40조원까지 늘어났었다. 늘어난 부담에도 9%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비결은 적극적인 주식 투자 전략이었다. 취임 직후 국내외 주식 투자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였다. 실제로 그가 취임했던 기간동안 교직원공제회의 주식 비중은 처음으로 20%를 넘겼다. 당시 다른 공제회 평균(10%)과 비교해도 굉장히 높은 수준이었다.
당시 유동성이 풀린 시장을 적극 활용하고자 노력했다. 수익률 역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주식 부문 수익률은 취임 첫해인 2019년 14.6%에 이어 2020년 32.7%를 기록했다. 다만 시장이 한 풀 꺾이기 시작했던 2022년에는 -22.9%를 기록하며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2022년 1월부터 직을 이어받은 박만수 CIO는 어느덧 62조원 규모로 증가한 교직원공제회 운용자산의 안정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주식시장이 꺾인 상황에서 주식 비중은 낮추고 대체투자 비중을 50% 안팎으로 유지하고 있다. 주식과 채권 비중은 10% 안팎에 불과하다.
다만 최근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해외 대체투자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는 점은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교직원공제회의 해외 부동산 위험 노출액은 △2020년 5조4273억원 △2021년 7조605억원 △2022년 8조1620억원 등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작년 8월 기준으로는 8조4029억원이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최근 국내 공제회들의 해외 부동산 관련 투자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교직원공제회의 경우 일부 해외 부동산의 투자 원금 회수 비율이 0~30%대에 불과한 만큼 리스크 관리 역량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